지난 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인 대웅제약 주경미 MHC팀장이 덕성여대 약학대학 정기화 교수를 이번 호 주인공으로 추천했다. 주경미 MHC팀장의 석·박사 과정 당시 지도교수였던 정기화 교수는 학부 때부터 주경미 MHC팀장을 가르쳤다고 한다. 좋아하는 제자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던 정교수의 입가에 웃음이 가시질 않았다.

‘예방약학’분야 한길 30년의 약학박사

“약사는 단순히 약을 권하는 사람이 아니라 소비자의 입장에서 예방적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어야 하며 따라서 약에 관한 많은 정보를 숙지함과 동시에 사람을 우선시하는 마음이 함께 어우러져야 할 것”이라며 약사의 중요성을 말하는 정 교수는 현재 덕성여자대학교에서 위생약학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정 교수는 덕성여대 약대를 1965년에 들어가 76년 같은 대학 전임강사가 됐다. 그의 전공은 앞서 말했듯 위생약학으로 질병에 대한 예방적 차원의 일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간단히 정의내릴 수 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물질들이 우리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을 잡아내고 사전에 병을 예방할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이 분야는 질병과 관련된 약을 다루고 있는 약사에게 강조될 학문이며 약사는 이를 숙지해 복약지도시 환자들에게 적절한 예방법을 알리는 것이다.

그는 위생약학 외에 간독성 기전연구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연구할 것이라는 간독성 기전연구는 독성물질로 손상된 간의 치료효과나 회복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천연물질을 개발하는데 중점을 두는 연구다. 정 교수는 이와 관련해 간독성 기전연구, 간기능 개선 관련 기능성 평가 및 제품개발, Flavonid 독성기전 연구 등의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 그가 활발하게 하고 있는 활동은 대통령소속 규제개혁위원회 일이다. 최근에는 정률제와 소포장 제도에 관한 안건들을 심의했다. 이밖에도 정 교수는 보건복지부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와 건강기능식품심의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으며 약학회 이사직을 맡고 있다. 또 환경독성학회 고문 겸 이사직도 하는 등 현재 맡고 있는 직책만 11가지다. 이런 많은 일들을 어떻게 한꺼번에 소화해내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와 인터뷰하면서 내린 결론은 ‘그는 일을 즐기고 있다는 것’.

“함께 어울려 일을 기획하고 새로운 일이 이뤄지게 하는 작업은 참 매력 있는 일이다. 혼자 내 일만 추구하는 것 보다 여러 사람과 어울려 공동 작업을 하는 것이 체질에 맞는 것 같다”고 말하는 그는 천상 사람을 좋아하고 일에 대한 열정을 품은 사람이었다.

정 교수는 학생 시절 교내 학보 기자와 학생회장으로 일했다. 기자로 일하면서 다각도에서 사물을 볼 수 있는 통합적 사고력이 길러진 것 같다며 당시의 일을 회상했다. 학생회장을 맡았을 때부터는 그의 진정한 능력이 발휘된 것 같다.

정교수는 약사는 남을 배려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환자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가지는 것이 첫 번째 라는 것. 그 다음에 환자와 대면 시 인상과 대화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시각적인 측면에서 인테리어도 약국경영에 상당히 큰 부분임을 강조한다. “시각적인 부분들이 부가가치를 격상시키는 추세에 맞춰 소비자들이 약국을 찾아오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의견. 그에 맞춰 약사의 약에 관한 지식이 뒷받침되고 환자를 대하는 서비스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한다고 한다. 자신의 이익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멀리 봤을 때 환자들을 우선시 하는 마인드는 결과적으로 자신의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 말한다. 또 최근 일반약 활성화와 관련, 정보력과 인테리어가 제대로 갖춰졌을 때 일반약을 권한다면 환자들의 신뢰감이 쌓여 일반약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조언한다.

현재 정교수는 입양아동과 탈북여성들을 돕는 등 남몰래 여러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봉사활동이야기가 나오자 부끄럽다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했다.

그는 “자신만 잘살려고 하다 보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며 퇴임하고 나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많이 찾아보게 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권정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