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인 이순훈 문화복지위원장이 대웅제약 주경미 MHC 팀장(덕성약대 81학번)에 바통을 넘겼다. 약사문예에 당선된 적이 있는 주 팀장은 전국약사문인회 회원으로서 이 약사를 만났다. 학교도 다르고 자주 만나지 못하지만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서로의 거리는 무척 가깝다.

개국 약사에게 경영마인드 심는 약학박사

주경미 팀장은 이례적인 경력을 많이 갖고 있는 약사다. 현재 대웅제약 MHC팀장이면서 서울시약 제약유통위원장이기도 하다. 또 약학박사 학위는 물론이고 경영학 석사과정도 마쳤다.

이런 경력 때문에 경영학과, 약학과를 막론하고 대학 강당에서 강의하고 약국경영과 관련해 마케팅, OTC활성화 강의도 도맡아 한다.

“제가 경영학을 공부한 덕분에 약사 동료들에게 경영마인드를 심어주고 싶어서 강의를 시작했어요. 솔직히 제약사에 근무하면서 외부강의를 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약사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는 혹시나 제품 홍보한다는 말을 들을까봐 조심스럽고요. 중간에서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겠지요.”

주 팀장이 OTC 활성화에 뛰어든 것도 약국과 제약이 함께 할 수 있는 길이자 약학활성화의 길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의약분업 초기의 우려와는 달리 처방수에 상관없이 매출이 높은 약국이 많이 생겼습니다. 또 약사들도 최근 처방전 위주의 경영에서 탈피하고 있는 것 같아요. 환자들이 처방전을 갖고 제 발로 약국을 찾아오는 굉장한 기회를 약사들은 놓쳐서는 안됩니다. 이들을 확실하게 고정고객으로 확보하고 OTC활성화로 연결시키려면 최선을 다한 복약지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또 주 팀장은 학술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많이 할 것을 강조했다. 배운 것을 자신의 약국 고객에 맞게 접목시켜 자신만의 마케팅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간 매출 성과를 올렸던 대웅제약 코큐텐도 주 팀장의 이런 생각이 적용된 마케팅의 결과다.

“특히 학술을 전면에 내세운 색다른 마케팅이 약사들에게 설득력을 얻은 것 같아요. ‘이 제품은 마진이 3배다’ ‘대웅 코큐텐이 좋다’가 아닌 처음부터 ‘왜 코큐텐이 좋은가’라는 학술정보를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진정 약사가 바라는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약국도 마찬가집니다. 저는 이것을 약국영양학이라고 하는데요. 환자가 찾아오면 질환을 설명하고 약의 기전, 부작용, 그밖에 운동까지 어떻게 할 것인지 설명해줘야 합니다.”
이처럼 약국 활성화에 열정적인 주 팀장은 약국경영에 미련이 많이 남는다고 한다.

“다른 약국에 모델이 될 수 있는 이상적 약국을 만들고 싶어요. 병원 안에 담당의사들이 있는 것처럼 약사들이 각 영역을 맡고 있는 전문화된 약국이죠. 앞으로 법인약국이 되거나 외국의 약국이 들어오면 이런 방향으로 갈 것 같습니다.”

주 팀장이 쉬지 않고 달려올 동안 그의 아이들도 미국으로 대학을 갈 만큼 성장했다. 주 팀장은 아이들을 많이 챙겨주지 못해 걱정이 많았지만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오히려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아 다행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특히 서대문구에서 약국을 하던 모습을 많이 기억하고 있어요. 하얀 가운을 입고 건강을 상담하고 어려운 점을 해결해주는 모습 때문에 제가 동네의 선생님이라고 생각했대요. 약사라는 직업이 자랑스러워지더군요. 아이들은 엄마의 모습을 보고 마음에 담고 큰다는 것을 아이를 키우는 약사들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