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릴레이 인터뷰 주인공인 김종희 약사가 서울시 약국경영혁신추진 본부 부본부장 조병금 약사(숙명약대 72학번)에게 바통을 넘겼다. 김 약사는 조 약사를 조언과 격려로 힘이 돼준 닮고 싶은 선배로, 조 약사는 김 약사를 똑똑하고 마음이 착한 후배라고 칭찬하며 끈끈한 선·후배 사이를 과시했다.

여약사위원 12년, 회무 봉사에 앞장

조병금 약사가 여약사위원으로서 활동한 12년은 그의 약사회 활동 중 기간이나 마음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조 약사는 여약사로서 봉사할 수 있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그때의 시간이 지금의 밑바탕이 된다고 한다.

“약사회 활동은 공명심이나 명예를 찾는 게 아니라 봉사가 중심이 돼야 합니다. 자기 발전은 꾸준히 활동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르게 되는 것이죠.”
서울시약 여약사담당 부회장 시절 27차 여약사대회를 준비하고 개최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2001년 2003년까지 함께 일했던 30여명의 여약사위원들은 ‘연꽃회’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활동하고 있다. 오는 9월에는 미주한인약사회가 브라질에서 개최하는 약사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약사는 봉사를 열심히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연꽃회가 봉사단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입니다.”

그 후 조 약사는 2004년 서울시약 한약정책 단장을 거쳐 지금은 약국경영혁신추진본부 부본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24일을 마지막 강의로 끝난 서울시약 약국경영활성화 강의는 일반약과 건기식 활성화를 목적으로 기획한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사들이 공부를 해야한다는 게 조찬휘 회장을 비롯한 저희의 공통된 의견이고요. 이번 강의를 검토한 후 개선하고 보강해서 오는 10월부터 다시 강의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때는 강동·서·남·북으로 나눠서 강의를 열고 각 지역을 부본부장이 맡아서 담당하도록 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요. 그렇게 되면 약사들이 좀 더 쉽게 접근하고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약사회 활동을 하는 동안 여러 근무약사를 고용한 적이 있는 조 약사는 요즘 젊은 약사들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근무약사들은 조제실에만 있으려고 하고 매대 앞에 서는 것을 싫어해요. 일반약을 잘 모를뿐더러 알고 판매하려는 의지도 없어 안타까웠어요. 이번 약국경영강좌도 젊은 약사들이 많지 않았는데 약사로서 발전하기 위해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좀 더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약국에만 있는 게 답답해 시작하게 된 꽃꽂이는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딸 정도로 수준급 실력. 약국 벽에 걸린 조 약사의 압화 작품이 그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딸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제가 약국에만 있는 게 안쓰러웠던지 꽃꽂이 강의 광고지를 가져와서 내밀더라고요. 그게 계기가 돼서 시작하게 됐죠.”

세월이 흘러 엄마에게 꽃꽂이 광고지를 내밀던 어린 딸은 이제 다 커서 종 숙대 약대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약대에 간 걸 보면 엄마 모습이 싫지만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약국을 하기보다 제약사에서 근무하길 희망하고 있어요. 약국을 같이 하며 저를 도와줬으면 하지만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좋겠죠.”

편한 길을 택하지 않고 도전하는 딸이 대견스럽다는 조 약사의 얼굴엔 딸을 자랑스러워하는 빛이 가득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