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릴레이 인터뷰 주인공인 박명희 약사가 서울시 여약사위원장인 자생당온누리약국 김종희 약사(숙명약대 76학번)에게 바통을 넘겼다. 김 약사는 내가 가진 만큼 남에게 베푼다는 자세로 즐겁게 최선을 다해서 약사회 활동과 약국경영을 해오고 있다.

나눔 실천 앞장 선 서울시약 여약사위원장

“내가 받은 만큼 베풀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즐겁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어요. 약사위원회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 외에 약을 짓고 상담하는 것도 모두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 여약사위원장인 김종희 약사는 달리 봉사라는 게 없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봉사라고 말한다.

주어진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고자 만들어진 것이 서울시여약사 봉사단. 약사로서 능력발휘를 하기 위해 비개국 약사와 은퇴한 약사들을 중심으로 규모 있고 조직적인 봉사활동을 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됐다.

“가출청소년을 돕는 쉼터인 1388에 문의해 보니 인력이 부족하고 특히 상담파트가 많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약사들은 질병에 노출된 아이 혹은 임신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전화 또는 직접 상담하는 일과 청소년 대상 금연운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처음 아이들을 업고 안고 약국을 시작했을 때 동문회에서 약사회 활동에 참석하라는 권유가 있었다. 그때 남편이 “애 다 키우면 보낼게요.”라며 미뤘는데 정말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 약사회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아무것도 모르는 저를 학교 선·후배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잘하든 못하든 응원해주고 격려해줬기 때문에 서툴지만 지금까지 해낼 수 있었던 거죠. 창조적으로 일을 계획하지는 못하지만 주어진 것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김 약사는 어려서부터 자주 아팠다. 그래서 아버지가 월급쟁이가 되면 약값도 안 나오겠다며 약사가 될 것을 권유했다고 한다.
“젊은 나이에 너무 많이 아파서 우울증도 겪었고 나이 30세에 오십견 때문에 자다 일어나 우는 일이 많았어요. 아마 약국에 찾아오는 환자들의 질병은 다 걸려봤을 거에요. 그러다보니 이 질환에 어떻게 약을 쓰면 될까 이리저리 생각하게 되고 직접 저에게 적용해보게 됐어요. 그것을 활용해 비슷한 증상의 환자가 오면 서로 공감하고 제가 해본 생활요법, 운동요법, 식이요법, 영양요법 다 알려줘요.”

이렇게 약국을 운영하다보니 주민들의 신뢰가 높아졌다. 약사회 일로 약국을 닫고 나가도 주민들이 처방전을 밀어놓고 간다.
“저는 환자가 우리 약국에서 만큼은 약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들을 수 있도록 부작용도 얘기하고 식이요법도 알려줍니다. 무엇을 물어보더라도 어떻게든 대답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저의 의무라고 생각해요”

김 약사는 약국에만 있다가 약사회 활동을 시작하면서 가끔씩 노래 부를 일이 생겼는데 처음에는 다른 사람 앞에서 노래하는 게 아주 힘들었다고 한다.
“처음엔 마이크만 잡으면 목소리가 안 나왔어요. 그래서 3년 동안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했죠. 그다음엔 음치·박치 면하기 위해 또 3년이 걸렸어요. 이제 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몇 개 생기니까 가사를 외울 필요가 있더군요. 그래서 요즘엔 틈틈이 가사를 외우고 있어요.”

노래뿐만 아니라 물어물어 만든 인터넷 사이트 커뮤니티를 5개나 운영하는 김 약사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약사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