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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아름다운 숨결(58)일주문 지나 금강문, 천왕문 거쳐 보제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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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7.06  14: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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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화엄사-②

구례에서 화엄사에 이르는 길은 산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도로가 아주 잘 닦여 있다. 웅장한 일주문도 차를 타고 통과할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처음 맞이하는 큰 규모의 일주문은 일종의 톨게이트 역할을 하는 시설일 뿐 진짜 일주문은 아니다. 화엄사의 일주문은 거기서 한참 더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화엄사의 일주문은 상징적인 역할에 그치는 다른 사찰의 일주문과는 달리 양 옆으로 담장이 둘러쳐 있어 실질적으로는 南門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여느 사찰의 ‘불이문’ 정도에 해당되는 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식상으로는 완전한 일주문이다. 중층으로 이루어진 높고 화려한 공포와 처마, 그리고 두개의 기둥으로 떠받쳐진 형식은 바로 일주문의 전형적인 형태이기 때문이다.

일주문을 지나 한참을 더 가면 이번에는 金剛門이 나온다. 금강문은 ‘金剛力士’가 지키고 있는 문으로 보통 사찰의 대문 역할을 한다. 금강역사는 불법을 수호하는 하위 신으로 부처님이 있는 곳에 항상 따라다닌다. 생김새는 우람한 근육질의 몸매를 드러내고 굳세게 주먹을 쥐고 있으며 머리는 상투를 틀고 있고 표정은 무시무시할 만큼 험악하다. 금강역사는 항상 두 분이 조상돼 좌우에 한분씩 시립하게 된다. 따라서 금강문에 안치될 경우 사천왕처럼 진흙으로 조성되어 문 안의 좌우 양쪽 칸에 하나씩 안치된다. 금강역사는 다른 말로 仁王이라고도 불리므로 어떤 곳에서는 ‘인왕문’이라는 편액을 달고 있는 때도 많다. 금강문이나 인왕문이나 같은 말이다.

금강문을 지나서 앞으로 계속 가면 이번에는 천왕문이 나온다. 이제까지 소개한 많은 천왕문이 그러했듯이 천왕문 역시 사찰의 대문 노릇을 하는 문이다. 이처럼 금강문과 천왕문은 역할이 거의 같기 때문에 보통 금강문이 있으면 천왕문이 없고 천왕문이 있으면 금강문이 없는 경우가 보통이다. 그러나 화엄사의 경우는 이 두개의 문이 모두 있다. 위용 넘치는 거찰인 탓이다.

천왕문을 지나치면 멀리 보제루라는 누각이 앞을 가로막는다. 화엄사의 전위누각인 보제루는 거찰의 위용을 상징하듯 당당한 규모다. 정면 7칸, 측면 4칸(1층은 2칸)에 맞배지붕을 올린 널찍한 누각으로 조선 후기의 양식이 잘 나타나 있는 건물이다.

여러 차례 설명했지만 전위 누각은 누각과 문의 역할을 겸하고 있는 門樓로서 그 밑을 지나 사찰의 영역으로 들어가도록 돼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화엄사의 보제루는 기둥이 너무 낮아 밑으로 통과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전위 누각은 쓰임새가 다양한데 현재 화엄사의 보제루는 화엄사가 소장하고 있는 여러 불교 유물들을 전시하는 전시장으로 쓰이고 있다.

보제루를 지났으면 이제 완전히 화엄사의 중심부, 즉 불전의 영역으로 들어온 셈이다. 그런데 보제루 옆에 서서 주변을 휘 둘러보면 화엄사의 가람배치는 이제까지 많이 보아온 가람배치와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우선 거대한 규모의 불전이 두 채씩이나 된다. 정면에 보이는 대웅전과 왼쪽 옆 언덕 위에 당당하게 올라앉은 각황전이 바로 그것이다. 규모로 보나 명성으로 보나 대웅전에 비해서 각황전이 훨씬 웅장하고 돋보이기 때문에 도대체 어느 것이 주불을 안치한 법당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게다가 각황전 앞에는 석등도 있고 비록 층계를 내려와서이긴 하지만 탑도 일직선으로 있는 것 같다. 외형적으로 보아서는 정말 법당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화엄사의 주불전, 즉 법당은 당연히 정면으로 보이는 대웅전이다. 각황전을 떼어놓고 보면 화엄사의 가람배치는 보제루를 전위누각으로 삼고 정면에 동서 두기의 탑을 둔 이른바 남북선상의 쌍탑식 가람배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가람배치는 일탑식 가람배치에 이어 통일신라 때부터 나타난 대표적인 가람배치양식이다. 이 배치를 기본으로 그 서쪽에 높은 축대를 쌓아 엄청난 규모의 각황전을 지은 것이다. 그러나 서쪽에 서서 각황전을 바라보면 대웅전 앞의 두 탑 중 서쪽 탑이 마치 각황전에 속한 탑처럼 절묘한 배치를 이루고 있다. 이를테면 두개의 탑을 대웅전과 각황전이 나눠 가진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람배치는 다른 어떤 사찰에서도 볼 수 없는 화엄사 만의 톡특한 색깔이다. 이제 각 전각을 중심으로 법당 영역의 유물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화엄사의 진면목에 좀더 가깝게 다가서 보기로 하자.(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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