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릴레이 인터뷰 주인공인 신혜성 약사가 숙명여자고등학교 선배인 영암약국 홍순용 약사(덕성여대 70학번)에게 바통을 넘겼다. 중국한의학박사인 홍 약사는 약사회에서 활동하며 한약을 통한 약국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약활성화 '실전경영' 이끄는 중의학박사

서울시약사회 한약정책단장을 맡고 있는 홍 약사는 한약에 대한 약사의 권리를 강화하고 한약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홍 약사는 한약제와 양약제를 구별·분리하는 작업을 하고 양질의 한약을 공급하기 위해 농약·중금속 검정 및 유통과정 등을 고민한다. 최근에는 그동안의 작업을 바탕으로 질환별 한방제를 수록한 책을 만들고 있다.

“서울시약에서는 약국경영활성화를 위해 한약과 건기식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올해는 질환별 한방제제에 관한 책을 내고 내년부터는 강의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에요. 또 대학에서 한방 관련 과목을 늘리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 약사가 처음 한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연세대 보건대학원에서 보건학을 전공하면서 제약사에서 제공하는 한약 강의를 들은 후부터였다.
“제품판매를 위한 강의여서인지 중구난방이고 깊이가 없었죠. 그 강의를 들은 후 한약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 궁금해졌고 ‘개국약사들의 한약 취급 실태와 태도 연구’를 주제로 연구를 했습니다. 약사가 한약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 약사도 보건대학원 교수들도 놀라더라구요”

한약의 전통성이 약하다는 문제성을 인식한 그는 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중국에 갔고 그 후 중국 흑룡강 중의약대학에서 중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또 홍 약사는 성균관대 약대에서 생약을 연구해 약학박사를 취득했다.

수술을 앞둔 환자를 한약으로 고치는 등 한약으로 많은 사람을 치료하고 한약에 정통한 그인 만큼 최근 젊은 약사들이 한약을 잘 모르고 약대에서도 한약 과목이 쇠퇴하는 것이 아쉽다고 한다.
“의약분업 후 달라진 정책에 적응하기 위해 약국가는 혼란스러웠고 약대도 약사고시에 집중하면서 한약은 뒷전이 됐어요. 한약사를 배출한 후에도 1백가지 처방제한과 가감금지 등으로 한약사의 활동을 제약하는 정부의 모순되는 정책도 문제이고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홍 약사는 한방의약분업을 실시해야 하고 식품·의약품·농산품을 구분하는 작업을 통해 약사가 사용할 수 있는 약의 범위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관악구약사회 학술교육원장을 맡고 있는 홍 약사는 임상약학에서 양방, 식품영양학, 한방 등을 총망라한 책을 만들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후배들이 한방에 관심을 갖고 공부할 수 있도록 질환에 따른 한방치료를 담은 책을 쓸 생각이다.

“한약은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공부이지만 반드시 약사 능력과 약국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많은 젊은 약사들이 한약에 흥미를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정 기자<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