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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아름다운 숨결(56)고색창연 대웅보전에 화려한 꽃창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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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7.06.04  11: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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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 내소사-③

전위 누각인 봉래루를 지나면 법당의 영역이다. 한 눈에 들어오는 가람배치는 남북선상에 법당과 탑을 일직선으로 배치하고 양쪽에 승방을 둔 전형적인 남북선상의 1탑식 가람배치이다. 정면에는 높직한 기단 위에 아담한 규모의 법당, 대웅보전이 고색창연하게 앉아있고 그 앞으로 삼층탑이 자리하고 있다. 왼쪽으로는 정겨운 돌담을 두른 승방인 무설당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인상적인 구조의 독립요사채인 설선당과 요사가 자리잡고 있다.
법당인 대웅전의 뒤쪽으로는 하위 전각인 삼성각을 비롯, 벽인당, 진화사 등의 부속 전각이 늘어서 있다. 전체적으로 일탑식 전형 가람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배치이다. 이들 부속 전각 중 가장 눈에 띄는 당우는 석탑 오른쪽에 있는 설선당과 요사이다.

‘설선당과 요사’는 낮으막한 자연석 석축 위에 올라앉은 별채 같은 가옥으로 사찰의 승방이 아니라 한적한 농촌에 잘 지어진 선비의 가옥같은 푸근한 느낌을 주는 건물이다.

법당 앞에 서 있는 3층 석탑은 2층 기단 위에 3층으로 쌓아올린 전형적인 신라 탑의 전통을 담고 있는 탑이다. 그러나 1층과 2, 3층의 탑신이 너무 차이가 나는 등 적절치 못한 체감비율과 퇴화의 기색이 역력한 옥개 받침 등으로 미루어 고려 중엽 이후에 세워진 탑으로 추정된다.

이제 하이라이트인 대웅보전을 살펴볼 차례다.
대웅보전은 높직하게 쌓은 기단 위에 당당하게 앉아있다. 무엇보다도 세월의 물결에 씻겨내려간 듯 단청이 전혀 없는 모습이 말할 수 없는 고색창연함을 자아낸다. 거의 정사각형 형태의 현판에 쓰여진 ‘大雄寶殿’이라는 글씨는 조선후기의 이름 난 명필이자 화가 원교 이광사의 글씨라 한다.

자연석을 사용한 덤벙 주초에 기둥이 올라앉은 정면 3칸 측면 3칸 팔작지붕 건물이다. 규모는 아담하지만 높은 처마와 기둥과 기둥 사이에도 복잡하게 들어찬 공포로 인해 화려한 느낌을 준다. 네 개의 기둥으로 나뉜 세 개의 칸 중 가운데 칸이 다소 넓고 양 옆칸은 그보다 좁다. 네 개의 기둥 중 모서리 쪽에 있는 바깥 기둥은 배흘림 수법이, 안쪽의 기둥에는 민흘림이 적용되었다.

배흘림은 기둥의 몸통 부분이 위쪽과 아래쪽보다 두껍게 조영된 것이고 민흘림은 기둥머리 부분이 가장 좁고 밑으로 가면서 점차 넓어지게 하는 기법이다. 내소사 대웅보전에서는 이 두 기법을 동시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 이채롭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내소사 대웅보전에서 가장 사람을 사로잡는 부분은 화려하게 시문된 꽃창살이다. 문짝은 가운데 칸에 4짝, 양 옆 칸에 2짝씩 모두 6짝이 있는데, 각 문짝의 창살은 화려한 꽃무늬로 이루어져 있다. 해바라기꽃, 연꽃, 국화꽃 등 다양한 꽃무늬는 각 문짝마다 새긴 모양이 다를뿐더러 조각 솜씨는 극도로 섬세하고 아름답기 이를 데 없다. 채색은 모두 지워졌지만, 그 담백함과 정교함이 어우러져 오히려 색다른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내소사 대웅전의 꽃창살 만큼 사진작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창살도 드물 것이다. 보물 제291호라는 영예의 절반은 아마도 이 화려한 꽃창살에 주어진 것 같다.

이제 법당 안을 들여다 보자.
대웅보전에는 석가모니 부처를 중심으로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협시하는 3존불이 봉안되어 있다. 협시보살의 종류는 주불이 어떤 부처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보통 아미타불에는 지장보살과 세지보살, 그리고 석가모니불에는 지금의 경우처럼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함께 봉안된다.

대웅보전 안에는 삼존불 외에 보물 제1268호로 지정된 영산괘불탱화와 지장탱화가 있는데 그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후불벽화인 ‘백의관음보살좌상’이다. 주불의 뒤쪽 벽면을 거의 꽉 메우고 있는 이 그림은 흰옷을 입고 바위에 앉은 관음보살을 그린 탱화로 현재 남아있는 후불벽화로는 가장 큰 그림이라고 한다. 그려진 연대는 조선후기로 추정된다.

이 정도만 보면 내소사의 하이라이트는 거의 다 둘러본 셈이 된다. 이제까지 답사해 보았듯이 내소사는 거찰이 아니면서도 거찰 못지않은 당당함과 품위를 지닌 데다 산사 특유의 고적하고 예스런 기품을 지닌 명찰이다.

부안에는 내소사 말고도 참으로 볼 것이 많다. 그러나 그 많은 볼 것에 밀려 내소사를 놓치는 것은 손해보는 일이다. 부안에 왔을 때 내소사는 반드시 가 보아야 할 아름다운 절이다. (끝)

글/서조(여행작가)

<사진 : 내소사홈페이지 www.naesos.org><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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