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신문
생활문화
우리땅, 아름다운 숨결(43)암자에 서서보면 세상은 한 폭의 수채화
약국신문  |  master@pharm21.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7.01.15  15:53:2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합천 해인사 ④ - 백련암과 원당암

지난 호까지 우리는 일주문에서 장경각까지 해인사의 주요 부분들을 둘러보았다. 이번호에는 마지막으로 해인사에 딸린 몇몇 중요한 암자들을 둘러보고자 한다.

암자란 큰 절에 딸린 작은 규모의 절로 參禪을 중시하는 禪宗에서 승려의 조용한 수도를 위해 본 절에서 가까운 외딴 곳에 마련하는 일종의 禪室이라 할 수 있다. 대개는 큰 절에 몇 개의 암자가 딸려 있는 것이 보통이지만, 처음에는 개인적인 수련을 위해 지은 조그만 암자가 점차 터를 넓혀 어엿한 사찰이 된 경우도 적지 않다.


기도와 수양을 위해 마련한 조용한 거처인 만큼 암자는 본 절에 비해 매우 고적하고 소박하다. 대개는 작은 불전과 한 두 채의 요사채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점에서 그윽하고 조용한 사찰 특유의 정취는 오히려 암자에서 더 진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실제로 프로페셔널한 여행가 중에는 집중적으로 암자만을 찾아다니는 이들도 있다.

어쨌든 큰 절에는 보통 10여곳 이상의 암자가 딸려있게 마련인데 해인사는 특별히 아름답고 유서 깊은 암자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중 한두 곳만 간단히 소개하기로 한다.
해인사의 암자 중에서 일반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은 아무래도 당대 최고의 선승으로 국민적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성철 스님이 생전에 머무셨던 ‘백련암’일 것이다.

백련암은 해인사의 여러 암자 중에서 가야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고적한 암자로 암자 주변에는 노송이 우거지고 환적대, 절상대, 용각대, 신선대 등 가야산의 유명한 바위와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풍광이 참으로 절경이다.

그러나 해인사 본절에서도 1시간은 족히 산길을 올라야 하는 만만치 않은 행로 때문에 가볍게 들를 만한 곳은 아니다. 성철 스님이 살아계실 때는 이 먼 길을 올라 다시 3천배의 예를 올려야 큰 스님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적막이 감도는 백련사 뜰에 서면 종교를 초월, 한 시대의 스승으로 고고하게 살다 간 성철스님의 체취를 느낄 법도 하다.
백련암을 오르기가 부담스럽다면 본 절에서 아주 가까우면서도 산중암자의 참 멋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원당암을 추천하고 싶다.

해인사 큰 절에서 한 10여분 정도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원당암은 해인사 법당이 마주보이는 비봉산 기슭에 자리 잡은 암자다. 원당암은 임금의 분부에 따라 해인사를 지을 때, 본부로 쓰이던 절로서 사실은 해인사보다 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유서 깊은 암자이다.

신라 왕실의 願刹이었다는 범상치 않은 내력을 증명이라도 하듯, 원당암은 당당한 법당과 석탑, 요사채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어지간한 사찰 못지 않은 위엄을 지니고 있다.
특히 법당인 보광전 앞에 있는 기묘한 모습의 ‘점판암 다층석탑’과 정교한 무늬를 새겨넣은 법당의 축대석 등은 보물로 지정된 금쪽같은 문화재이다. 앞으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의 석탑은 거의가 화강암이 주된 재료인데, 원당암의 다층석탑은 흔히 ‘청석’이라고 불리는 점판암으로 만든 탑이다. 이런 탑은 신라 말에서 고려 초까지 만들어져 현재 단 몇기만이 전해지고 있는데, 원당암의 다층석탑은 이들 점판암 석탑 중에서도 가장 연대가 오래되고 우수한 석탑이다. 안타깝게도 탑의 몸체는 전부 없어지고 옥개석만 층층이 쌓여있으나 탑의 지붕 부분만을 쌓아놓은 모습이 뜻밖에 이색적인 멋을 자아내고 있다. 이처럼 일개 암자로서 국보급 문화재를 몇 점씩이나 소장하고 있는 것은 좀처럼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원당암은 해인사가 낳은 또 한분의 유명한 선승 혜암 스님이 계시던 곳으로 유명한데 암자 정상에는 스님이 생전에 거처하던 선방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싸리문을 열고 들어가는 검소한 거처의 작은 방에는 혜암스님의 사리가 전시되어 있다. 일반인에게 개방되어 있으므로 신비에 싸인 고승의 사리를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원당암 정상은 해인사 최고의 명당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는 나무로 만든 전망대가 세워져 있는데, 그곳에 오르면 가야산의 수려한 산세와 해인사 큰 절의 풍경이 한폭의 수채화처럼 서정적으로 펼쳐진다. 해인사의 전체적인 모습은 이곳에서 보았을 때 가장 완벽하게 눈에 들어온다. 해인사는 참으로 아름다운 절이다.(끝)

글/서조(여행작가)<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약국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터뷰
전인범 특전사령관이 말하는 ‘부모노릇’

전인범 특전사령관이 말하는 ‘부모노릇’

1983년은 한국안보의 충격적인 한해였다. 3월에는 이웅평대위가 미그기를 몰고, 침범해...
디지털시대, 후배약사의 멘토'박정관박사'

디지털시대, 후배약사의 멘토'박정관박사'

약국프랜차이즈 위드팜 창립자 박정관 부회장은 의약분업 이후 ‘조제전문약국’을 컨셉으로 ...
가장 많이 본 뉴스
1
전인범 특전사령관이 말하는 ‘부모노릇’
2
'한약사문제' 앞장, 헌법기관 서정숙의원
3
경기도약 자문단, 약,한약국 현안 정부대책 주문
4
중대약대출신 장지나 약사 첫작품,건식 '이뮨'
5
불면증치료제 '라톤' 나온다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7225)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18길 5(당산동 서울시의사회관 2층)  |  대표전화 : 02)2636-5727  |  팩스 : 02)2634-7097
제호 : 파마시뉴스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 00172  |  등록일자 : 2006.2.13  |  발행일자 : 1993.2.22
발행인 : 이관치  |  사장·편집인·주간 : 이상우  |  청소년 보호책임자 : 이상우
Copyright © 2011 약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cw1994@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