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공원 풍경

아내와 올림픽 공원을 걷다가 우리 자리에 앉았다
우리부부가 너무 느리게 걸어서인지 경계하는 눈빛도 없이
비둘기 몇 쌍이 발 밑에서 땅을 연신 쪼아댄다
한 천년 전쯤 백제인 움터가 있었던 몽촌토성 언덕 위로
삐쭉 아파트 키들이 보이고 형광등을 켜며 나타나는 집들이 보인다
백제인들이 기를 쓰고 쌓았을 저 거대한 토성은 잘리고
이제는 아이들이 잔디 썰매터가 됐다
고구려인들이 말을 타고 내려와 창으로 빼앗은 이 터
이제 지구촌 120개국 조각가들의 조각들이 섬처럼 서 있다
시간은 이토록 궁금한 거다
만일 한 천쯤 후에 이 공원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문득 궁금하다

<글,사진><(주)유유 이창봉 광고홍보부장><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