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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아름다운 숨결(23)봉황동 유적에 사람냄새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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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5.26  13: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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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고대왕국 금관가야의 유적을 따라서③

이제까지 돌아본 수로왕릉이나 허황후묘, 구지봉 등은 이른바 ‘설화의 시대’를 일깨워주는 상징적인 유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야의 면모를 분명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냄새가 풍기는, 보다 실제적인 유적을 만나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수로왕릉에서 그리 멀지 않은 봉황동에 자리잡은 ‘봉황동 유적’을 찾아가 보자.

국가사적 제2호로 지정된 봉황동 일대는 지난 1920년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발굴 조사된 철기시대 패총으로 이름 높은 ‘회현리 패총’을 비롯, 가야시대의 집터와 방어시설 등이 발굴되어 금관가야 최대의 집단 거주지로 추정되고 있는 중요한 유적지다.

몇 년 전만 해도 형체를 갖춘 유적들이 거의 남아있지 않아 썰렁하기 이를데 없었는데, 최근 수년여에 걸친 가야 유적의 정비를 통해 당시의 가옥과 방어시설 일부가 복원되어 그간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봉황대 서쪽 언덕에 말끔하게 복원된 토성과 목책, 고상가옥과 창고 등 주거시설들은 아쉬운 대로 고대 가야의 생활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빈터로 남은 회현리 패총 부근에서는 아직도 아득한 시절 옛사람들이 먹고 버렸을 조개껍질들이 무수히 뒹굴고 있어 감회를 더해주고 있다.

봉황대는 낮으막한 야산으로 현재는 도심 속의 공원으로 잘 가꿔져 있어 가볍고 상쾌한 산책코스로도 그만이다.

앞서 말했듯, 가야사의 연구는 믿을 만한 기록들이 거의 없어 고고학적 연구에 훨씬 많이 의존하고 있는 편인데, 이 고고학적 연구에 절대적인 자료를 제공해 준 유적은 단연 가야의 ‘古墳’이다. 김해에는 여러 곳에 가야시대 고분이 흩어져 있는데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곳이 십수년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최근 전모가 밝혀진 ‘대성동 고분군’이다.

1990년부터 최근까지 몇차례에 걸쳐 조사된 대성동 고분군은 2-6세기 금관가야 시대 지배계층의 집단 묘역으로 추정되는 고분군으로 목관묘, 목곽묘, 석곽묘, 석실묘, 옹관묘 등 우리나라의 다양한 고대 무덤 형식들이 조사되어 가야사 연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귀중한 유적이다.

이들 다양한 고분에서는 발달된 철기문화와 강력한 기마군단을 거느린 가야문화의 실체를 알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과 후한시대 중국의 거울, 일본의 고분에서 보이는 통형 동기, 파형동기 등이 출토되어 고대 한·중·일 삼국간의 문물교류 상황을 밝히는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출토된 중요한 유물들은 현재 고분군 근처에 건립된 ‘대성동고분박물관’에 보관 전시되어 있다. 타원형의 우아한 외양을 지닌 이 최신식 박물관에는 고분 출토 유물 이외에도 첨단 방식으로 재현된 가야의 무덤양식이 전시되어 있어 찬란한 가야문화의 진수를 느끼게 해 주고 있다. 김해박물관과 함께, 김해에 들른 이상 반드시 가 보아야 할 중요한 전시관이다.

고분군이 자리 잡은 언덕 위에는 이곳에서 발굴된 목곽묘를 원형 그대로 관찰할 수 있는 노출전시관이 있어 가야 고분의 참 모습을 보다 선명하게 만날 수 있다.

풍부한 철의 생산을 바탕으로 수준높은 철기문화를 가꾸며 고대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고군투하다 끝내 힘겨운 역사의 계단에서 무너져 내린 비운의 나라 가야. 김해는 그 안타까운 신비의 왕국 가야의 숨결을 귀 기울여 들을 수 있는 또 다른 역사의 고장이다.

글/서조(여행작가)<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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