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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아름다운 숨결(22)파사석탑에 깃든 인도 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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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5.15  10: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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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고대왕국 금관가야의 유적을 따라서②

허황후 묘

수로왕릉에 이어 찾아가 보아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유적은 수로왕비 허황후의 묘이다.

김해시 구산동 120번지, 14번 국도가 지나가는 산등성이에 자리잡은 허황후의 묘역은 수많은 부속 전각들로 거창하게 꾸며진 수로왕릉 묘역에 비해 훨씬 단출하고 검소해 별다른 부속 전각 없이 왕비릉만 당당하게 언덕 아래를 굽어보고 있다. 다만 능의 규모는 수로왕릉과 거의 비슷하다.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허황후는 인도 사람으로서 부처님의 계시를 받아 풍랑을 헤치며 이역만리 낯선 땅을 찾아온 외국인이다. 그러나 허황후가 정말 인도사람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단지 설화일 뿐이라는 부정론에서부터 정말 먼 인도에서 온 것은 아닐지 모르지만 가까운 남방 계통의 외국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신중론, 그리고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적극적인 긍정론까지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전설의 주인공 답게 허황후의 묘역에는 이른바 ‘파사석탑’이라고 불리는 전설의 탑이 보존되어 있다.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이 파사석탑은 허황옥이 아유타국에서 올 때 험한 풍랑을 막기 위해 배에 싣고 온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바람을 막아주는 탑이라 해서 ‘진풍탑(鎭風塔)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말이 탑이지 지금의 모습은 단지 흩어진 돌 조각을 크기에 맞춰 쌓아놓은 것에 불과해 본래의 모양이 어땠는지는 전혀 감잡을 수가 없다. 본래는 호계사라는 절에 있었는데 오랜 세월을 지나는 동안 파괴되고 흩어진 것을 조선 고종 때 김해부사를 지낸 정현석이라는 사람이 이를 추스려 지금의 왕후릉으로 옮겨놓았다고 한다.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이 돌에는 <삼국유사>의 기록처럼 붉은 줄무늬가 있다고 하는데, 이러한 돌은 우리나라에서 는 볼 수 없는 돌이라고 한다. 어떤 이는 이러한 점을 들어 정말로 이 석탑이 허황후가 인도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 또한 하나의 주장에 불과하지만, 어쨌거나 수로왕릉의 쌍어문양과 더불어 허황후 묘역에 있는 파사석탑은 고대 가야와 인도의 교류설, 혹은 남방불교의 김해전래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인용되기도 한다.

한편, 허황후의 묘역은 바로 길 건너에 있는 야산과 구름다리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야산이 바로 6가야의 시조가 된 가야의 여섯 임금을 품은 황금알이 처음 내려왔다는 ‘구지봉’이다. 모두 알다시피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 구지봉 설화의 골자는 계욕일을 맞아 가야의 촌장들이 구지봉에 모여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놓아라’하는 노래를 불렀더니 하늘에서 황금알이 내려와 그 알을 가져다 잘 모시니 알에서 잘생긴 아이가 나와 그 중 하나가 수로왕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설화속의 일일망정 구지봉은 가야로서는 첫 임금이 탄생한 둘도 없는 성지인 셈이다.

그러나 거창한 설화의 무대치고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초라한 산이다. 아무리 찬찬히 걸어 올라도 5분이면 족히 올라갈 수 있는 낮은 산인데다 가야와 관련된 어떤 유물이나 유적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정상 근처에는 1908년 이 고장에 살던 참봉 허선이라는 이가 세웠다는 탄강비가 서 있어 이곳이 바로 가야사의 첫 장이 펼쳐진 유서깊은 장소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정상에 있는 널찍한 평지에는 최근에 조성한 것으로 보이는 상징적인 神樹 한그루와 큼지막한 기념석 하나만이 뎅그마니 서 있다.

이밖에 허황후와 관련된 유적으로는 인근 삼방동 신어산에 자리잡은 고찰 ‘은하사’를 꼽을 수 있다. 전하는 바에 의하면 이 절은 허왕후가 인도에서 올 때 함께 온 그의 오빠 장유화상이 세웠다고 한다. 그러나 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사찰의 법당 대웅전은 제작 수법으로 보아 조선후기의 건물로 추정된다. 이 은하사는 장유면 대청리에 있는 장유화상사리탑과 함께 허왕후 설화와 관련된 대표적인 유적으로 꼽힌다. 다만 장유화상사리탑 역시 제작기법으로 미루어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보고 있다.

글/서조(여행작가)<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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