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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땅, 아름다운 숨결(21)설화 속에 깃든 ‘왕국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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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6.05.09  11: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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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고대왕국 금관가야의 유적을 따라서①

김해와 김수로왕릉

우리 역사에 실존했던 나라 중 ‘가야’라는 나라는 아직 알려진 것 보다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훨씬 더 많은 ‘신비의 왕국’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3국이 아직 고대국가의 틀을 갖추기 전인 기원전 2-3세기 무렵, 경상남도 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삼한의 하나인 ‘변한’에 뿌리를 둔 여러개의 小國들이 나타나는데, 가야는 바로 이 소국들에서 발전한 세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가야의 소국들이 정확히 몇 개나 되었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삼국유사>는 6개의 가야를 언급하고 있다. 이중 우리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가야는 낙동강 하구, 지금의 경상남도 김해지역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금관가야이다.

금관가야는 기원후 4세기 무렵, 초기 가야세력을 대표했던 맹주로서 수준높은 철기문화를 자랑하던 고대왕국이었다. 경상남도 김해는 이 ‘잊혀진 신비의 왕국’ 금관가야의 화려한 흔적이 도처에 남아있는 古都이다.

이번호 부터는 약 2~3회에 걸쳐 김해지방에 남아있는 금관가야의 흔적들을 독자들과 함께 답사하고자 한다. 금관가야의 유적을 만나기에 앞서, 우선 답사에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들을 정리해 보자.

옛 역사책 <삼국유사>는 가야의 탄생과정을 자못 웅장하고 신비로운 설화형태로 전하고 있다. 이를테면 하늘에서 내려온 알을 까고 나왔다는 시조 김수로왕의 탄생기와 멀리 인도의 아유타국에서 오직 수로왕과 결혼하기 위해 폭풍우를 무릅쓰고 이역만리 김해 땅까지 건너왔다는 수로왕비 ‘허황옥’의 도래기를 골자로 하고 있는 것이다. <삼국유사>는 이러한 일들이 일어난 것이 대략 기원 45년 무렵이라고 적고 있다.

그러나 모든 설화가 다 그러하듯, 이 이야기에는 당시의 사정을 짐작케 해주는 진실에 가까운 단서와 후세 사람들의 공경심이 만들어낸 흥미로운 허구가 함께 담겨있다. 가야가 그토록 일찍 세워졌다거나, 까마득한 기원전에 인도의 왕족이 머나먼 한반도까지 배를 타고 왔다는 사실 등이 좀처럼 믿기 어려운 사실이라면, 여러 개의 소국 형태로 존재한 가야의 실체라든가 그 소국들의 맹주가 금관가야였다는 사실 등은 새겨들어도 좋을 역사적 사실일 것이다.

어쨌든 금관가야의 옛 터인 김해 땅에는 지금도 이러한 설화의 무대를 비롯, 옛 가야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어 그곳을 찾는 이들에게 아득한 시절 그 땅에 펼쳐졌을 가야왕국의 숨결을 느끼게 해 주고 있다.

김해에서 가장 유명한 가야의 유적으로는 단연 가야국의 시조 김수로왕의 능을 꼽을 수 있다. 김해시 회현동에 자리잡은 수로왕릉은 수로왕과 그의 부인 허황후의 신위를 모신 승전전을 비롯, 수많은 전각들을 포함한 대단위 묘역으로 가꿔져 있다. 묘역의 중앙에 자리잡은 수로왕릉은 평범한 원형의 봉토분으로 높이는 5m 정도다. 신라의 왕릉들에 비하면 왜소한 편이지만, 가야 고분들 중에서는 상당히 큰 규모이다. 능 주위를 두르고 있는 돌담장인 호석은 정면에만 일직선으로 가로 놓여있는 약식이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가 원형 그대로인지는 불분명하다. 능을 장식하는 각종 석물들의 배치와 조각수법은 훨씬 후대인 조선조의 것이기 때문이다. 정문인 납릉정문을 비롯, 안향각, 가락루 등의 여러 전각들도 대부분 19세기 조선조 말에 세워진 것들이다.

이중 납릉정문의 단청문양 중에는 보통의 단청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문양이 눈길을 끈다. 인도의 전통 능묘탑을 사이에 두고 물고기 두 마리가 마주보고 있는 이른바, ‘쌍어 문양’ 혹은 ‘신어문양’이 바로 그것이다. 이 문양은 고대 인도문화권의 전통 능묘에서 흔히 발견되는 문양이라고 하는데, 적지 않은 이들이 이 문양을 가야와 인도간의 직접적인 교역이 있었다는 증거로 들기도 한다.

현재 김수로왕릉은 널찍하고 쾌적한 공원으로 가꿔져 있어 답사라는 부담을 가지지 않더라도 한번쯤 들러 봐도 좋을 곳이다.

<다음호에 계속>
글/서조(여행작가)<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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