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개국’ 학구열 불태우는 개국약사

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인 박기만 약사가 옵티마요법을 실천하고 있는 이영숙 약사에게 바톤을 넘겼다.

이영숙 약사(덕성여대 58학번ㆍ65세)는 나이에 비해 새내기 약사 축에 속한다.
53세이던 1991년 인제약국을 인수해 늦깎이 개국약사로 출발한 것.
내조와 육아ㆍ교육으로 ‘장롱’면허 소유자로 지내왔지만 자녀 교육이 다 끝난 만큼 어렵게 얻은 면허를 더 썩히고 싶지 않다는 바람에서였다.

개국부터 6년 동안 ‘메디팜’체인에 가입하지는 않았지만 메디팜 쪽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오다 1996년 5월‘옵티마케어’출범에 즈음에 가입했다.장현숙 약사가 소개한 옵티마요법이 마음에 다가왔기 때문이었다.

약국체인 옵티마케어의 옵티마요법은 식생활 변화에 따른 음양오행의 불균형이 질병의 원인이라고 파악하고 사상의학을 약국에 접목, 환자의 체질을 감별해 건강보조식품, 한약, 양약 가운데 자연치유력을 증강시키는 최적(Optimum)의 치료법을 환자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다른 체인의 강조점이 대부분 한약에 있는 데 반해 건강보조식품에 있는 게 특징이다.

근무약사인 김현경 약사(동덕여대 83학번)와는 옵티마요법을 배우던 8년 전에 장현숙 약사의 소개로 인연을 맺어 오늘까지 함께 하고 있다.

“나같은 사람은 인터뷰 대상도 못 되는데” 하며 뿌리치는 이 약사의 면면을 알아보기 위해 김 약사의 신세를 지지 않을 수 없었다.

김 약사는 ‘겸손’을 이 약사의 최고덕목으로 꼽았다.
14년 연하인 장현숙 약사를 지금도 깎듯이 선생님으로 부르는 데서 괜한 말이 아님을 익히 짐작할 수 있었다.
김 약사는 “동년배들이 흔히 그러듯 닫혀있지 않고 늘 열려있는 분이라는 점을 부럽게 생각하고 배우려 애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부 손님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도 ‘그럴 수도 있겠다’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 주고 실패할 지도 모를 일에 뛰어드는 등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도전한다는 것.

노구(?)임에도 학구열을 불태우는 점도 이 약사에게서 배우고 싶은 점이라고.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30분부터 자정까지 이어지는 옵티마체인의 교육을 거의 거르지 않고 참석하고 있는 것.

손님에 대한 모니터링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는 것도 이 약사의 장점. 제품 하나를 더 팔기 위한 동기에서가 아니라 내가 권한 제품이 환자 체질에 잘 맞는지 추적해 잘 안 맞으면 다른 것으로 바꿔 보고, 영 안 맞으면 다른 방법을 모색해보는 등 한번 고객은 영원히 책임진다는 태도로 대하고 있는 것.

김 약사는 마지막으로 시ㆍ공간관리 등에서 나타나는 자기관리를 이 약사의 장점으로 꼽았다. 바쁜 약국생활 속에서도 시간을 쪼개 친구들과 교류하는 등 시간관리를 통해 단조롭고 텁텁해지기 쉬운 약국생활을 아기자기하게 꾸려가고 있는 것.

이같은 자기관리는 약국 공간관리에서도 나타났다. 김 약사는 약국이 10평으로 좁아 보여 조제실을 막고 있는 약장을 치우면 더 넓게 보일 것 같아 치우려다 이 약사의 반대로 치우지 못한 것을 그 예로 들었다.

손님 편에서 생각하면 약장을 치우면 넓게 보이겠지만 손님이 보이지 않는 한 구석에 장시간 약국에서 생활하는 약사가 마음을 채우는 공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게 이 약사의 반대 이유였다.

이 약사는 공간이 넓지 않은 약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극복했다.
벌집형 약장에 조제의약품이 잘 정돈돼 있고 대한민국의 약국용품은 다 있다고 생각될 정도로 다종의 용품이 소량씩 잘 진열돼 있는 것.

이 약사의 늦은 개국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 주목된다.

임철원 기자
사진ㆍ윤강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