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찬(神饌, ambrosia)의 식품
꽃샘 추위가 그리 춥게 느껴지지 않는 걸 보면 역시 봄은 멀지 않은 듯하다. 봄이 오면 얼었던 땅에서 푸릇한 기운도 돋아나면서 개화소식도 남쪽으로부터 북상(北上)하기 시작할 것 이다. 우리가 흔히 꽃가루라 부르는 화분(花粉, Pollen)은 아마 역사 기록상 가장 오래된 건강기능식품일 것이다. 이집트, 그리스 등의 고문서(古文書)나 성경, 코란에도 화분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다 한다. 고대 신들이 영생을 누리기 위해 먹는 음식인 신찬(神饌, ambrosia)의 한가지가 화분이라고 믿어져 왔을 만큼, 오래 전부터 사람의 건강과 젊음을 유지해주는 명약으로 이용해 왔다. 코카서스 지방에 있는 세계최고의 장수촌의 장수비결이 바로 화분이라고 한다. 또, 성경에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라고 나와 있는 대목에서 꿀은 원문에서 '벌통에서 생긴 물질'이라고 나와 있다. 이는 바로 화분을 일컫는 말이며 다른 말로 '만나'라고 알려져 있다.
화분은 식물의 정액
화분 (pollen)은 식물의 생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물질이며, 대부분의 고등식물에 존재하고, 꽃가루라고 불리기도 한다. 동물은 섹스를 통해 자손을 번식하지만, 위치 고정적인 식물은 그럴 수 없으므로 자손을 퍼뜨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물의 습성을 이용해야만 한다. 식물의 수술에서 생성된 화분은 꿀벌 등이 침과 꿀로 반죽하여 뒷다리에 뭉쳐서 벌집으로 가져온다. 꽃에서 꽃가루를 수집하여 꿀벌의 어금니에서 분비한 파로틴과 타액을 섞어 입자를 만든다. 이 입자를 화분단(團) 또는 화분입(粒)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수술의 화분이 다른 꽃의 암술머리에 붙어 종자를 형성한다. 식물의 입장에서는 종족을 번식하고 곤충의 입장에서는 먹이를 얻는 상부상조인 셈이다. 자기 화분에 의하여 수정하는 자가수분(自家受粉)의 꽃도 있지만 (나팔꽃 ·화본과 ·콩과 ·엉겅퀴 등) 대부분의 꽃은 바람 ·곤충 ·새 등에 의해 운반되어 암술머리에 붙음으로써 수분(受精)한다. 따라서 화분은 식물의 정액이라 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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