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인 오흥설 약사가 인천시 갈산동 성민약국 진소영 약사에게 바통을 넘겼다. 괜찮은 학술강좌가 있으면 열 일을 제쳐두고라도 참석해야 하는 극성스러움덕분에 두 사람은 얼굴을 익히게 됐다. 바쁜 약국 업무에도 불구하고 자기계발을 게을리하지 않는 서로의 모습을 보며 신선한 자극을 얻기도 한다고.

부평구 갈산역 인근에 위치한 진 약사의 약국은 10평이 채 되지 않는 아담한 공간이다. 그러나 진 약사는 그 열배, 스무배 되는 대형약국이 전혀 부럽지 않다. 지역주민과 더욱 가까이 할 수 있어 좋고, 스스로 신념처럼 생각하는 토털헬스케어를 실천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철저한 시장조사와 그에 따른 마케팅 전략이 뒷받침된다면 약국의 규모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진 약사는 몸소 보여주고 있다.

"약국입지의 특수성과 환자들의 소비패턴을 면밀히 분석해봤죠. 주택과 상가가 맞물려 있는 대로변으로 유동인구가 꽤 많아 작은 공간으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더군요. 특히 지역적 특성상 중장년층 고객이 절대적으로 많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일명 '실버컨셉'을 적극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평소에도 예방약학과 영양요법에 관심이 많았던터라 순환기 질환, 당뇨, 퇴행성 질환 등이 대부분인 중장년층 환자들을 관리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금 4~50대인 고객들이 100세가 될 때까지 건강만큼은 진 약사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각오가 큰 힘을 발휘했다.

"약사가 똑똑해야 합니다. 단골고객의 이름은 물론 가족관계, 약력, 병력 등을 소상히 꿰뚫고 있어야 하니까요. 건강식품만 해도 요즘 종류가 얼마나 많습니까? 이중 어떤 제품이 좋은지 골라내는 것이 바로 약사의 역할이죠. 하면 할수록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똑똑한 약사가 되기 위해 진 약사는 고객관리카드를 따로 만들어 관리한다. 처방조제는 물론 OTC나 건강기능식품 구매내역까지 기록하는 고객관리카드 덕분에 진약사의 건강상담은 꼼꼼하고 정확하기로 이 일대에서 정평이 나 있다. 많은 처방약을 구비해놓기 어려운 환경이지만 단골손님의 처방약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구해준다는 진 약사의 말에서 고객을 가족같이 생각하는 철저한 서비스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제약회사에서 영양제 담당 PM으로 일하다 이 곳에 자리잡은지 벌써 5년, 의약분업과 함께 태어난 분업 1세대 약국이지만 분업과 함께 불어닥친 경기침체의 한파를 진 약사는 별로 실감하지 못 한다. 비결을 물었다. 돌아오는 대답은 단순하지만 명확하다.

"환자를 진심으로 대하는 것이죠. 좋은 약을 먹어서 사람들이 아프지 않도록 미리 관리해주는 일. 약국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보람 아닐까요?"<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