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선도물질 개발 꿈 펴는 약사
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경희의료원 김남재 약제부장이 인삼연구단 창단작업에 함께 참여했던 울산대 아산생명과학연구소 양현옥 약사에게 바톤을 넘겼다. 양현옥 약사는 항암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항암제 선도물질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울산대학교 아산생명과학연구소 분자의과학연구소 교수로 재임 중인 양현옥 약사(이화여대약대 78학번)는 약사라는 호칭보다는 연구원이나 교수라는 호칭에 더 익숙하다.

1993년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를 시작으로 원자력병원, 미 아이와대, 현재의 아산생명과학연구소까지 10년간 연구원 생활을 계속해 오고 있기 때문. 양 약사가 약사 직함을 가지고 일했던 때는 석사과정을 마친 후 한국롱프랑제약에 일했던 2년 동안 뿐이다.

양현옥 약사는 고등학교 때부터 연구 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학을 진학하면서는 순수과학보다는 사회진출이 유리한 약학을 선택해 이화여대 약대를 지원했다는 양 약사.
양 약사에게 있어 대학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기는 이화약대 3학년 겨울방학이다.

당시 양 약사는 생약반의 일원으로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에서 이뤄진 실습에 참석해 그녀 인생의 전환점이 된 한병훈 교수를 만나게 됐다. 한 교수의 열정 등에 매료된 양약사는 학사 과정을 마치고 서울대 천연물과학연구소로 옮겨 석사 과정을 밟았다.

전공분야를 선택하면서도 한병훈 교수를 지도교수로 모시기 위해 생약학을 전공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생약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양 약사는 “사실 생약학보다는 생화학이 적성에도 맞고 관심이 많았다”며 “당시에는 생약학을 전공해야 한 교수님을 지도교수로 모실 수 있는 줄 알았다. 전공이 생화학이어도 한교수님 밑에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건 좀더 지나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석사 과정을 마친 후 2년간 제약사에 근무하면서도 연구에 대한 열망은 줄어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양 약사는 “박사과정을 마친 후 천과연 연구원을 거쳐 원자력병원 면역학연구실에서 항암 관련 연구를 하면서 자연스레 항암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며 “최근에는 항암제의 활성작용 기전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항암제와 관련해 바이오 및 천연물 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제는 그동안 연구해온 항암제 분야에서 새로운 선도물질을 찾는 게 평생의 꿈이 됐다”고 밝혔다.

양 약사는 “연구소 생활을 하면서 학부과정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며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데 있어 약학 전공자의 넓은 시야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약분업 이후 연구분야에 뛰어드는 약학전공자가 더욱 줄어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제하고 “약대 졸업생들이 학부과정에서 배운 학문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생명과학 등 연구 분야에 뛰어들었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내비쳤다.

그녀는 “화학이나 생물학 등과는 달리 약학은 깊지 않더라도 다양한 학문을 접해 사물을 보는 시야가 타전공자와는 다르다”며 “‘제2의 키스트 붐’이 일어나 많은 후배들이 생명공학 분야에 열정을 쏟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람 만나기를 좋아한다는 양 약사는 1년에 한두번씩은 이화여대 약대 제약학과 동기들과 모임에서 연락책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졸업한지 20여년이 지났음에도 전체 40명 중 20명 가까운 인원이 모일 만큼 모임이 활성화된 데는 그의 노력이 일조한 측면이 크다.
친구들간의 연락은 도맡아하면서도 직책을 맡는건 사절하고 있다고.

지난 2001년 발족한 인삼연구단의 창단멤버로 참여했던 양현옥 약사는 현재 울산대 아산생명과학연구소 분자의과학연구실 교수를 맡고 있으며, 한국생약학회 편집위원, 식약청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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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윤강희 기자 khyun@jangu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