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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와 생명력을 북돋아 주는 식품포도씨(상)
최윤희 기자  |  yhchoi@pharm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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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4.10.15  14: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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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은 개구리

일간신문의 해외토픽 난에 포도가 각종 성인병(成人病)을 막아주고 심지어 암까지 예방한다는 해외의 임상연구 결과가 기사화 되자마자,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시중의 포도주가 품귀현상이 벌어졌다 한다. 시내의 큰 양식당에서는 이에 편승하여 포도주 페스티벌이라 하여 비싼 값에 포도주를 손님에게 권하는 걸 보면, 포도주를 즐기는 인구도 많이 늘어난 듯하다. 포도주 하면 얼핏 떠오르는 생각이 멋들어진 프랑스 요리를 먹을 때 곁들이는 반주라는 것인데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에서는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식욕을 돋구기 위해서 아페리티프 라는 포도주를 마시고, 식사가 다 끝나고 나서도 입가심으로 디저트와인(desert wine)을 마신다 한다. 이런 유럽 풍의 유유자적하는 식습관을 받아들이지 않은 나라가 바로 미국으로, 식사 때 냉수나 콜라를 마시거나, 맥주 정도를 마시는 게 고작이다. 그래서 프랑스 사람들은 포도주를 마시지 않고 냉수를 마시는 것은 개구리 아니면 미국 사람들이라고 놀린다고 한다. 세계최강의 국가라는 명예를 미국 사람들에게 빼앗긴 유럽인들의 자존심이 그래도 문화적으로는 격조 높은 식습관을 가지고 있으며, 포도주를 곁들이는 것이 의학적으로도 근거가 있는 식습관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일부러 포도의 효능에 관한 의학실험을 많이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포도다이어트

포도는 가히 2,000년대의 새로운 사조(思潮)라고 할만한 다이어트에도 이용된다. 여름만 되면 수많은 여성잡지 중에 다이어트에 관한 특집기사를 다루지 않는 책이 드물어 미국에서 인기절정의 가수인 마돈나(Madonna)가 성공했다는 팝콘 다이어트에서부터 사과 다이어트, 심지어는 반지 같은 것을 손가락에 끼고 있기만 해도 절로 살이 빠진다는 링 다이어트까지 소개되고 있는 것을 보노라면 살을 빼는 것이 이젠 과학의 수준을 넘어서 주술화(呪術化)된 느낌마저 없지 않다. 그 중에 눈에 띄는 것이 기적의 포도 요법이라는 것이다. 무슨 요법(療法)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어 있어 유심히 보았는데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여 며칠간을 식사는 하지 않고 포도즙 만을 먹으면 살 빼는데 효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이어트용 포도즙이 알고 보니 그냥 슈퍼마켓 같은 곳에서 파는 포도주스와 전혀 다를 것이 없고 오히려 물을 타서 더 묽게 만들어 놓은 것이었는데 폭리를 취했다 하여 판매업자가 검찰에 구속되는 일도 발생하였다. 아무튼 포도는 이렇게 언론의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와 세인의 관심을 끄는 식품 중의 하나이다.

포도이용의 역사

그런데 포도는 갑자기 각광 받기 시작한 식품은 아니고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시작하여 현대에 이르기까지 강장제로, 생명수로서 인류와 과학의 발전에 밀접한 관련을 맺어온 장수건강식품이다. 서양에서는 박쿠스 신(Baccus 神)이 인류에게 양조기술을 가르쳐 주었다는 설화가 있으므로 아마 식품가공(食品加工)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포도가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기원전 약 3천5백년전의 고대 이집트의 벽화에서 포도를 이용하여 술을 담그는 그림이 남아 있다고 하므로 포도 재배의 역사는 최소한 5천년 이상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약성서에서도 포도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성서시대의 주요 농작물 중의 하나가 포도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예수가 로마인에게 잡혀가기 전, 최후의 만찬에서 제자들과 나눠 마신 것도 역시 포도주였으므로 그 시대의 대중주로 자리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 후에도 기독교가 번성하면서 그 세력권내의 국가에서는 식사와 불가분의 음료가 된 듯하다.

약전에 기재된 식품

포도는 유럽약전(藥典)에까지 기재되어 있었던 유일한 식품이다. 포도로 만든 술은 한때 유럽약전(European Pharmacopoeia)에 <생명의 물>로 당당히 기재되어 의약품으로서 대접을 받았던 식품이다. 동양에서도 오래된 의약서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포도자체는 허약한 사람에게 혈기(血氣)를 보(補)하는 효과가 있다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기력을 돋우는데 포도가 좋다는 것은 양의 동서를 막론하고 공통된 경험이다. 포도는 피의 순환을 돕고 알칼리성 식품에 속하기 때문에 곡류나 육류와 같은 산성 식품을 먹을 때 곁들이면 체액이나 혈액을 중성으로 유지해주어 건강에 매우 좋다. '생명력(生命力)' 이란 의미의 영어는 vitality이고 '살아있는', '생생한' 이란 뜻의 영어는 vital이라고 하며 여기서 Vita를 따서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아민' 이라는 뜻으로 비타민(vitamin)이 명명되었다는 것은 약사님들이 주지하는 사실이지만, 포도는 이 생명을 뜻하는 vita라는 말이 그대로 식물학명(植物學名)에 쓰일 정도로 포도는 강한 생명력을 주는 식품이라는 뿌리깊은 인식이 있다. 포도의 학명(學名)은 '생명(生命)의' 또는 '생생한' 이라는 뜻을 가진 vita가 그대로 쓰여져 Vitis vinifera Linne. 이다. 그만큼 탐스럽게 익은 포도는 넘치는 생명력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원기(元氣)와 생명력을 북돋아 주는 식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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