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이경희 약사가 장애인 등에게 약손이 되고 있는 성남시 엄마손약국 손현우 약사에게 바톤을 넘겼다.

“아픔 나누며 기쁨 더하는 삶 뿌듯”
성남시 분당구 엄마손약국 손현우 약사(중앙대약대 77학번, 48세)는 중증장애인과 노인들에게 약손으로 불린다.

손 약사는 양로원이나 중증장애인 보호시설을 매일 찾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다니며 의약품이나 후원금을 지원하고 말동무도 되어주고 있다.

“한 번은 중증장애자가 위급한 상황에 놓인 적이 있었어요. 특별한 교통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들쳐업고 병원까지 무작정 뜀박질을 했지요. 누군가를 업고 그렇게 열심히 뛰어본 적은 처음이었습니다.” 손 약사의 술회다.

장애아를 찾는 이들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장애아들을 만날 때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이 적지 않아요. 장애아를 만난 사람들이 안쓰럽다며 아이들을 안아주기라도 하는 날이면 그곳에서 일하는 분들은 아이들의 보챔에 팔이 끊어져 나갈 정도의 고통을 떠안게 됩니다. 제가 찾는 곳의 수녀님들은 팔이 성할 날이 없을 정도예요”

손 약사가 중증장애인에게 관심을 기울이게 된 계기는 군대에 복무하던 시절에 겪은 일들이 계기가 됐다. 장교로 복무하면서 전복사고 등으로 장애를 안은 채 별다른 보호대책 없이 제대하는 병사들을 보면서 이들에게 뭔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고.

양로원도 자주 찾는 손약사는 그곳에서 무수한 임종을 지켜봐 왔다.

“임종 직전에 제 손을 잡고 고맙다고 말하는 분도 있고, 우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 쓸쓸한 죽음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성남 인보의 집(양로원), 용인 요한의 집(중증장애), 성남 가정법률상담소 후원회 등에 참여하고 있는 손현우 약사는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그는 “너와 나를 구분 지으면 한이 없다”며 “봉사를 하면서 아픔을 나누고 기쁨도 함께 하며 나 자신의 삶의 질이 고양되는 걸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손 약사가 봉사활동 못지 않게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신구대학교 출강. 그는 “거창한 말이 될지 모르겠지만 물리치료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들에게 매주 한번씩 약리학을 가르치면서 약사의 위상을 제고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강의 중간중간에 봉사활동 얘기를 해주는데, 그럴 때면 학생들의 눈빛이 달라지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손현우 약사는 성남시약사회와 경기도약사회에서 한약위원장을 맡았으며, 동갑내기인 권영란 씨와의 사이에 3남매를 두고 있다.

※ 사진·윤강희 기자 khyun@jangup.com<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