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EO대상 수상한 제약업계의 대표적 전문경영인

제4회 한국CEO대상을 수상한 일동제약 이금기 회장은 반세기 가까이 일동제약과 동고공락하며 기업보국의 외길을 걸어온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 또 전문경영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제약협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일동제약 李金器(이금기) 회장이 지난 3월 24일 한국전문경영인학회(회장 박광서 순천향대 교수)에서 제4회 ‘한국CEO대상’을 받았다.

이금기 회장은 44년이란 장구한 세월을 일동제약과 동고동락해온 일동맨이다. 이 회장은 1960년 입사한 뒤 생산부장, 영업부장, 전무, 부사장 등 실무와 경영 부서를 두루 거치고, 1984년 최고 경영책임자인 대표이사 사장에 이어, 1994년 대표이사 회장에 오른 제약업계의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기도 하다. 또 전문경영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한국제약협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한국CEO대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소감은?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글로벌 시대, 그 어느 때보다도 CEO의 역할이 중요한 때에 수상한 만큼 일동제약은 우수 신약을 개발하고 우수 의약품을 공급하는 데 앞장서는 제약업체로서, 일동후디스는 어린이의 미래 건강을 책임지는 식품업체로서 최선을 다하여, ‘인류의 건강과 행복에 기여하는 초일류기업’이라는 기업이념을 구현하도록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보았다.

44년 가운데 30년 이상을 경영자로 보낸 이 회장의 경영철학은?
=1971년 전무이사에 승진하면서부터 경영을 총괄해 온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44년 직장생활 중 33년을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있는 셈이다. 어쨌든 지금도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내가 직접 2시간 교육을 한다. 언제나 배우며 일한다는 자세로 주인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하라고 당부한다. 주인의식이란, 회사가 기대하는 것보다 더 큰 목표와 더 큰 책임감을 갖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노조 설립 후에도 노사분쟁이 한번도 없었는데, 노사관은?
=기업 활동에 기본적으로 노조는 필요하고 생산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일동제약은 간부직을 제외한 모든 사원이 100% 노조에 가입해 있다. 무엇보다 노조가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부분은 생산성이다. 생산성을 높여 회사의 이익에 기여하고, 그 만큼의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회사는 노조와 경영진의 협력이 잘 되어 창사 이래 단 한 번도 파업으로 생산이 중단된 적이 없다. CEO의 입장에서 따지고 보면 노조도 같은 월급쟁이이다. 기여한 만큼 분배하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나가야 한다. 기업 활동의 근본이 되는 생산이 원활히 이루어지려면 생산 현장의 목소리에 항상 귀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 한 마디 해주시지요.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가 할 일이 있고, 업체가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일반의약품과 제네릭 분야에서 선진 다국적 제약기업들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정부는 일반의약품과 제네릭 중심으로 제약산업을 영위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 집행해야 한다. 일반의약품은 브랜드가 바로 생명이기 때문에 같은 브랜드의 여러 종류 제품을 허가해야 한다.

업체끼리 펼치는 과당경쟁을 해소해야 한다. 그 일환으로 M&A가 논의되고 실제로 M&A가 일어나고 있는데, 건실한 두 업체 이상이 협력하는 게 진정한 M&A이지, 약체가 된 업체를 제약과는 관련없는 재벌이나 상위권 다국적ㆍ국내 업체가 인수합병하는 것은 인위적으로 주인이 바뀌는 것일 뿐이지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M&A는 아니라고 본다.

아로나민 골드의 장수 비결은?
=여느 비타민제가 모방할 수 없는 탁월한 약효가 장수 비결이다. 지난해 9월로 발매 40주년을 맞은 아로나민이 국내 영양제 시장의 대표품목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독창적인 마케팅 전략에 힘입은 바 크지만 무엇보다 탁월한 약효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다.

식품인 천연비타민이 개국가에서 활개를 펴고 있다지만 효능ㆍ효과를 검증받은 아로나민 골드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고 자부한다. 기능이 과장돼 있고 이에 따라 비싸기까지 한 천연비타민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지속적으로 복용할 수 있는 게 아로나민의 장점이다.

활성비타민B군에 비타민CㆍE가 주성분인 아로나민 골드 처방을 바탕으로 2002년에는 눈 피로를 개선하는 영양소인 비타민A를 첨가한 아로나민 아이즈를 발매한 데 이어 1년 후인 2003년 12월에는 비타민E와 엽산을 보강한 아로나민 이에프를, 지난 2월에는 비타민C와 철분ㆍ셀레늄ㆍ아연 등의 항산화제를 보강한 아로나민 씨플러스를 발매함으로써 아로나민 시리즈를 완성했다.

이것이 바로 효능ㆍ효과와 마진 등에서 모두 더 나은 제품을 약국에 공급함으로써 약국에 도움을 주고 회사의 매출도 늘려 서로 승리하는 제2의 아로나민 전략이다.

‘피로 개선’이라는 효능ㆍ효과에 중점을 두고 이같이 라인을 확장(expansion)한 데 이어 ‘아로나민 키드’와 ‘아로나민 주니어’ 를 발매하는 등 소비층에 따른 라인 확장(extension)도 계획하고 있다.

아로나민 시리즈 제품을 모아 진열할 수 있는 진열대를 약국에 공급하는 데 이어 궁극적으로는 숍인숍 형태로 브랜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일동후디스는 어떤 회사인지?
=1996년에 남양산업을 인수하고 일동후디스로 상호를 바꾼 후 마지막 작품을 하나 남긴다는 각오로 전력투구해왔다. 남양산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이유식인 아기밀을 개발, 생산하던 30년 전통의 식품업계 중견기업이었지만 인수 당시엔 재정이 악화되고 시장점유율이 추락한 부실기업으로 전락해 있었다.

적자가 큰 상황이었지만 원조 이유식 업체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연간 광고료를 50억원 넘게 책정하는 모험으로 승부를 걸었다. 이같은 모험이 주효했는지 인수 당시 매출이 90억원에 불과하던 후디스는 지난해 6백8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9백억원을 목표로 설정하는 알짜배기 기업으로 변신했다.

새롭게 구상 중인 사업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한 전해환원수기 ‘휴먼워터’와 의료용 드레싱재 ‘메디폼’을 올해 반석 위에 올려놓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 이 두 제품이 올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물론 향후 회사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전해 환원수기는 수돗물에 칼슘을 첨가하고 전해조를 통해 약한 전류로 전기 분해해 전해 환원수인 알칼리수와 산성수를 만드는 장치인데, 전해 환원수는 식수로써만 아니라 질병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주는 건강한 물이다.

약사로서 약국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함께 잘 사는 방법을 찾으면 하는 것이다. 조제수입만으로도 약국을 충분히 운영하는 조제전문약국이 일반의약품을 원가나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것은 일반의약품에만 의존하는 동네약국을 죽이는 비윤리적인 행위다.

후배들에게 한 말씀을
=43년의 직장생활 동안 철칙으로 생각하고 실천해 온 것이 있다. 바로 비전을 높게 가지라는 것이다. 전문경영인으로서 오너보다 항상 더 높은 비전을 갖고 열심히 일해 왔다고 자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