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여유 찾아 '한 권의 책' 내는 게 꿈

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 박영달 의왕시약사회장이 시인이자 수필가로 안양시약사회 수석부회장을 맡고 있는 기원약국 현기원 약사에게 바톤을 넘겼다.

안양시 동안구 호계2동에 위치한 기원약국의 현기원 약사(중앙대약대 79학번, 46세)의 직함은 다양하다.

약사이자 이미 두권의 시집을 출간한 시인으로, 약사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된 수필가로, 안양시약사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 안양 중앙대약대 동창회장과 중앙대약대 79학번 동기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때 경기도약사회 홍보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 약사는 약사회와 동창회 임원을 맡아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인이자 수필가로서의 삶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다만 약국 일을 돌보고 약사회와 동창회 임원으로 활동하면서 마음이 바빠져 시나 수필을 쓸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를 암송하고, 시 습작을 했다. 그동안 시도 쓰고, 수필도 써 왔지만 약국과 약사회 일을 함께 하면서 마음에 여유를 갖지 못해 정작 글을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점차 현실에 동화되면서 기억에 담긴 일들을 글로 옮기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글을 쓰더라도 제언 형식의 글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현기원 약사는 80년대 후반 '초엽시작', '내가 사는 세상' 등 2권의 시집을 냈으며, 1991년 19회 약사문예에 시 '평온'이 가작으로 당선됐고, 1994년에는 '남편의 아내'가 수필부문 가작에 당선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약사문인회 총무로도 활동했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없다는 생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현 약사는 약국을 운영하면서 책을 자주 내는 약사들을 볼 때면 부러움과 존경심을 가지게 된다고.

현 약사는 앞으로의 꿈에 대해 좋은 책 한권을 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아직 시기를 결정하지 못했지만 글을 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해 약국을 옮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금도 글에 대한 열정은 여전해요. 때가 되면 부부가 함께 여행도 다니고 약국도 지금보다는 덜 도시적인 곳으로 옮겨 생활하면서 좋은 글이 담긴 책을 낼 겁니다"

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현 약사이지만 약사의 삶에 대한 애정도 이에 못지 않다.

그동안 약사로 살아오면서 한약분쟁으로 한약조제 자격시험을 치를 당시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여약사가 시험장으로 들어오던 모습이 지워지지 않는 아픔으로 남아있다고 술회했다.

한약분쟁 당시 이미 대다수 약국에서 한약을 취급하고 있었음에도 한의계의 반발로 한약조제 자격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사실에 회의를 느꼈고, 이같은 선례가 남으면 앞으로도 계속 이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생각에 투쟁에 참여했다.

그러나 결국 한약조제 시험을 치르게 되고, 그 곳에서 소아마비를 앓고 있는 여약사가 힘든 몸을 이끌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고.

동문회 일에도 적극적이다. 의왕시와 군포시 동문들도 참여해 안양 중대약대 동문회는 2달마다 정기모임을 가지고 있으며, 동문 모임에는 전체 80여명 중 절반 정도가 참석하고 있다. 2년에 1번씩 해외여행을 다녀오는데 90년대말에 동문들과 함께 떠났던 금강산 여행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사진·윤강희 기자 khyun@jangup.com<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