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박명숙 약사가 중랑구보건소 시절 청소년 약물 교육의 강사로 활약했던 신순복 약사(숙명약대 69학번)의 안부를 물어왔다. 신순복 약사는 최근 24년간 정들었던 방약국을 정리하고 가정 일에 충실한 주부로 탈바꿈하고 있다.

신순복 약사는 최근 서울 면목동에 있는 방약국을 다른 약사에게 넘겼다. 방약국을 시작한지 만 24년만의 일.

신 약사는 “약국이 잘됐기 때문에 정리하는 일이 더 힘들었다”고 말한다. “약국 문을 연 시간부터 폐문시간까지 혼자 하다 보니, 이제는 건강과 가족을 챙겨야 하는 일이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라며 약국을 정리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신 약사는 성격자체가 한번 마음을 먹으면 최선을 다하려는 기질과 주인약사로서의 책무 때문에 직원들을 저녁에 혼자 놔주는 일은 없다고도 말한다.

신 약사는 “약국 정리하기 일주일 전까지 동네주민들과 때로는 울기도 하면서 그간의 情을 정리하는 것이 몹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신 약사는 시약 임원으로서의 남은 임기를 마무리짓고 주부로써 가야할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약국 생활을 하면서 나빠진 건강을 위해 운동 등을 통해 체중을 줄여 높아진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설명한다. “약국을 정리하고 나니 여자로서 부족한 것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죠. 또 주부로서 음식은 잘했는데 영어에 대한 식견이 부족한 것 같아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학원을 통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난 30년간의 약국 생활을 회고하면서 환경위원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유리창이 참으로 깨끗한 약국, 그래서 환자들의 마음이 가는 약국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신약사는 서울시약 약국위원을 10여년간 하면서 중랑구여약사위원장, 여약사 담당부회장, 대약 자율지도부위원장 등을 거쳐 현재는 서울시약사회 환경위원장과 중랑구약사회 부의장으로 있다.

표준소매가격제도 시절 약국위원으로 서울 종로와 중구지역, 하물며 약사회 임원 약국들까지 단속에 뛰어 들었던 시절 어떤 때는 보건소 계장 출신이 걸려 그 지역 보건소 직원들과 싸운적이 있을 정도로 신 위원장은 원칙에 충실한 인물이다.

서울시약 환경위원장인 지금은 각 구의 환경위원들을 대상으로 전 개국약사가 환경의 전도자로 일상에서 쉽게 접촉할 수 있는 동네주민(주부)들을 대상으로 약국에서 할 수 있는 환경캠페인을 펼친 것이 지난 2년 6개월간의 기억. 약국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투약봉투를 통해 환자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등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찾아서 하는 것이 신 위원장의 스타일이다.

신 약사는 “‘환경캠페인’은 경제와 환경을 동시에 결부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며 금연캠페인 등 약사가 앞서 나갈 수 있는 부문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대형약국은 그나마 괜찮지만 동네약국은 약의 분진이 약사의 건강에 가장 위해가 부분”이라면서 환경 이전에 약사의 건강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는 제약회사에 입사해 신약개발에 참여하는 것이 원래 신 약사의 꿈이었으나 현재의 남편을 만난 일이 계기가 되어 개국약사의 길을 걸어왔다고. 약사회에서 조금은 과묵한 스타일의 신 약사지만 대학 4학년 때 숙대약대 학생회장과 전약협 부회장으로 활동했을 만큼 적극적인 그였다. “클래식 위주의 음악제 행사를 다양하게 꾸며 음악예술제로 확대하고 강당에서 음악회를 진행하면서 과감하게 동양방송에 찾아가 홍보를 부탁했는데 그것이 우연히도 메스컴을 타고 강당이 1천명 이상으로 가득 찼던 일이 기억난다”고 회고했다.

최선을 다하면 그 이후에는 반대급부로 경제적인 부분과 다른 것들이 함께 따라온다고 믿는 신 위원장. 무엇이든 욕심내지 않고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최선의 성과가 되돌아온다고 믿고 있었다.

“30년동안 약국을 경영하면서 약화사고 한 번 없이 지낸 것은 모든것을 過하게 하지 않고 내 능력에 미치지 않는 환자는 병원으로 돌려보내는 원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신 위원장의 얼굴에서 자신의 소신에 대한 미소가 비쳤다.

박환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