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기는 한사내침·음식부당·정지실조·연로체허

흉비는 흉부가 답답하고 아프며 심하면 등까지 아프다. 숨이 차고 천식하여 눕지 못하는 것이 주증인 질병이다.

경한 자는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불순하며, 중하면 가슴이 아프며 심의 통증이 등까지 미치고 등의 아픔이 심까지 미친다. 흉비의 임상표현은 일찍이 <내경>에 기재되었다. <영추·오사>편에서 ‘邪가 심에 있으니 心痛한다’라고 지적하였다.

<소문·장기법시론편>편에서는 ‘심에 병이 있는 자는 흉중에 통증이 있고 협하가 답답하고 아프며, 두팔의 안쪽이 아프다’라고 하였다. <영추·궐론>편에서 ‘眞心痛은 수족의 관절까지 청색을 띠고, 심통이 심하며, 아침에 발병하면 저녁에 죽고, 저녁에 발병하면 이튼날 저녁에 죽는다’라고 하였다. 이런 진심통이 바로 흉비의 중증을 말한 것이다.

한대의 장중경은 <금궤요약>에서 정식으로 흉비의 명칭을 사용했고, 또 전문적인 논술을 하였다. 이책의 <흉비심통단기병>에서 ‘흉비의 병은 천식하고 침을 어내며 胸背痛이 있고, 短氣하고 촌구의 맥이 침지하는데, 과루해백백주탕을 쓴다’ ‘흉비하여 눕지 못하고 심통이 등뒤까지 미치는 자는 과루해백반하탕으로 치료한다’라고 하였다.

<견제총록·흉비문>에서 ‘흉통한 자는 흉비통의 일종인데…흉부와 兩乳之間에 刺痛이 있고, 심지어 胸胛에까지 미치며 혹은 배까지 아프다’라고 지적하였다.

명대에 와서 흉비에 대한 인식이 한층 더 높아졌다. 예를들면 <증인맥치·흉통론>에서는 ‘내상흉통의 원인은 七情六欲이 心火를 동하여 폐금을 핍박하거나 울체되어 기가 역하는 까닭에 폐도를 상하여 痰凝氣結 하거나 혹은 辛熱한 음식을 과음하여 상초를 상하여 혈이 속에 누적하여 흉통한다’라고 했다. 치료방면에서 <영추·오미>편에서 이미 ‘심병에는 를 먹는 것이 좋다’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금궤요약>은 宣痺通陽을 위주로 할 것을 강조하였고, 여기에 기재된 방제는 지금까지도 임상에서 중요하게 쓰이고 있다. <세의득효방·심통문>에서 소합향환을 사용하여 방향온통의 방법으로 ‘돌연적으로 오는 심통을 치료한다’고 하였다.

후세의 의가들은 전인들의 경험을 총결하고 또 활혈화어의 치료방법을 제출하였다. 예컨데 <증치준승 ·제통문>에서 홍화·도인·강향·실소산 등을 사용하여 死血心痛한다는 것을 내놓았고, <시방가괄>에서는 단삼음을 사용하여 심복이 아픈 여러 병을 치료한다고 했다. <의림개초>에서 혈부추어탕을 사용하여 흉비심통을 치료하는 등등이다. 이상의 모든 것은 흉비를 치료하는 광활한 방법을 개척해 놓았다.

병인병기

본병의 발생은 대부분이 한사의 내침, 음식의 부적당, 정지의 실조, 연로하여 몸이 허약한 등의 요소와 관련이 있다. 그 병기는 허실 두 방면이 있다. 실은 寒凝·기체·혈어·痰阻·胸陽의 痺 등으로 심맥이 阻滯한 것이고, 허는 심비간신이 휴허하여 심맥이 失養한 것이다. 본병의 형성과 발전과정에서 대다수는 먼저 실하고 후에 허를 초래하며 또 먼저 허하고 후에 실이 초래되는 자도 있다. 그러나 임상표현은 대부분이 허실이 한데 섞인 것으로서 실증이 위주이거나 혹은 허증이 위주이다. 그럼 그 不同한 병인병기를 나누어 아래에 서술하기로 한다.

(1) 한사내침
신체가 본래 陽衰하여 흉양이 부족하니 음한의 사가 그 허함을 타고 침습하여 한이 응결되고 기가 울체되여 痺가 흉양을 沮害하여 흉비가 형성된다. <의문법률·중한문>에서 ‘흉비심통은 언제나 양허로부터 오는데 陰도 그에 따라 오게된다’라고 말한 것과 <유증치재, 흉비>에서 ‘흉비는 흉중에 양이 미약하여 운행하지 못해 오래되면 음이 양의 위치에 들어가 痺結로 된다’라고 했다.

(2) 음식부당
음식에 절제가 없고, 기름진 것과 달고 생냉한 음식을 과식하거나 술을 너무 즐기면 비위가 손상되고 운화가 잘되지 않으며 습이 정체되어 담이 형성되고 담이 맥락을 막으면 기가 울체되고 혈이 엉키여 흉양이 퍼지지 못하므로 흉비가 형성된다.

(3)정지실조
근심에 비가 상하여 비가 허약되고 기가 結하며 기가 맺히면 진액의 수포가 되지 않아 담이 된다. 노여움이 쌓이면 간이 상하여 간의 疏泄이 되지 않고 간기가 울체되며, 심하면 기가 화로 변하여 진액이 달여져 담이 형성된다. 기가 울체되거나 痰阻되거나를 막론하고 모두 혈행불순으로 맥락의 소통이 불리하고 기혈이 瘀滯되여 痰瘀가 交阻되고, 흉양이 운행되지 않으며 심맥이 痺阻되어 순통되지 못하면 아프고 흉비가 발생한다.

(4) 연로체허
본병은 항상 中·老年층에서 발생한다. 나이가 오십을 넘으면 신기가 점차 허약해져 신양이 쇠하여 오장의 양기를 鼓舞 시키지 못하여 심기가 부족하거나 심양의 부진을 초래한다. 신음이 휴허하면 오장의 음을 자양하지 못하여 심음의 內耗가 발생한다. 심음이 휴허되고 심양이 부진하면 기혈의 운행이 순조롭지 않다. 이상과 같은 것은 본허의 기초 위에서 표실을 형성하여 氣滯, 血瘀가 초래되고 흉양의 운화가 실조되며 심맥이 조체되고 흉비가 발생된다.

이상의 병인병기는 양자 또는 삼자가 병존하거나 서로 교차하여 병으로 될 수 있다. 병정이 진일보로 발전하면 혈이 엉키어 심맥이 閉阻하여 심흉이 갑자기 심하게 아프고 진심통이 발생한다. 예컨데 심양이 阻滯되면 심기가 부족하여 심박동에 힘이 없어 심동계와 맥결대가 나타난다. 만약 心腎이 陽虛하여 水邪가 범람하여 水飮이 심폐에 침범하면 해천하고 사지의 부종이 나타나므로 관련된 증후와 연계하여 치료 하여야 한다.

유증감별

본병은 반드시 懸飮·위완통·진심통 등과 구별하여야 한다.

(1) 현음
현음의 흉통은 흉비와 서로 비슷하다. 그러나 흉비는 앞가슴이 답답하고 아프며 또 좌측의 어깨와 등 또는 왼쪽팔의 내측까지 미친다. 그리고 피로하거나 포식한 후 또는 寒을 입은 후, 정서가 격동된 후에 갑자기 발작하는데 발병시간은 짧으며, 휴식 또는 약을 사용한 후에는 증세가 완화된다. 그러나 현음은 胸脇에 지속적인 脹痛이 발생하고 타액을 뱉어 내며 또 해천하고, 몸을 옆으로 돌리거나 호흡 할 때는 통증이 가중해지며 늑간이 포만하고 해수·객담 등 폐계의 증후가 수반된다.

(2) 위완통
전형적인 흉비가 아닌 자는 통증이 위완부에 있어서 쉽게 위완통과 혼돈 할 수 있다. 그러나 위완통은 대부분이 트림, 딸국질, 신물을 토하거나 맑은 침을 흘리는 등의 비위의 증후가 동반된다. 이로 감별할 수 있다.

(3) 진심통
진심통은 흉비가 진일보로 발전된 것이다. 나타나는 증상으로 심통이 극열하고 심하면 심통이 지속되면서 완화되지 않고, 땀이 나면서 사지가 냉하고 면색이 희고 입술이 자색을 띠며 수족이 푸른색을 띠고 맥이 미세하거나 결대 등의 위중한 증후가 동반된다.

변증논치

본병의 주요한 특징은 흉부가 답답하고 아프며 심하면 가슴의 통증이 등에까지 미치고, 숨이 차며 헐떡거리고 편안히 눕지 못하는 것이다. 그 병위는 주요하게 심에 있다. 그러나 脾腎과도 일정한 관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흉비는 본허표실의 증후에 속한다. 변증할때는 우선 허실을 파악해야 하고 표본을 정확히 분간해야 한다. 표실은 반드시 음한·담탁·혈어의 차이점을 구별하여야 하고, 본허는 반드시 음양기혈의 휴허를 구별하여야 한다. 본병을 치료하는 원칙은 반드시 먼저 표를 치료하고, 후에 본을 돌보아야 한다. 먼저 祛邪로부터 착수한 후 다시 扶正하여야 한다. 필요할때는 허실표본의 주차에 근거하여 서로 돌보면서 함께 치료한다. 거사시키고 표를 치료하는 데는 항상 활혈화어·신온통양·泄濁豁痰을 위주로 하고 扶正하고 固本하는데는 항상 온양보기·익기양음·滋陰益腎의 치법을 사용한다.

(1) 심혈어조
·증상 : 흉부가 따끔따끔 아프며 아픔이 한곳에 고정되어 있고 밤에는 더욱 심하고 때로는 속이 두근거려 불안하다. 설질이 자암하고 맥상이 침삽하다.

·증후 : 울체된 기가 오래되고 혈이 엉키고 내정되어 락맥이 불통하게 된다. 그러므로 胸部에 刺痛이 있다. 혈맥이 응체되므로 아픈곳이 고정되어 있다. 혈은 음에 속하고 밤 역시 음에 속한다. 그러므로 밤이 되면 아픔이 더 심하다. 어혈이 심혈류를 막아 심에 유양이 손실된다. 그러므로 속이 두근거리고 불안하다. 설질이 자암하고 맥상이 침삽한 것은 모두 어혈내정의 증후이다.

·치법 : 활혈화어, 통락지통.

·방제 : 혈부추어탕 가감. 방중의 당귀·적작·천궁·도인·홍화 등은 모두 활혈거어하는 약제이고, 시호는 疏肝하고, 지각은 이기하여 一乘一降하여 氣機를 조정한다. 기는 혈을 거느리므로 기가 운행된다는 것은 혈이 운행된다는 의미이다. 만약 흉통이 심하면 강향·울금·연호색을 가하여 활혈이기지통한다. 만약 혈어가 경하면 단삼음으로 치료한다. 방중의 단삼은 活血化瘀하여 혈어로 인한 아픔을 치료할 수 있고, 단향은 온중이기하여 심복제통을 겸하여 치료한다. 사인은 온위시켜 중초를 소통시키고 가슴이 답답한 감을 소산시킬 수 있다. 이 세가지 약을 서로 배합하여 사용하면 활혈화어하고 이기지통할 수 있다.

(2) 痰濁壅塞
·증상 : 가슴이 답답하여 질식되는 것처럼 아프고, 어깨와 등까지 아프며, 숨이 가쁘고 단촉하며 지체가 무겁고 담이 많고 苔가 있고 맥이 매끄럽다.

·증후 : 혼탁한 담이 자리잡고 있어 胸陽이 퍼져나지 못하므로 가슴이 질식되는 것 같이 아프다. 맥락이 조체하므로 어깨와 등에까지 아픔이 미치게 된다. 기기가 痺阻되어 통하지 못하므로 숨이 가쁘고 단촉하다. 脾는 사지를 주관하는데 혼탁한 담이 비를 둘러싸 비기가 운행되지 못하게 되므로 지체가 무겁다. 몸이 뚱뚱하고 담이 많고 태가 흐리고 때가 끼고 맥이 매끄러운 것은 모두 담탁옹조의 특징이다.

·치법 : 通陽泄濁, 豁痰開結.

·방제 : 과루해백반하탕을 가미한다. 방중의 과루는 가슴속에 맺힌 담을 풀고, 반하는 화담강역하며, 해백은 신온통양, 활담하기한다. 본방에 건강·진피 등을 가하면 통양활담하고 온중이기하기에 효과가 더욱 좋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