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부도는 기업주 뿐 만 아니라 기업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경제적 비용 손실외에도 사회비용 손실이라는 유·무형의 손해를 국가경제에 미치게 된다. 그러나 IMF 이후 수많은 기업들이 부도를 내고 파산했음에도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룬 기업들이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선 안될 부분이다.

2000년 8월 회사부도 이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는 조선무약도 국민에게 신뢰받는 민족기업을 사장시킬수 없다는 전사원의 확고한 정체의식이 모여져 부도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한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박종환 경영정상화위원장이 그 맨 앞줄에 서 있다. 부도 이후 남다른 열정과 노력으로 회사 경영 정상화를 이뤄가고 있는 박종환위원장을 만나 그가 벌이고 있는 조선무약 재건 캠페인의 ‘푸른 꿈’을 들어봤다.

▲민족기업인 조선무약이 부도가 난지 벌써 2년 8개월이 지났다. 법률적인 부분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2000년 부도 이후 형사사건 2건과 민사사건 1건 등 3건이 법률적으로 진행됐으며 형사사건은 수원지검 공안부와 서울지검 강력부에 의해 폭력배들이 모두 구속되면서 일단락됐고 민사건은 2002년 7월 수원지법에서 화의 인가가 받아들여져 회사정상화를 위한 기틀이 마련됐으나 채권자들 중에서 화의 항고를 신청해 고등법원에서 받아들여져 회사에서 다시 대법원에 재항고한 상태이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조선무약 자체의 노력이 남다르다고 들었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최우선과제와 자구계획에 대해 말해달라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들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첫째는 철저한 수익구조 개선이다. 이익을 못내는 기업은 무너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원가 비용 절감과 제품에 대한 적정가격을 유지함으로서 이익거래를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둘째는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구축이다. 직원들은 물론이고 채권자들과 거래처 약사님들과의 신뢰 회복에 중점을 두고있다. 끝으로 유동성확보다. 이는 부도 당시 가장 큰 원인이었던 유동성 문제로 인해 다시 위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동성확보를 위해 재고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으며 Just In Time을 실천해 시간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회사 전체 매출도 부도 전보다 순익 면에서는 더 늘어났다.

부도 이후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그때마다 회사직원들과 회사를 바라보는 정체성에 대한 코드가 많이 일치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

조합원들도 회사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약국 5천여곳을 방문해 자사 제품에 대한 판촉활동을 하는 등 자발적인 영업지원에 나서고 있다.

▲민족기업으로서 선친의 유업을 잇는 방안은 무엇이며 경영전문가로서 조선무약의 비전을 제시해 달라.

-할아버님은 한의사이셨고 아버님은 약학박사시다. 두분 모두 약에 관한 전문가이셨기 때문에 좋은 약을 만든다는 자부심은 항상 같고 계셨다. 나는 경영인으로서 회사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하며 개인적인 부의 축적이 아닌 회사 직원 모두, 그리고 민족기업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겠다.

법률적인 부분이 먼저 선행돼야 하겠지만 현재 합자회사 형태인 조선무약을 주식회사 형태로 전환하는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 투자자들도 모집하고 스톡옵션, 우리사주 등 직원들과 윈-윈 할 수 상황을 만들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방의 과학화와 세계화라는 대명제를 완성하기 위해 기본 틀은 갖춰져 있는 만큼 경영 능력을 총 동원해 세계시장에서 솔표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떨칠 것이다. 한방의 세계화가 곧 민족기업으로 다시 일어서는 길이라 생각한다.

▲회사 부도 이후 약국거래처 카드를 먼저 살려야 한다는 지적을 많이 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와 거래처 확충 방안에 대해 말해달라.

-어찌보면 지금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부도나던 해 거래처 재고가 200여억원이나 있었지만 사용해 보지도 못하고 부도가 났다.

안타깝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했지만 영업의 실수라 생각한다. 현재는 리베이트 영업사원들의 거래처 카드를 정리하고 있으며 차근차근 풀어 나갈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일로 현재의 조선무약과 약국과의 신뢰가 무너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약사님들의 의견을 최대한 경청하고 회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해 하나씩 풀어 나가겠다.

▲끝으로 솔표 조선무약을 아끼는 분들에게 약업인의 한사람으로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전통 한방 기업으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게 돼 죄송하다. 그러나 솔표를 아껴주시는 분들이 너무도 많고 회사 직원들과 채권자들도 한마음으로 돕고 있어 좋은 결과가 나타나리라 확신하고 있다. 끝까지 믿고 지켜 봐 달라.

임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