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인 김승호 약사가 같은 은평구약사회에서 오랜 세월 동고동락해온 김동배 약사에게 바톤을 넘겼다. 김동배 약사(영남약대 73학번)는 최근에는 김승호 약사와 함께 '물의 건강학'을 함께 공부하며 대체약료에 대한 꿈을 함께 키워나가고 있기도 하다.

지하철 6호선 증산역 4번 출구로 빠져나와 주택가로 약 30미터 올라가면 김동배 약사가 경영하는 보건약국이 눈에 들어온다. 김동배 약사가 이 자리에서 개업한 것이 지난 1984년이었으니 이젠 햇수로 20년이 다되어간다.

20년 간 붙박이로서 이 지역의 변화과정을 지켜본 김 약사는 2년전까지 15년동안 반장을 맡을 만큼 약사회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자신이 쏟은 애정만큼이나 반회의 결집력이 전국에서 손에 꼽혔을 것이라고 잠시 회상하던 김 약사는 분업 후 변한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김 약사는 “약사회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선·후배간에 서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약사들의 경우 임상약학을 선배 약사에게서 배우고 개업 등의 약국경영 과정을 따라 배울 수 있는 풍토가 조성되어 처방조제에만 의존하는 일명 ‘반쪽이'를 면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약사가 사회에서 전문 직능인으로서의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약사 스스로 약국을 지키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소규모 약국의 경우 가족들이 일을 도와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 지나쳐 환자들의 불신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밝히는 김 약사는 이 경우를 포함해 카운터를 약사사회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藥事 이외의 업무는 대한약사회 등이 주체가 되어 전문 과정을 밟은 사람들을 채용해 약국의 전문적인 면모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개의 약국이 명확한 성격을 가져야 한다는 것도 김 약사의 생각. 조제전문과 동네약국 등 성격을 분명히해야지 그 중 간의 어정쩡한 약국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이같이 구별이 명확하게 그어진 후 동네약국은 특화된 성격과 OTC 등의 취급 강화를 통해 약국경영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것.

“나 자신은 약사회 일에 매달려 있다보니 난매도 못하고 약국을 많이 비워 돈을 벌지는 못했다"고 웃는 김 약사는 약사가 환자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통해 수익을 얻지는 못하지만 변호사나 카운셀러처럼 상담을 통해 환자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는 약사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홍문화 박사의 말처럼 의사·약사·교사·목사는 스승師자를 쓰고 나머지는 선비士자를 쓰는 만큼 의·약사도 교사나 성직자와 마찬가지여야 하는데 분업 환경은 환자 수를 가지고 의료인의 자질을 평가하는데 이는 그릇된 것" 이라고 말하면서 “의사들이 수입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국민의료 대계를 망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한다. 그는 분업이 좀더 치밀하게 진행됐어야 한다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의약사가 상대방의 직능을 인정하는 풍토가 하루 빨리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의 건강학'을 김승호 약사와 함께 공부하고 있는 김동배 약사는 “건강식품도 약사가 단지 팔기 위해 접근하는 것은 건강식품 판매원과 다를바가 없다"면서 “食藥同原의 원칙을 세우고 약사로서의 책임감으로 환자들에게 약을 투여하듯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의 건강학' 등 현재 미세파동 기능수·목초수액·건강요법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김 약사는 ‘대체약료'의 길이 처방전에 숨통 막혀 있는 약사들이 가야 할 제3의 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또 “대체의학 등 임상약학이 너무 부족해 결국에는 약사 개인별로 세미나 참석과 체인약국 가입 등 시간과 경제적인 비용을 투자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제도권에서 해결하기 위해서는 약대6년제가 하루 빨리 실현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환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