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초반 박주만 약사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항상 약국에서의 '일탈'을 꿈꾸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일탈'이 정신적인 여유를 통해 약사의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함께 약국 경영다각화를 위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읽혀지기 시작했다.

지난호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신성주 약사가 서울시약사회 홍보위원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는 박주만 약사에게 바톤을 넘겼다.ㅊ“학창 시절 한번도 쳐내지 못한 홈런을 사회생활하면서 날렸다".

서울시 강동구 명일사약국의 박주만 약사(삼육대 약대 86학번)는 야구·패러글라이딩·승마·골프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만능 스포츠맨. 이제는 혼자서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아예 팀을 만들어 훈련시키는 일까지 그의 몫이 될 정도이다.

박주만 약사가 꽉 짜여진 약국경영 속에서도 이처럼 운동 등 여가를 즐기게 된 이유는 학창시절 불편했던 몸이 활법 치료 등을 통해 정상을 찾은 뒤 그동안 해보지 못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약국만 아는 ‘우물안 약사'가 되지 않기 위해서다. 운동 등 여가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 경험의 축적을 통해 남들보다 앞서나가는 약국 경영을 하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다.

약대 졸업 후 제약회사와 근무약사의 진로를 고민하던 박주만 약사는 서울 종로의 대형약국을 택했다. “제약사 생활이 단체활동의 장점을 누릴 수는 있지만 단순 업무가 많고 제 자신의 위치를 제약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 선택한 곳이 서울 종로의 대형 약국"이었다는 박 약사는 대형 약국 근무를 하면서 단순한 근무약사가 아니라 건강식품 등의 수입 업무와 오더메이드까지 담당했다.

제약사와의 연결고리를 맡으며 베데스다 체인 등에 제품을 공급하는 일이외에 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건강식품의 방문판매 교육에 대한 강의를 중점적으로 지도했다. 아내인 문미영 약사를 만나게 된 곳도 종로 대형약국 생활 중이었다.

97년 현재의 위치에서 약국을 개업하면서 박 약사는 남들과 다른 약국 경영을 시도했다. IMF로 인한 경기 불황으로 다각화된 약국 경영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한 박주만 약사는 약국 매장의 한쪽을 핸드폰 판매장으로 변화시키는 시도를 생각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지금은 그 때의 핸드폰 매장이 어느 정도 성장, 별도로 독립시킬 정도로 커졌다. 약국 경영 다각화를 위해 새로운 형태의 약국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 박 약사의 소망. 건강식품 등 자신이 가지고 있는 약국 경영지식을 충분히 활용, 다각화된 약국 경영으로 약사 영역에서 인정을 받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구조 변경 등 약국을 다양화시키는 노력을 전개하면 약국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나아가 이익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약국경영과 함께 여가 및 사회활동을 통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론을 펴는 박 약사는 요즘에는 가족들과 함께 히포(Hippo)라는 외국어 훈련 프로그램을 따라 배우고 있다.

외국어가 담긴 테이프를 무작정 듣고 일주일마다 가족 단위의 모임에서 서로 들은 내용을 토론하고 언어와 율동을 따라 배우고 있는 것. 박 약사가 가장 자신있는 외국어는 일본어로 매년 한국으로 찾아오는 일본인 등을 자신의 집으로 초청하는 홈스테이 활동을 몇 년째 계속하고 있다.

박주만 약사가 약국경영에 있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친절에 관한 것이다.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단순한 감기약을 사러 오는 한사람에게라도 친절하게 신경을 써주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한 명의 단골이 아니라 나중에 한가족이 단골로 되돌아오게 된다"는 것이 박 약사의 생각.

박주만 약사가 사회생활을 시작한후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첫 홈런을 날렸듯 앞으로 시도하고자 하는 약국경영 다각화에서도 ‘홈런'을 쳐내기를 기대해 본다.

박환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