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가 ‘칭찬 릴레이’로 엮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8백여 회원약국들을 일일이 방문하며 발로 뛰는 회무로 많은 약사들의 ‘칭찬’을 받고 있는 노숙희 충남약사회장의 뒤를 이어 릴레이의 바톤이 허순자 대한약사회 여약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이어졌다. 허순자 약사는 지난달 23일 전국여약사대회에서 약사회무와 사회 봉사를 한 공로를 인정받아 여약사대상을 수상하는 영광까지 겹쳤다.

자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어서 대외적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功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일설 장황하게 늘어놓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함께 일했던 사람들의 이름들을 하나 하나 명기하면서 추억을 새기는 그런 사람 냄새가 나는 사람. 이번 릴레이 인터뷰의 허순자 약사가 그런 인물이다.

허순자 약사가 약사회 일에 참여하게 된 것은 이대 동문회에 참여하게 되면서부터. 대학 졸업 후 제약사에서 근무하다 결혼 후 자녀 양육 등을 이유로 주부 이외의 직업에서 멀어졌던 허 약사가 아이들을 초등학교에 입학시킨 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소망약국을 연후 그녀를 약사회 인연과 맞닥뜨리게 해 준 것이 다름 아닌 이대 동문회였다.

당시 교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던 허 약사가 약사 회무에 참여했던 것은 약사라는 소명 의식 하나였다.

강남구약사회에서 서울시약사회 환경위원장을 거쳐 현재 대약 여약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허순자 약사에게 가장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시절은 역시 강남구약사회에 몸담고 있었던 때였다.

“쟁쟁한 사람들과 같이 활동 할 수 있었고 함께 교유하다보니 배울 수 있는 점이 많았다”는 허 약사의 이야기에 기자도 동의했다. 허 약사가 거명한 두 인물과 단위약사회 활동을 함께 했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다.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여러 약사들과 만나 인터뷰를 하다 보면 종종은 머릿속으로 그들의 本業이 무엇이었나 하고 되묻게 되는 일이 생긴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에게 봉사는 자신을 즐거움을 돌보는 일이라는 공통분모가 형성되어 있다.

강남구약사회 시절 태백 탄광촌에 있는 하사미 분교를 새벽 일찍부터 무료투약 등 봉사활동을 한 후 다시 하사미 분교 학생들을 서울로 초청했던 일 또한 그런 즐거움의 하나였다. “아이들의 티 없고 맑은 얼굴이 좋았다”는 봉사 후의 개운한 느낌이 이후 약사의 봉사 활동 참여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는 계기가 됐다. 하사미 분교가 있는 마을에서 겪은 시골 사람들의 정겨운 느낌도 잊을 수 없는 기억.

서울시약사회 환경위원장을 역임했던 허순자 약사에게 ‘환경’이라는 테마는 여약사가 자칫 딱딱하게 느낄 수 있는 약사회 회무에서 자신들의 능력을 창의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한가지 영역이다.

지난 1998년 4월부터 2000년 6월까지 서울시 수돗물 수질 평가위원으로 위촉 받아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의 수돗물 채취 및 수질 검사를 의뢰하는 활동을 전개하면서 새삼 환경의 중요성을 느꼈다.

한강 발원지인 오대산 상원사에서부터 한강 지류까지 물을 채취해서 환경박람회에 제출했었을 때의 뿌듯함이 발로 뛰었던 때의 고통을 가시게 했다.

현재 대한약사회 여약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있는 허순자 약사는 대약·시도약사회·단위약사회의 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고 단위에서 일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을 풀기 위해선 이의 유기적인 결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단위약사회의 기반이 무너지면 약사회가 결코 강해질 수 없으며 어떤 사안에 대해 서로 ‘나몰라라’하는 어쩡쩡한 태도는 약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병폐”라는 것이 허 약사의 의견.

지난 20년 동안 강남구 논현동에서 소망약국을 운영했던 허 약사는 현재 비개국 회원이다. “약국 문을 닫은 이후 오히려 홀가분하고 외국어 공부에 대한 욕심과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며 속내 밝히기를 꺼리는 허 약사의 이야기 끝을 근처에 있던 다른 지기들이 보충해 주었다.

분업전 한방에 대한 관심과 열의로 가득 찼던 허 약사의 의지가 분업 이후 약간은 꺾이게 되어 약국 문을 잠시 닫은 계기였던 것이다. “분업이 안정되면 전문적인 약국 경영을 운영하게 될 것”이라는 허 약사의 새로운 도전이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본다. 허약사는 영진약품 전무로 있는 부군 유한용씨와의 사이에 두 딸을 두고 있다.

박환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