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호 릴레이 인터뷰의 주인공인 서광훈 약사가 인천광역시약사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동기생 신성묵 약사에게 바톤을 넘겼다.

신성묵 약사(서울대 약대 67학번, 55세)는 현상약국을 25년전인 1977년 7월 인천시 주안동에 개국했다. 서울의 한 약국에 근무하던 중 인천에 한 번 놀러왔던 게 계기가 돼 약국을 열게 됐다고. 신 약사의 고향은 경상북도 상주다.

선배의 추천으로 1979년 인천 남구약사회 총무위원장으로 회무를 맡게 된 신 약사는 그 후 남구약사회장을 거쳐 지난 93년부터 94년까지는 인천시약사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 약사는 이런 약사로서 이력말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력이 있다. 지난 92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10년간 역임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인천지부장이 바로 그 것.

신 약사는 평소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길은 없을까 고민하던 중 전국 마약류 소비량의 2/3를 차지할 정도인 인천지역의 ‘특성’에 착안, 마약퇴치운동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검찰·경찰의 단속은 ‘사후약방문’격일 뿐만 아니라 한계가 있고 청소년 시절 술·담배·본드·부탄가스 흡입경험 등이 마약 취급까지 이어지기 쉽다고 봤을 때 예방·교육이 단속보다 더욱더 중요하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마약퇴치운동본부 지부가 전국 곳곳에 있지만 신 약사는 인천지부 이사회의 진용을 지역의 법조·교육·보건·위생·청소년·여성단체 관계자들을 총망라해 구성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지역 시민단체의 전형을 선보인 것을 큰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다.

신 약사는 또 남용되기 쉬웠던 ‘염산날부핀’을 마약류로 분류할 것을 건의, 그대로 반영돼 남용여지를 줄이는 데 일조한 것을 작은 보람으로 회고했다.

인천지부의 이러한 활동상을 인정받아 신 약사는 지난 99년 6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된 마약퇴치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신 약사는 특히 재직시 연인원 90만명을 교육하는 동안 강의로 자원봉사활동을 벌인 동료 약사들에게 큰 고마움을 표시했다.

“약사들은 약국의 약사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다른 직업에 비해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직업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생업일 뿐이라고 한다면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또다른 길을 찾아 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모든 대외활동을 접은 현재 신 약사가 더욱더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한방’이다. 신 약사의 한방에 대한 관심은 군 복무 이후 복학한 지난 70년대 초 한방에 관심이 있던 학생들을 끌어모아 약대 안에 ‘본초학회’라는 동아리를 만들고 초대 회장을 역임한 이력만큼이나 남다르고 깊다.

이같은 영향 때문인지 지난 97년부터 98년까지는 ‘한방방제학’과목 외래강사로서 모교 강단에 서기도 했다.

“현재는 약사고시 수험과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커리큘럼에서 빠짐에 따라 불러주는 곳이 없다”는 신 약사는 “한방방제학은 한방의 기초과목이니만큼 커리큘럼으로 편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약사는 특히 지난 98년부터는 ‘사상의학’을 약학에 접목한 ‘사상의약’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사상의약은 한방의 전유물이 아닌 국민의약이라는 생각에서다.

신 약사는 “똑같은 감기약을 찾는 환자들에게도 사상의약을 접목, 그 환자 체질에 맞는 약을 권해주고 있다”며 사상의약이 맞춤의약을 실현하는 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신 약사는 숙명여대 약대를 졸업한 이숙희 약사(48세, 유경약국) 사이에 두 딸(이화여대 약대 4년, 성균관대 법대 1년)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