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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학회 박만기 회장창립 50주년 기념행사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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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9.17  16:2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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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약학회 박만기 회장은 약학회 50년 역사에서 유일하게 단독출마로 당선된 회장이다. 약학회 회장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탐내 볼만한 대단한 명예지만 42대 회장선거가 있었던 지난해 9월에는 선뜻 나서는 이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제가 잔뜩 위축된 상황에서 2001년 10월로 예정된 50주년 기념행사를 치러내는 것은 왠만한 수완과 노력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분위기가 약학회 안팎을 둘러싸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박만기 교수는 난세를 극복할 유일한 인물로 서울대 동문들과 약학회 임원들에 의해 추대됐으며 그 자신도 담담히 이를 받아들였다. 기기분석학의 개척자로서 수십년간 제약업계 현장을 일일이 다니며 현대적 기기분석 기술의 도입에 공헌해온 것이 박만기 교수를 ‘제약업계의 마당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1951년 서울약대 을지로 교사에서 둥지를 튼 대한약학회가 어느덧 창립 50주년을 맞게 됐다. 75년, 재무간사로 활동하면서 약학회와 처음 인연을 맺은 박만기 회장은 50주년을 맞이하는 중요한 시기에 회장이 돼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서무간사, 간사장 등 왠만한 보직은 다 거쳐온 약학회의 산증인으로서 누구보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한다.

“이상섭 회장이 재임하던 84년 당시, 간사장으로서 사단법인화에 일조한 것이 가장 큰 보람으로 남습니다. 이전의 약학회는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임의단체에 불과했으며 사단법인화에 대한 원로들의 반대도 만만치않았습니다. 그러나 진통을 겪으면서도 법인화를 고집했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후회없는 일입니다. 오늘날 대한화학회와 어깨를 나란히 할만큼 규모있는 학회로 성장한 것도 사단법인화를 통해 정규단체로서의 기반을 닦아온 덕분일 것입니다."

50여년의 세월을 거스르다보니 기억에 남는 선배들도 많다. 약학회가 대한약사회 건물에 번듯한 사무실을 얻게 된 것은 약사회 길병전 전 회장과 권경곤 전 회장이 여러모로 신경을 써줬던 덕분이라고. 이밖에 여기저기 흩어져있던 법인 관계 서류를 정리해 학회 운영의 체계를 마련한 정규영 전 회장(전 이화약대 학장)과 유유산업의 주식을 기증해준 오연준씨 등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회장의 성격에 따라 학회 운영방법도 여러 가지로 달라진다. 박만기 회장은 학술, 편집, 재무, 편집 등 각 분과를 활성화시키고 대부분의 실무를 분과위원장들에게 일임하는 스타일로 유명하다. 혼자 목소리를 높이는 것보다는 여러사람의 머리를 모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 박회장의 지론 때문인지 50주년 기념행사 준비라는 거대한 작업도 무리없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오는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숙명여자대학교 제2창학캠퍼스에서 개최될 예정인 ‘대한약학회 5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는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 세계각국의 약학자들이 초청돼 화려한 약학교류의 장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약학회 50주년을 기념하는만큼 그 어느때보다 규모가 크고 내실있는 행사가 될 것입니다. 특히 본 대회에 앞서 열리게 될 세가지 심포지엄에 주목해주기 바랍니다. 생물학적 동등성, 인삼, 게르마늄 등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세가지 테마를 주제로 하는 이번 심포지엄은 이들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약학적 견지에서 살펴봄으로써 일반인들에게 확산돼있는 잘못된 인식을 환기시켜주기 위해 기획된 것입니다.

이밖에 교육, 연구, 실무 분야의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종합전시회는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입니다. 전시회에는 병원, 약국협업체, 제약업체, 기능성화장품업체, 건강보조식품업체, 연구소, 연구장비업체, 대학, 약사관련단체 등이 참여하며 약계의 현황을 총체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약업계 새로운 전시문화를 창조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대한약학회 홈페이지를 통해 사이버전시회도 열 계획이어서 전시효과도 극대화될 것입니다."

약학회 회장이라는 직함만으로도 버거울만한데 박만기 회장은 요즘 세 개의 명함을 가지고 다니며 교수로서, 석학들의 모임인 한림원 멤버로서, 바이오 벤처기업 대주주로서 맹활약 중이다.

특히 기기분석학에 투신해 평생을 한가지 학문에 몸바쳐 온 것은 그 자신이 생각해도 후회없는 일이었다고 한다. “서울대 재학 시절만 해도 우리나라는 기기분석학의 불모지나 다름없어 독학으로 공부하다시피 했었지요. 가정형편이 어려워 약국점원, 공장노동자 등을 전전하면서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밤에 몰래 학교 연구실에 들어가 분석기기 들을 뜯고 고치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학교의 기계를 고쳐주는 일로 대학원 학비를 모두 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덕분에 지금 기기분석학은 현대약학의 당당한 한 분야로 자리잡게 됐다. 박만기 회장이 직접 키워낸 현직 교수만 15명에 달한다. 교직에 몸담고 있다보니 훌륭한 제자를 키워내는 것도 남다른 보람이다. 지금은 숙명여대 약대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조정환 교수는 박만기 회장이 손꼽는 애제자다. 유난히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던 제자를 위해 자비를 들여서라도 연구장비만큼은 부족함이 없도록 했다. 당시 박만기 회장의 연구실은 작은 기기분석센터나 다름없었다고. 요즘도 제자들의 교수직을 확보해주기 위해 동으로 서로 분주하게 뛰어 다니는 등 제자사랑도 각별하다.

서울약대 박정일 교수와 함께 진행중인 바이오벤처 프로젝트는 정년을 얼마 남기지않은 박만기 교수에게는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들이 개발한 선삼은 항암효과가 산삼보다도 월등히 뛰어나 제대로 상품화만한다면 그야말로 ‘꿈의 생약'이라 부를만하다.

두 교수의 ‘분석' 노하우가 탄생시킨 바이오 벤처 ‘진생사이언스'는 얼마전 선삼을 이용한 건강식품을 떨리는 마음으로 시장에 내놓았고 지금은 약품화를 목표로 임상실험을 눈앞에 두고 있다. 비록 대학의 조그만 연구실에서 시작한 기업이지만 진생 사이언스의 최종 목표는 백삼가루를 가공한 제품으로 전세계 생약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스위스의 ‘파마톤'처럼 되는 것. 들쭉날쭉한 인삼가공제품의 규격 표준화에 일조하겠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는 등 사업가로서의 박만기 회장은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는 성경의 한 구절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박만기 회장은 대한약학회 50주년 행사를 준비하면서 개국약사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이 하나 생겼다고 했다. 약학회 회장을 맡기전까지는 절실하게 느끼지 못 했던 일이다. “대한약학회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듯 대학교수들이나 박사학위 소지자들의 모임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병원약학 분과가 신설되면서 1천여명의 병원약사들도 대한약학회의 일원이 됐습니다. 병원약사들의 대거 가입은 학회의 규모나 재정적인 측면에서도 커다란 성과지만 무엇보다 대한약학회가 약사 모두에게 열린 단체라는 사실을 입증한데 더 큰 의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대한약학회의 회원이 되면 12권에 달하는 국문·영문 학술지를 매년 받아보고 춘계와 추계에 국제적으로 열리는 학술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습니다. 또 관심분야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약학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는 기쁨도 클 것입니다. 개국약사 여러분의 가입을 언제든지 환영하며 아울러 오는 10월 개최될 국제 학술대회에도 많은 참여를 부탁합니다."

박회장은 개국약사들이 약국경영에 치중하다보니 점점 학문과 멀어지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한다. “대학재학 시절만해도 누구나 약학에 대한 열정과 특별한 관심분야를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학문적 열정을 대한약학회에서 다시 펼칠 수 있기 바랍니다."

5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준비와 약학회 50주년 발간사 편찬으로 생애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박만기 회장에게 약학회 회장 임기를 마치면 무엇을 할 예정이냐고 물었다.

“다음엔 한림원 의약학부장으로서 각종 행사를 집행해야 하고, 진생 사이언스의 연구자문역할도 계속 할 겁니다. 물론약학회 평생 회원으로서 후배들과도 늘 함께 해야겠지요. 원로들의 적극적인 참여는 학회의 활동에 무게를 실어줄 뿐 아니라 후배들에게도 큰 힘이 됩니다." 정년을 불과 2년여 앞둔 박만기 회장. 그러나 일에 대한 욕심은 영원히 그치지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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