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물류회사인 쥴릭파마코리아(주)가 국내 유통시장에 몰고 온 파장은 가히 메가톤급이었다. 도매업계에 비대위가 구성되고 협회장이 단식농성을 폈는가하면 약사회와 의협까지 이번 사태를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산업사회의 발전속도가 가속화의 길을 걸으면서 복잡다원화된 변화상황을 맞게 되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며 국내 제약회사나 유통시장도 그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 좋은 본보기였다.
메이커의 경우는 생산과 R&D부문의 전문화 그리고 유통회사는 영업과 물류부문에서 국제적추세속의 세분화과정을 앞둔 시기에 쥴릭사태가 던져준 충격의 강도는 생존의 몸부림 그 자체였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국내 의약품시장 상황에서 충분히 예견됐던 변화의 물결이며 선진화과정에서 겪는 필연적인 단계라는 점에서 추호도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 도입시기에 있어서 국내 현실이 미성숙단계이며 이로 인한 불합리·불공정·불평등의 후유증에 노출됨으로써 유통시장이 겉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한층 무게를 더해가고 있을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러한 파동을 겪으면서 국내 약업계에 던져준 귀중한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이렇게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는 일종의 위기의식과 경각심을 부각시켜준 점이다.
우선 유통부문에서는 ▲거대자본에 대한 반응과 해법 ▲새 제도에 걸맞는 영업시스템의 재편 ▲고객의 맞춤서비스를 만족시키는 체계구축 등이 발등의 불처럼 다가와 있고 제약부문에서도 선진유통 시스템의 도입시기와 발맞춰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마케팅전략수립 ▲분업체제에 부합하는 제품력과 조직의 재편 그리고 ▲R&D집중화에 의한 독자적 신약 갖기 등의 현실적 테마가 클로즈업되고 있다. 이같은 현안과 테마야말로 이번 쥴릭사태가 우리 약업계에 던져주는 다시없는 귀중한 메시지인 셈이며 약업발전의 진정한 교훈으로 남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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