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여년이 지나 위.조 연합군이 한나라를 공격하였다.
이에 한나라는 제나라에 구원을 청하여 왔으므로 제나라에서는 전기를 장수로 하고 군사인 손빈의 계책에 따라 위나라의 대량으로 쳐들어 갔다.
이때 위나라의 장수는 방연이었다. 방연은 제나라 군사가 대량으로 쳐들어 왔다는 소식을 듣고 한나라의 공격을 중지하고 돌아갔다.
제나라 군사가 방연보다 먼저 위나라 국경을 지나 서쪽으로 행군하고 있었다.
손빈은 전기에게 말하였다.
“저 삼군의 군대는 본래 사납고 용맹스러워 제나라를 깔보고 있으며 군사들을 겁쟁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병법에 이르기를 백리되는 거리를 전리를 다투어 급히 달려가는 자는 상장(上將)을 전사하게 만들고 50리의 거리를 다투어 급히 달려가는 자는 군사의 반만이 도착한다고 하였으니 우리 군사가 위나라에 들어가면 첫날에는 10만개의 밥짓는 아궁이를 만들고 그 다음 날에는 5만개의 아궁이, 또 다음 날에는 3만개의 아궁이를 만들게 하십시오.”
이것이 이른바 증병감조의 계획인 것이다.
위나라 방연은 3일동안 행군한 후 매우 만족해 하면서 “내 본래 제나라의 군사들이 겁쟁이임을 알고 있었다. 우리 땅에 들어온지 3일만에 병졸 가운데 도망간 자가 이미반은 넘는구나”
방연은 걸음이 느린 주력 보병을 버리고 걸음이 빠른 정예조만을 이끌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제나라 군사의 뒤를 좇아갔다. 손빈은 방연의 행군 속도를 계산하여 날이 저물면 틀림없이 마릉에 도착할 것이라 생각하였다.
마릉은 길이 좁고 험난하고 막힌 데가 많아서 복병을 매복시키기에 알맞은 요충지였다.
손빈은 큰나무를 깎아서 희게 만든 후 거기에 “ 방연이 이 나무 아래에서 죽을 것 이다.”라고 써 놓았다.
그리고는 길 옆에 매복하여 위나라 군사가 오기를 기다렸다.
“밤에 불빛이 보이거든 모두 일제히 발사하라.”
밤이 되자 방연은 과연 마릉에 이르렀다.
깜깜한 밤인데도 유독 흰 나무에 글씨가 쓰인 것이 보여 불을 켜 비춰 그글을 읽기 시작하였다.
위나라 군사는 뜻밖에 기습을 받아 크게 혼란을 일으켜 이리저리 흩어져 달아나다 화살에 맞아 죽는 자가 부지기수였다.
방연도 자기의 지혜가 모자라 싸움에 패배한 것을 알고 스스로 자신의 목을 찔러 죽으면서 “드디어 내 그 더벅머리 아이놈을 유명하게 하였구나.” 하고 탄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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