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도협 회장선거 부정시비를 일단락짓기 위해 2월 11일 소집된 임시총회가 정족수 미달로 유회되는 미증유의 사건이 발생했다.이번 유회사태는 병원분회의 보이코트 결정에 따른 집단행동이 불러 일으킨 결과로 이로 불거진 OTC와 ETC의 갈등 양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임시총회는 병원분회측의 주장대로 설사 '누구를 회장으로 만들기 위한 불순한 동기에서 출발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서울시도협이 바로 서 나가기 위해서는 거쳐야만 하는 아픈 과정이었다.그럼에도 집단 이기주의를 바탕으로 한 병원분회의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은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도협 사무국의 유회선언 이후 김정수 감사는 감사결과보고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번 부정시비는 총회 성원에는 대리권의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투표권 행사에는 부장급 이상으로 제한을 두는 불완전한 규정에 따른 것이었음"을 서두에 밝히고,"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크게 문제소지가 없다면 그냥 넘어가려 했으나 5표차로 당락이 결정된 상황에서 8표가 어디로 향했는지 확인할 수는 없으나 당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개연성이 있는 수였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감사는 문제제기 배경이 '누구 회장만들기'라는 시각을 의식한 듯 "누가 회장이 되든지 관계없이 이번 임시총회는 협회를 바로 세워나가기 위해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병원분회는 총회를 하루 앞둔 2월 10일 병원분회 회장단 명의로 '총회 보이코트 지침'을 하달했다. 또 총회 당일에는 회원들이 총회장에 입장하지 못하도록 문을 지키고 서 있는 것이 관찰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병원분회의 피해의식을 고려,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즉 자문위원단의 조율과정에서 자문위원단이 '1년 6개월은 먼저 前회장인 임경환 회장이 회무를 맡고 잔여 임기는 김건승 회장이 맡는 타협안'을 제시, 김건승 회장은 이를 수락했으나 임경환 회장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것이 이번의 사태를 부르게 됐다는 것.
그러나 '협회 바로세우기'라는 측면에서 보면 자문위원단의 '타협안'은 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으며, 그렇다면 임시총회에 참석하여 재투표에 임해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옳았다는 것이 시도협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또한 병원분회의 '회장만들기'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이는 김건승 회장이 1월 2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에서 병원분회가 가진 시각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이 날 김건승 회장은 서울시도협 회장직에 출마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처음부터 회장을 하겠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하도 권유해 떠밀리다시피 해서 아무 준비없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건승 회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한 발언이었지만 이 발언은 서울시도협 회장직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불러일으키는 것이었다.즉 '서울시도협 회장이라는 자리가 원래 준비없이도 그냥 주변의 권유에 못이겨 출마해 당선되면 되고 문제가 생기면 뜻을 접으면 그만인 그런 자리인가'하는.
또한 김건승 회장은 이 날 향후 거취에 대한 물음에 답변하면서 "자문위원단의 결정을 보면서 결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물론 자문위원단의 결정은 "임시총회를 개최, 재투표를 실시하는 것"으로 내려졌지만 그렇지 않았다면 '의결권도 없는 자문위원단의 의사를 존중해 회무에 계속 임하면 그만인 것이었나'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칼자루'를 쥐고 있었음에도 '이니셔티브'를 행사하지 못한 채 임시총회에 임하게 되었던 김건승 회장은 임시총회 유회로 말미암아 임맹호 임시회장에게 회무를 넘기게 됐고, 이로써 'OTC와 ETC의 갈등해결'이라는 난제도 새 회장단이 떠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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