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을 거듭해 오던 의약분업이 드디어 시행된다. 의사와 약사의 역할분담을 통해 의약품의 오, 남용을 막고 국민보건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행되는 의약분업은 제도자체의 마련도 어려웠지만 원할한 제도 시행을 위한 준비작업도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의약분업 제도 마련의 선봉에 서서 약사의 정체성을 찾는데 남다른 열정을 바쳐온 원희목 대한약사회 총무위원장을 만나 개국약사들이 6개월의 기간동안 어떻게 의약분업 준비를 해야되는지 구체적으로 들어봤다.

* 우여곡절 끝에 의약분업 제도가 시행됩니다. 이제 관심은 개개 회원들이 분업 준비를 어떻게 해야 되는가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의약분업의 피해를 최소화 하면서 새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회원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되는지요?

- 분업준비를 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의약분업의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의약분업은 약사법에 의한 강제분업으로서의 의사의 처방전 수용은 어느 약국에서나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 의미는 환자가 약사의 조제를 원할 경우 반드시 처방전에 의한 조제를 해 줘야 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처방전 수용을 위한 전문의약품 공부와 각 과별 다빈도 의약품에 대한 풍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 작업은 단시간 내에 이뤄지지 않는 일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원할한 처방전 수용을 위해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1건의 처방전을 수용하는데 평균 15분의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처럼 처방전 수용을 위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도 컴퓨터 교육은 필수적으로 해야 할 일입니다.

특히 의약분업은 약화사고 발생시 그 책임소재를 반드시 묻기 때문에 복약지도나 약물상호작용 검색 등은 반드시 해야 됩니다. 이때 컴퓨터를 활용해야 합니다.

다행히 대약에서 오는 3월 팜매니저 2000을 업그레이드시켜 모든 회원들에게 배포할 예정입니다. 팜매니저 2000이 완성되면 전문의약품에 대한 지식이나 약물상호작용 검색 등은 쉽게 해결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회원들은 특별교육과 컴퓨터 교육을 통해 전문의약품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과 컴퓨터에 대한 기본적인 작동 요령 정도만 능숙하게 할 줄 알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후에는 약사회 차원에서 요구하는 사항이나 준비에 따라주기만 하면 될 것입니다.

* 의약분업 준비가 지역별로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한 복안은 갖고 계십니까?

- 분업준비는 곧 국민불편과 연결되기 때문에 모든 지역에서 분업 준비가 철저히 이뤄져야 합니다. 약사들의 준비 부족으로 국민들이 불푠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면 의약분업 제도는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약사회를 책임지고 있는 집행부가 의약분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더욱 분발해 분업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의약분업 시행방안이 확정된 이상 의료계와 약사회 모두 적정 진료수가 문제나 조제수가 문제에 비중을 두고 정책을 펼쳐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약사회 차원의 복안이 있다면?

- 현재 약국의료보험의 조제수가는 1일 1,690원으로 책정되어 있으나 그 중 조제료 부분을 제외한 약국관리료, 기본 조제료, 복약지도료 및 의약품관리료는 방문당 1회만 산정토록 규정되어 있어 3일분 조제시 1일분 조제수가는 760원에 불고한 실정입니다. 약국의 수입원천이 돼야 할 의료보험수가가 이렇듯 원가보상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의료보험수가가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의거 물가당국의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의약분업이 시행되는 7월 1일부터 요양급여비용에 대한 계약제가 실시되어 의료보험수가가 의료보험공단 이사장과 의, 약계를 대표하는 자와의 계약으로 정해진다는 사실입니다.

대한약사회에서는 이미 의약분업제도에 따른 약국의 경영수지분석 및 적정조제료 산정에 관한 연구를 전문기관에 용역 의뢰해 놓고 있는 상태이며, 이에 대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정부 및 보험자단체와 의료보험수 협의를 통해 의약분업 이후에도 약국경영에 어려움이 없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예정입니다.

* 의약분업 관련 향후 약사회의 정책 추진 방향과 계획된 사업은?

- 의약분업은 약국정보화가 우선돼야 합니다. 대약은 정책추진의 가장 큰 방향을 약국정보화에 두고 팜매니저 2000의 조기 업그레이드, 약업정보화재단 설립, 효율족인 의약품 배송체계 구축, 과별 다빈도 처방약 리스트 작성, 적정 조제수가 연구 등의 작업을 분업 시행 이전에 마무리할 계획입니다.

또한 처방전 분산을 위해 단골약국제도 도입, 의료보험 급여 제제를 통한 처방전 분산 등 개개약국에 처방전이 고르게 분산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며 GPP제 도입을 통해 대국민 신뢰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외에도 약사회 차원의 대국민 홍보도 병행 실시될 것입니다.

* 끝으로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약사사회는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잃어 왔습니다. 약의 전문가인 약사에게서 약이 떠나가고 난. 투매로 약사선생님이 장사꾼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의약분업은 이런 약사사회의 잘못된 관행과 흐름을 뒤바꾸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의약분업이 어렵다고 해서 쉽고 편한 길로 헤쳐나간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의약분업은 정직한 방법으로 풀어나가야 하며 그래야만 비로소 약사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고 이것이 의약분업 시행의 진정한 목적입니다. 의약분업을 너무 어렵고 불안하게만 생각하지 말고 약사회를 중심으로 하나가 돼 풀어나간다면 그리 어렵지만도 않을 것입니다.

약사회에서 요구하는 사항에 충실히 따르고 각종 교육에 자신감을 갖고 열의를 다한다면 좋은 결실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