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약국에서 건강식품을 취급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말경부터 였다.
일본에서 보따리 수입된 클로렐라가 당뇨병 특효식품으로 데뷔하면서였다. 이렇게 시작된 건강식품의 판매가 어느덧 유행처럼 불붙어 '구연산 입하!'라는 스티커가 쇼윈도에 나붙어 있을 정도로 발전하였다.
이 무렵 약사회 일부 분회에서는 약국의 위상을 손상시킬지도 모르는 건강식품의 판매를 자제해 달라는 공문을 띄우기까지 했다.
그러던 것이 건강식품의 시장규모가 1조원에 육박한 지금에 이르러 약국은 건강식품의 수용 문제를 본격적으로 서두르고 있다. 한약분쟁 이후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경향이다.
개국 약사이면서 저술가이고 약국약학 연구가인 곽재욱 박사는 '약국 건강보조식품 강요'라는 강의노트에서 '약국이 과거의 개념에 국한하여 약만이 건강의 요체인 것으로 집착하게 되면 약국의 사회적 기능은 설 땅을 잃게 될 것이다. 따라서 건강과 관련되는 상품 특히 건강보조식품 취급은 당연히 약사의 몫이고 의무가 되어야 한다.
더군다나 약만으로는 약국 자체의 경영유지가 어려운 실정이고 보면 건강보조식품이야말로 국민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매개체인 것이고 더불어 소비자는 전문인한테서 믿고 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건강하고자 하는 욕구와 수요 또한 증가되고 있으므로 약국에서 전문적 지식을 갖고 대화에 임하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할 수 있는 영역이다. 그러나 이윤이 좋다거나 소비자의 요구에 의해서만 이를 수용했다가는 실패하기 쉽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건강식품을 팔려고 하면 실패한다. 이와 관련된 건강정보를 팔아야만 고객이 약국을 신뢰하게 되고 그 결과 약국의 건강보조식품을 믿게 된다는 사실이다'고 강변하고 있다.
경희제약(식품사업부)에서 시작된 제약회사의 건강식품 시장진출이 한미약품, 일동제약, 동구약품, 순천당제약, 종근당, 광동제약, 동성제약, 보령제약, 동화약품, 일양약품, 삼성제약, 신일제약 등 50개소의 제약회사가 참여하는 규모로 껑충 뛰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말해 주는가? 그 답은 자명하다. 이제 약국은 싫거나 좋거나를 막론하고 건강식품 시장을 뛰어들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개막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약국을 경영하는 약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 거센 물결을 슬기롭게 수용할 태세에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첫째로 약국 약사는 건강식품과 유통에 관한 한 정보부재의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건강식품은 의약부외품처럼 단순한 상품이 아니다. 이윤이 좋다고 무턱대고 취급할 간단한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약국신문의 독자들을 위해, 아니 전체 개국 약사를 위해 지난 17년간 한국 건강식품업계의 대부라고 불명예스런 딱지가 붙여진 필자로서 약국의 건강식품 수용문제와 관련한 광범위한 정보를 하나씩 검토해 보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지금 약국가게에서는 경영다각화문제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건강식품은 경영다각화 실현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몫을 차지한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미 30%에 가까운 약국들에서 취급하고 있다. 그리고 60%이상의 약국 약사들이 수용을 희망해 채비를 서두르고 있어 수용 여부는 이미 문제거리가 아닌 듯 싶다.
다만 어떻게 수용하고 소화하여 발전시킬 것인가, 어떻게 약국경영에 도움이 되게 만들 것인가만이 문제다.
의료보험 실시후 약국 고객의 상당 부분이 병·의원으로 옮겨갔다. 이것은 다만 의료보험에만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의료 소비자의 소비성향의 고급화와도 관계가 있다.
또한 대중적 치료약으론 개선될 수 없는 만성질환인 성인병이 급격한 증가 추세에 있다. 이들 질환은 약국을 외면하고 병원이나 한의원으로 갔다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물에 빠진 사람의 심정으로 건강식품점을 찾아간다. 이래저래 약국은 고객을 잃어간다. 한약분쟁을 치른 약사들은 일견 허탈감에 빠져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주택가 소형약국의 존립에 받침목 역할을 해 왔던 표준소매가제도마저 철폐될 위기에 처해있으며, 약사의 특별한 복약<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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