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판매자가격표시제의 시행으로 제약업계 영업패턴에 일대 지각변동을 불러올 수 있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제도의 도입이후 개국가는 가격경쟁의 전면전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제약사는 시중가격지키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어 상반되는 욕구의 절충안으로 「공동구매」라는 패턴이 급격히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공동구매는 수요층이 매우 다양하게 등장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는데기존에도 있어왔던 지역단위 공동구매는 유명품목 위주로 더욱 활발한 욕구가 표출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대해 제약사들은 지역단위 유명품목의 공동구매에는 인근지역과의 가격마찰로 인한 리스크가 커 섣불리 응하기 어려운 입장이어서 이를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중이다.
또 동문회 단위의 공동구매도 개국약사에겐 매력적인 사입책 중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데 이유는 동문회라는 인적조직의 특성과 함께 회원들의 약국이 등거리를 유지하고 있어 경쟁대상이 되지않기 때문이다. 특히 동문회는 지역단위 공동구매가 이웃경쟁약국과 상충되는 측면이 있고 사입가의 노출로 인한 판매가 책정상의 어려움 등이 상존해 있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대상품목은 유명품목보다 주로 약효군별 시장에서 3-4위권에 해당하는 제품으로써 마진이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제품이 유력하다.
한편으론 기존 약국체인의 활동이 더욱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회원약국수 1천개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메디팜약국체인과 온누리건강은 이미 도매사업부를 신설하거나 개발파트를 보강해 PB브랜드 발굴에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체인은 바게닝파워를 발휘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약을 구입해 회원들에 공급하겠다는 전략하에 이미 여러 제약사와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약국체인은 현재보다 앞으로 회원숫자의 증가세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는데 의약품의 적기적정공급과 마진이 보장되는 PB브랜드 보유라는 측면과 회원약국간 등거리유지라는 측면에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일반약국과 차별화를 도모할 수 있고 앞으로 다가올 의약분업 등 각종제도변화에 공동대응할 수 있는 측면도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라서는 이같은 공동사입이 각계에서 진전될 경우 우리나라 제약기업들도 앞으론 영업조직이 대폭축소돼 생산과 개발위주로 기능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는 이도 있다.
또 지금까지는 의약품판매자가격 표시제 시행이후 업계가 시중가격 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공동사입 붐이 일어나면 가격은 사입창구를 통해 시장경제에 맡겨지게 되면 제약사는 이들 제품이 약국에서 소비자에게 판촉되는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에 비중을 두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판매자가격표시제와 관련 일본의 약업계 동향을 둘러보고 온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제약사들이 이미 약국의 의약품가격대에 손을 대지 않고 있다는 점은 이제 판매자 가격표시제를 도입한 우리나라 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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