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의 세계적 인수합병(M&A)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개
편되지 못한 제약기업들간의 M&A추진에는 몇가지 장애가 있으나 합병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대형화·합리화 물결속에서 어정쩡한 중견 메
이커들이 살아남기 어렵고 서로 합병을 통해 활로를 찾으려 할 것이
라고 약계전문가들이 전망했다.
지난 98년도 초만해도 아메리카 홈 프로덕트(AHP)와 스미스 클라인
비참(SB)사, 그리고 그락소 웰컴과 SB사간의 합병교섭이 실패해 작년
에는 대형 M&A가 이루어 지지 못할 것으로 생각됐으나 98년 11월에
갑자기 세계약업계 재편성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훽스트와 롱프랑, 사노피와 산테라보, 제네카와 아스트라사 등이 잇
따라 합병을 발표했다. 앞으로 재편성의 진통이 계속될 것은 확실하
지만 단기적으로는 불투명한 국면도 있다. 현재 의약품주식 가격이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M&A가 그만큼 고비용이므로 현실적으로 어렵
다. 그리고 서로 합치면 궁합이 잘맞을 이상적인 기업체들이수없이
많으나 막상 손잡고 파트너가 되려는 기업들이 적다. 특히 경영주들
이 최고 경영자의 자리를 버리고 싶지 않는 것도 저해요인이다.
AHP와 SB사간의 합병교섭도 누가 새 업체의 리더가 되느냐는 문제 때
문에 결렬됐다. GW와 뉴사간의 협상도 그랬었고 AHP와 몬산토사의 합
병협상 역시 누가 칼자루를 쥐느냐는 문제로 무산됐다. AHP·GW·SB
의 3사 경영진이 서로 합병사의 리더가 되고 싶다는 집념이 강하다.
M&A를 어렵게 하는 단기적인 또 하나의 요인은 미국증권시장에서 중
견메이커의 의약품주식값이 비싸다는 점이다. 이것은 이들의 신약개
발과 고도성장이 계속되리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일류가 아닌 2류 메
이커들의 업적도 양호하며 주가는 높은 수준이다. 유럽에 서 시작된
M&A붐의 배경에는 성장력과 수익성이 높은 미국시장에 대한 진출을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합병조치로 경영합리화 구조개혁을
이룩해 수익력을 올리며 해외 세일즈를 증강시켜 미국내 판매력을 강
화시키자는 것이다. 이처럼 기업체 역량이 강해지면 미국내에서 M&A
를 단행할 여력과 기화가 생긴다. 이미 합병한 아스트라와 제네카시
의 다음번 노림수는 미국기업체 매수인 것으로 예상된다. 21세기 생
존을 위해 아직도 진통이 물밑에서 계속되는 국제약업계 개편움직임
가운데 M&A의 유력한 후보들로는 바이엘·쉐링·AG·덴마크의 노보
노르디스크 등이 손꼽히고 있다.
노보 노르디스크와 쉐링간의 합병가능성을 점치는 애널리스트도 있
다. 노보 노르디스크사는 세계에서 가장 유력한 인슐린과 호르몬제
대체요법 업체이며 쉐링AG는 세계 제일의 경구피임제 메이커이다. 바
이엘·쉐링AG·노보 노르디스크사 등이 모두 M&A에는 관심을 나타내
지만 서로 대기업과의 합병으로 상대방 지배하에 예속되기를 꺼려하
는 눈치이다. AHP사도 합병상대를 물색중이다. SB사와 합쳐질 가능성
이 있다는 전문가도 있다. AHP측은 이같은 업계의 소문에 일체 논평
을 거부하지만 문호는 언제나 열려 있다고 말한다. 유럽증권시장에서
는 궁극적으로 GW사와 SB사의 합병이 이루어 질 것이며 그 시기는 레
슐러SB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현직에서 물러날 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사는 런던에 본사를 두었으며 기업문화와 전통도
비슷하므로 합병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으로 여겨지고 있다. SB측은
이런 추측에는 노코멘트, GW측은 합병파트너가 필요없다는 반응을 나
타냈으나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