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후 위의 문후가 죽고 그의 아들 무후가 뒤를 이었다. 무후가 전문이란 사람을 재상으로 임명하자 서하의 태수로 있던 오기는 이를 매우 불만스럽게 생각하였다.
그는 전문에게 물었다.
“내 그대와 국가에 대한 공적을 비교해 보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오?"
전문은 언짢았으나 이 기회에 오기의 콧대를 꺾어야 겠다고 생각하였다.
“좋습니다. 어디 말해 보시오."
오기는 자기의 공적을 늘어 놓기 시작하였다.
“삼군의 장수로서 병졸들에게 죽기로써 싸우게 하여 적국으로 하여금 감히 위나라를 넘보지 못하게 하는 일은 당신과 나 오기 중 누가 더 낫다고 생가하오?"
“나 그대만 못하오."
“백관을 거느리고 만민을 평화롭게 하며 국가의 창고를 충실하게 하는 일은 어떻소?"
“나 그대만 못하오."
“서하를 지켜서 진나라의 군사가 감히 동쪽으로 진출하지 못하게 하고 한나라, 조나라를 복종시키는 일은 누가 낫다고 생각하오?"
“나 그대만 못하오."
“이 세가지 일은 그대가 나만 못한 것이 사실인데 그대의 지위가 나보다 위인 것은 무슨 까닭이오?"
“임금이 아직 어려서 나라가 어수선하고 대신들이 따르지 않으며 백성들이 아직 믿지 않는 이 때에 재상의 자리를 그대에게 맡기겠는가 나에게 맡기겠는가?"
오기가 한참 생각하더니,
“그 일은 당신에게 맡길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그대의 위에 있는 까닭이오."
오기는 비로소 자기가 전문만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후 오기는 다시 위나라에서도 죄를 입을까 두려워 하여 초나라로 갔다.
초에서 그는 재상으로 등용되어 그의 뜻대로 강력한 정책을 펴 초나라는 국세가 점점 강력해졌다.
그러나 초의 도왕이 죽자 평소에 오기에게 불만이 많았던 귀척들과 종실과 대신들이 난을 일으켜 오기를 공격하였다.
오기는 그의 최후를 느끼고 혼자만 당할 수 없다하여 달아나 도왕의 시체에 엎드려 있었다.
오기를 쫓던 무리들이 오기를 쏘고 찌르는 바람에 도왕의 시체에도 상처를 입혔다.
태자가 임금이 되어 도왕의 시체에 상처를 입힌 자들을 모두 베어 죽이니 이 일에 연좌되어 일족이 전멸된 자의 수가 70여 가구에 이르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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