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시대 칠웅 가운데 패자 자리를 다툰 위·제·진 중에서 다른 나라보다 앞서 법질서를 개혁한 위나라가 가장 먼저 강국으로 등장하였는데 위나라가 강대해진 것은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여 내치에 힘썼을 뿐 아니라 손문, 사마양저 이후 유명한 병법가로 손꼽히는 명장 오기를 등용한 때문이었다.
오기는 원래 위나라 사람이었으나 처음에는 노나라에서 관직 생활을 하였다. 제나라에서 노나라를 치자 노에서는 오기를 장수로 임명하여 제를 물리치도록 하려 하였으나 오기의 부인이 제나라 사람이므로 노에서는 그를 의심하고 장수 임명을 주저하고 있었다.
이에 오기는 그의 아내를 죽이고 장수가 되어 제의 군사를 물리쳤다. 그러나 노나라에서는 오기의 사람됨을 좋게 보지 않았다. 그들은 왕에게 진언하였다.
“오기는 일찍이 증자를 섬기다가 어머니가 죽었다는 부음을 받고도 돌아가지 않고 상주 노릇을 하지 않은 자입니다. 또 그의 아내를 죽여서까지 장수되기를 원하였으니 그의 잔인하고 경박한 행동은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합니다."
노의 중신들이 오기의 사람됨을 비판한다는 소문을 들은 그는 자신을 처벌할까 두려워 위나라로 돌아왔다. 위나라 문호는 오기의 사람됨을 중신 이극에게 물었다. 이극은 “오기는 탐욕스럽고 여자를 좋아하나 그의 용병술은 사마양저도 당하지 못한 정도입니다."
문후는 이극의 말을 들어 오기를 장수로 삼고 진나라를 쳐 다섯 성을 함락시키는 등 큰 활약을 하였다.오기는 장병들을 통솔함에 있어 다른 장수들과 특별한 점이 있었다. 그는 최하급의 병졸들과 의식을 같이하고 잘 때는 자리를 깔지 않으며 행군할 때도 말을 타지 않고 자신의 소지품이나 식량따위도 직접 가지고 다니는 등 모든 일을 병졸들과 똑같이 하니 군사들이 마음 속으로부터 오기에게 복종하였다.
병졸 가운데 악성 종기로 고생하는 자가 있으면 친히 입으로 고름을 빨아내 종기를 치료해 주기도 하였다.
이렇듯 오기는 용병술에 능했을 뿐 아니라 병졸들의 마음을 자신의 행동으로 사로잡아 사기를 진작시키는 데도 남다른 방법을 쓰고 있었다.
오기의 이러한 방법은 인도주의에서 그러는 것이 아니고 병졸들의 환심을 사 그들로 하여금 싸움터에서 결사의 용기를 진작시켜 승리를 거두고 자신의 공리를 높이기 위한 수단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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