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환경바꾸기’ 앞장선 반회장

지난번 릴레이인터뷰의 주인공 온누리손약국 박덕순약사가 경기도약사회 부회장으로, 의왕시약사회 고천반회장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메디팜선약국 조정숙약사에게 바톤을 넘겼다.

경기도 의왕시에서 메디팜선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조정숙 약사(원광대약대 71학번, 51세)는 사람과 만나는 것이 약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필수조건이라고 강변한다.

조정숙 약사는 “자기 혼자 약국 안에만 있어선 앞으로의 급변하는 약업환경에 대처하기 어렵다”며 “약국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약사회나 각종 동호회에 참여해 사람들과 만나면서 정보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병의원 인근약국 등 거리상으로 근접한 약국들 간에 처방조제나 매약 등과 관련해 긴장관계가 형성돼 있지만 반회 모임에서 자주 만나게 되면 그렇게 할 말들이 많을 수 없다며 분업 이후 약국간 갈등의 해결방법이 멀리에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조정숙 약사는 결혼을 계기로 해서 의왕시로 삶의 둥지를 옮겨 1984년 약국을 개국했다.

개국한 이듬해인 1985년 반회장을 맡으면서 약사회 회무에 참여한 것이 인연이 돼 1995년 약사회 분회에서는 드물게 여약사로서 의왕시약사회장을 맡아 2000년까지 6년간 회무를 수행했다.

조 약사는 의왕시약사회장을 맡았을 당시 매년 열리는 회원 보수교육 등 회원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마련되면 약사가운을 각 회원들에게 제공하기도 하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약국을 돕기 위해 청소 도우미를 고용해 약국 청소를 돕기도 하는 등 약국의 환경을 바꾸기 위해 많을 노력을 기울였다고 술회했다.

“당시만 해도 ‘나홀로약국’들이 많았습니다. 혼자서 약국 일을 모두 처리하다 보니 약국 청소라든가 관리에 소홀해지는 부분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매년 가운을 나눠주었고 약사회 차원에서 청소 도우미를 고용해 필요한 약국이 있을 경우 비용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약국 청소를 돕기도 했습니다”

조정숙 약사는 약국들이 많이 깨끗해진 게 사실이라며 현재 고천반회장을 맡고 있는 입장에서 봄을 맞아 분위기를 바꾼다는 기분으로 반회원들의 봄맞이 청소를 돕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회장을 역임한 반회장으로서 조 약사는 “회원들을 편안하게 해줘야 개국가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경기도약사회 워크숍에서 재고문제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이를 반회에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사장재고약 리스트를 올려야 하겠지만 이를 부담스러워 하거나 귀찮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재고약을 쪽지에 적어내는 것이다. 재고약도 반회 모임에서 취합해 약사회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정숙 약사는 고천반회 활동이 일정 수위에 올랐다고 판단해 몇 달 후 반회장을 그만 둘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조정숙 약사는 2000년 의왕시약사회장을 그만둔 이후 3년간 회무를 떠나 있었다. 그동안 조 약사는 약국을 이전하고, 의료기기와 한약을 별도 사업으로 분리했다.

“회무를 맡으면서 여러 가지 해보고 싶은 일이 많았어요. 회무를 떠났던 지난 3년은 경영다각화 차원에서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직접 실천에 옮긴 시기였죠. 다만 사업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한약은 기존에 취급해 왔지만, 의료기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의사나 간호사에게 조언을 구하고, 직접 관련서적을 뒤적이며 지식을 얻어 가던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조 약사는 경영다각화와 관련해 “화장품이나, 의료기기 등 경영다각화 품목을 단순히 구색을 맞추는데 머물지 말고 한 분야 한 분야를 철저히 준비해 실질적인 경영활성화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정숙 약사는 앞으로 법인약국을 열 계획도 가지고 있다. 조 약사는 “이제 더 이상 혼자서 약국을 경영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여러 약사들이 뜻을 모아 법인약국을 만들어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해 가면서 약국의 입지를 강화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약사는 1995년 의왕시약사회장을 맡으면서 기존 남성 중심의 회무처리 방식 때문에 나름대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그동안 약사회가 참여하지 않았던 부녀회에 참여하고, 의왕시의 인보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했다.

당시 청소년을 대상으로 마약퇴치 순회 강의를 시작했으며, 특히 독거노인, 장애인들에 대한 다양한 인보사업을 추진했다.

복지시설 등의 인가를 담당하는 사회복지과에 약사회장 자격으로 참여하면서 비인가시설의 어려움을 가까이서 접하고 약사회 차원에서 3인 1조로 10개조를 구성해 자비를 털어가면서 꾸준히 양로원 등을 방문했다.

특히 비인가 복지시설을 방문해 물품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풍물에 관심이 많은 회원들은 풍물놀이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가지도 이들 시설들을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조정숙 약사는 현재 의왕시민장학회 이사로 활동 중이며, 의왕시 골프모임을 비롯해 경기도약사회 골프동호회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