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지 않고 약국 잘되길 바라는건 난 난센스

팔순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젊은이 못지 않게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조윤성 박사(서울대 약대 명예교수·서울시약사회 연수교육원장). 조 박사는 1988년 서울대약대를 정년퇴직했지만 아직도 매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강의를 위해 매주 화요일은 부천시약사회, 금요일과 토요일은 서울시약사회로 출근하고 나머지 시간은 서울대 연구실에서 보낸다.

“약사는 약국을 그만둘 때 까지, 아니 죽을때 까지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분업이후 약사들이 처방에만 매달려 공부를 하지 않는 경향이 많은데 그건 잘못된 것입니다. 약사의 직능을 높이고 국민을 위해 할수 있는 일이 굉장히 많은데도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처방약에 대해, 또 매일 쏟아지는 최신 정보를 응용해야 합니다.”

조 박사는 비처방약으로 치료할수 있는 경질환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약사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다 보니 환자를 병의원에 뺏길뿐 아니라 약사직능도 저하되고 있다며 일반약에 대한 공부와 관심을 당부했다.

미국의 경우 미국약사회가 1천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Handbook of Nonprescription Drugs’를 만들어 약학대학 교재로 활용하며 81개 약대에서 정식 커리큘럼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분업하에서 약사가 할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약사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거죠. 미국의 ‘비처방약’ 같은 책을 공부해야 합니다. 지식만 갖춰져 있으면 약사가 할수 있는 범위는 굉장히 넓습니다. 웬만한 경질환은 비처방약으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약사 직능이 자연스레 올라가고 국민과 정부에도 도움이 되는 일거삼득의 효과가 있는거죠”

처방에만 매달리는 타성·우둔함 벗고
‘약사약’ 영역 확보해 경영 활성화해야

정부의 ‘의사면허 갱신제’ 추진과 관련 조 박사는 “의사면허 갱신제가 실시되면 뒤이어 약사면허 갱신제도 실시될것”이라며 “이에 대한 대한약사회 차원의 대책마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첫째 지식함양입니다. 그러기 위해 약사회가 우선적으로 연수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회원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커리큘럼 작성 등 여건을 만들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처럼 ‘Continuing Education’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조 박사는 분업이전부터 ‘약의 3분법’, 즉 의사 약, 일반인 약, 약사 약을 줄곧 주장해왔다. 일정한 임상검사법에 의해 확인된 질병에 대해 치료약물이 확인됐으며 다년간 의사의 치료보고에 의해 약물투약법과 부작용이 확인돼 있는 경우, 약사는 관련된 문헌에 준해 약물요법을 실시할수 있고 여개 사용되는 약물이 바로 ‘약사 약’이라는 것. 조 박사는 우리나라도 일반약과 전문약 사이에 ‘약사 약’을 두어 경질환의 경우, 약국에서 치료하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박사는 약사는 환자가 오면 ▲약이 불필요하고 단지 영양과 휴식만 필요 ▲단기간내에 일반약으로 치료가능 ▲전문의 요구 등을 판단할수 있어야 한다며 이것은 끊임없는 지식함양으로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매주 ‘US Pharmacist’와 ‘뉴스위크’. ‘타임’지 등을 정기구독할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하는 조윤성 박사는 매년 한두차례씩 FIP, FAPA 등 세계 학술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조 박사는 이같은 세계 학술대회에 국내 많은 약사들이 참가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박사는 2001년 서울시약 연수교육원장을 맡으면서 직접 ‘21세기 약사윤리와 약사정체 정의’를 만들어 강의때 마다 약사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이같이 식지 않는 노약사의 정열적인 모습에서 약사사회, 나아가 우리 사회의 밝은 앞날을 예견하는 것은 속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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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윤성 박사 제정 21세기 임상약사윤리(요약)
1.약사와 의사 임상협력윤리 : 약사는 의사와 협력, 처방전의 치료효과가 최상이 되도록 한다.
2.약사의 일반인 약의 오남용 예방윤리
3.약사약 요법 윤리
4.약사의 학문윤리
5.의약분업 약사윤리 : 약사는 약국을 찾는 환자들의 증상에 대한 감별을 실시, 식사요법·일반약 약물요법·전문의요법 등을 적절히 받도록 한다.
6.약사의 전문직 수행윤리
7.약사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이 부정약, 부정의료로 손상을 입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한다.
8.약사는 환자의 병과 사용된 약물에 대해 비밀을 지킨다.(치료목적 또는 법적으로 요청되는 경우는 예외)
9.약사는 동료약사와 기타 관련 의료인들의 전문영역을 존중하고 질병치료를 최우선으로 적극 협력한다.
10.약사는 투약한 약품의 약효, 부작용, 약원성질병, 상호작용 등을 환자기록카드에 기록함으로써 환자질병치료가 원만히 이루어지게하는데 기도하는 마음으로 협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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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서울대약대 졸업 ▲1958년 미국 캔사스대 석사 ▲1964년 서울대약대 박사 ▲1948~51년 보건부 중앙화학연구부 ▲1953년 서울대약대 전임강사 ▲1959년 同조교수 ▲1968년 同교수 ▲1975년 한국임상약학연구회 창립 ▲1976년 미국약사회 임상약학교수상 수상 ▲1988년 서울대약대 정년퇴직 ▲1996년 FAPA 약학교육부 의장 ▲1997년 FAPA 교육부 특별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