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나라가 상항의 정치개혁 이후 점차 세력을 확장하여 천하통일의 꿈을 진행시키고 있을 무렵 제나라에서는 명 재상 추기를 등용하여 역시 국력이 강해지고 있었다.
전국시대 초기 위나라가 패권을 잡은 데 이어 이제는 진나라와 제나라가 패권을 다투는 양상이 되었다.
또한 초나라는 영토가 넓고 인구가 많아 천하의 대세를 좌우할 수 있는 막강한 세력으로 등장하고 있었다.
그러한 때였으므로 진나라와 제나라는 누가 먼저 초나라를 빼앗느냐로 온갖 힘을 겨루고 있었다.
이러한 정세 아래 진나라를 제외한 연·제·초·한·위·조의 6국이 연합하여 강대국인 진나라에 대항해야 한다는 이른바 합종설과 진나라가 이들 여섯 나라의 동맹을 부수고 각각의 나라와 화친해야 한다는 이른바 연횡설이 중원의 정치 무대에 등장하였다.
합종설의 추진자는 소진이고 연횡설의 추진자는 장의였다.
소진과 장의는 둘다 귀곡 선생의 제자로서 좋게 말하면 국제 외교라 할 수 있고 나쁘게는 권모술수라고도 할 수 있는 언변에 능통하였다. 귀곡 선생은 국제 외교술과 언변의 달인으로서 많은 인재를 길러 냈다고 알려져 있으나 그 출신이 밝혀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소진은 학업을 끝내고 입신출세의 길을 찾아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다가 수년간의 유세 끝에도 출세하지 못하고 집에 돌아오니 가족들의 냉대가 몹시 심하였다. 소진은 크게 분발하여 방문을 닫아걸고 태공망이 지었다는 병서인 주대의 음부를 1년동안 읽고 췌마하는 법을 터득하고야 말았다.
췌마란 자신의 마음으로 상대편의 심정을 미루어 짐작하는 기술이다.
“이 정도면 당세의 임금들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소진은 자신에 차서 만족하며 강국인 진나라를 먼저 찾아갔다.
그때는 상앙이 처형되고 혜왕이 즉위한 직후였으므로 혜왕은 이론을 앞세우는 변사를 미워하여 소진의 말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다시 동쪽의 조나라를 찾아갔으나 그의 뜻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처음에는 이렇듯 냉대를 받던 소진이지만 후에 천하의 대세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인물이 된다.<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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