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촉약대교수가 강의 확인

서울=연합(聯合)감사원은 5일 한약조제시험을 특별감사한 결과 이번 시험문제가 시중에 판매되는 특정 예상문제집에 수록된 문제들과 68%가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혀냈 다.

감사원은 또 시험문제 출제위원으로 위촉된 21명의 약대교수중 13명이 시험에 앞서 대한약사회가 주관한 시험대비 강의에 출강, 약사 응시예정자들을 상대로 강의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시윤 감사원장 주재로 회의 열어

감사원은 이날 오후 李時潤원장 주재로 감사위원회의를 열어 지난달 19일 실시된 약사들의 한약조제시험의 시행및 관리실태 특별감사 결과를 보고받고 이같은 적발내용을 발표했다.

감사결과 1백20개문제중 3분의2가 넘는 68%의 문제가 대한약사회의 추천 문제집으로 알려진 정담출판사의 예상문제집 문제들과 유사하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한의대 교수 이탈관련 폐기문항도 시험에 출제돼

감사원은 또 한의대 교수들의 시험문제 출제장소 집단 이탈에 따라 폐기하기로한 1백20개 문제중 85개 문제가 실제 시험문제에 포함된 사실도 밝혀냈다.

감사원의 이같은 조사내용은 정담출판사 예상문제집중 84.1%가 실제 시험문제와 유사하다는 한의사측의 주장을 일부 뒷받침하는데다 약사 출제위원들이 시험에 앞서 약사들을 상대로 시험대비 강의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어 앞으로 시험의 공정성 시비가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김양배 복지부장관에게 관계자 문책을 통보

감사원은 이밖에도 시험계획, 출제위원의 선정.관리, 시험문제 제출, 문제지 인쇄.수송.보관등 전반적으로 상당한 관리부실을 발견하고 시험주관기관인 국립보건원과 보건복지부의 고위관계자들을 문책토록 金良培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통보했다.

감사원은 그러나 한약조제시험의 무효화와 재실시 여부는 보건복지부의 결정에 맡기기로 하고 통보내용에서 제외했다.

<연합뉴스1996년 6월5일>

한약시험 관계자 징계 결정

복지부관계자들 징계 결정

(서울=연합(聯合) 총무처는 18일 중앙징계위원회를 열어 지난 5월19일의 한약조제시험을 주관했던 국립보건원과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에 대한 징계를 결정했다.

중앙징계위는 趙炳倫국립보건원장과 보건복지부 이경호 약정국장에 대해 시험 감독 책임을 물어 견책하고 시험을 직접 총괄한 국립보건원 李庠周기획지원부장은 중징계인 정직 3개월, 실무책임자인 金浩石보건고시과장은 경징계인 감봉 3개월의 징계를 하기로 했다.

감사원 특별감사가 배경

감사원은 지난 6월 한약조제시험의 시행.관리실태를 특별감사한뒤, 시험의 실시계획.문제출제관리.출제장소 보안관리등이 철저하지 못했다면서 관련자들을 징계토록 보건복지부에 통보했다.

<연합뉴스 1996년 9월18일>

1996년 일어난 역사적 복기다. 2024년 9월 약사사회와 한약사사회는 여전히 한약분쟁중이다. 그러나 한약조제시험 1회가 시행되었던 1995년을 기준으로 보면 예비한약사들은 고3이였고, 약사사회는 어른이었다.

세월은 흘러 용산대통실 앞에서 두 단체의 수장들은 시위를 하고 있다.

약사사회는 약국개설자인 한약사의 면허범위 준수를 외치고 있고, 한약사사회는 약사한의사간의 이권다툼으로 만들어진 희생양임을 호소하고 있다.

희생양이라고 호소하는 대한한약사회의 입장을 들어본다

약사법 명시 한약사권리보장 요구 시위 대한한약사회 임채윤 회장

대한한약사회 임채윤 회장은 9일 오전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한의약분업 시행과 약사법에 명시된 한약사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임 회장은 "한약사는 지난 20여 년 동안 고유의 면허 범위를 침해받아 왔다"며, 한의사와 약사 간 갈등 속에서 탄생한 한약사의 존재를 정부가 인정하지 않고 방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1993년 한약분쟁 당시 정부는 국민 보호와 미래 의약 제도의 원칙으로 의약분업을 강조하며, 한방에서도 의약분업이 필요하다며 한약사 제도를 신설했다.

30년전의 한의약분업 약속 전혀 진행안돼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의약분업은 실현되지 않았으며, 약사법에 명시된 한약사의 약국 개설권과 의약품 취급권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의약분업시 한의사의 생계 걸린다는 대한민국 정부

임 회장은 이어 "정부에 한의약분업을 요구하면 한의사들이 생계가 어려워진다며 거절하고, 약사법에 명시된 한약사의 권리 보장을 요구하면 한약사 제도의 취지를 언급하며 회피한다. 한약사 제도를 만든 취지가 무엇인지 정부는 분명히 밝히고 그에 맞는 정책 수립을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한약사관련 약사법은 많은 피해자 양산중

또한, "만약 한약사 제도가 취지에 맞게 운영되지 않고, 약사법에 명시된 한약사의 권리가 보장되지 못할 것이라면 한약사 제도를 만들어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한 정부는 그 책임을 져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약제제 분류는 협의체가 이끌어야

그러면서 임 회장은 약사회의 한약제제 분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한약제제 분류는 특정 직능이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정부 주도로 의사, 약사, 한의사, 한약사로 구성된 협의체를 통해 현재 그 정의가 불분명한 용어들을 명확히 정의한 후 분류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러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도 모두 한약제제에 포함될 수 있다

이어 일부 약사들이 주장하는 한약제제와 생약제제의 구분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하며, 약사법에 따라 여러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도 모두 한약제제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30년간 방치는 정부의 무관심이다

끝으로 임 회장은 "정부는 더 이상 이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실이 나서서 한의사와 약사 간 타협안을 도출하고 한약사 제도의 정상화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시위는 한약사의 권리 보호와 한의사와 약사 간 합의에 따른 한의약분업의 조속한 실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담고 있다

▲임채윤 대한한약사회 회장(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