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신문
인터뷰약국초대석
윤동한의 철학,행복은 덜 상처받기위해 지혜를 모을 때 생겨“남과 똑같이 하면서 일등을 기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에요”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4.06.24  10:16:13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월간조선 5월호 콜마그룹 윤동한 회장의 대담이 소개되었다.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영감을 주기에 월간조선의 일부 내용을 수록한다<약국신문 주간 이상우>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사진)

 

집안의 가장으로의 무게는 무거웠다

 

― 기업가라는 입지(立志)는 어떻게 세웠습니까. ‘꿈에 30년을 곱하면 부(富)가 된다’고 하셨는데 정말 가능할까요?

“고교 동창 친구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는데, 유학길에 오르기 전날 제 하숙방에서 하룻밤 묵었습니다. 친구는 같이 가자며 제게도 유학 시험을 보라고 권했지만 저는 집안의 가장이었기에 그럴 수 없었죠. 다음 날 김포공항까지 친구를 배웅한 뒤 제 방으로 돌아왔는데 마침 친구가 놓고 간 책이 눈에 보였습니다. 책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서러움이 복받쳐 이불을 뒤집어쓴 채 30분이나 울었습니다.”

― 왜 울었습니까.

“‘친구는 유학을 가는데 나는 뭐냐’ ‘내가 명문대를 나왔다면 해외 파견을 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실컷 울어서 그런지 속이 아주 후련했습니다.”

 

― 책에 어떤 문장이 있었기에 가슴을 복받치게 했나요?

“책장을 넘기다 보니 ‘자신감을 잃으면 온 세상이 나의 적(敵)이 된다’라는 문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국의 사상가 겸 시인인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이 한 말이죠. 가장 필요한 시점에서 만난 문장이라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장학생 선발 기준이 달리합니다

― 살면서 ‘자신감’이 왜 중요한 것일까요?

“생각해보니 진짜 그렇습니다. 자신감을 붙들지 않으면 나보다 잘나가는 사람을 시기하게 되고 기회를 주지 않는 사회를 원망하는 마음으로만 가득 차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자신감이 사라진 자리는 공터로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불신, 불안, 시기, 원망 등의 감정들이 영토(領土) 싸움하듯 그 자리를 꿰차기 때문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이 사라지는 곳에서 불온한 감정들이 생겨나는 것. 이것이 마음의 이치예요.”

― 무너진 자신감을 일으켜 세워주는 ‘문장’과 절묘한 타이밍에 만나셨군요.

“네, 저만 정신 차리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유학 갈 형편도 안 되고, 지방대를 나와 어느 정도까지 회사 생활에 한계가 있다. 그러면 사업을 해서 내 머리맡에 놓인 유리천장을 없애자’며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정말 신기하게도 기업가가 되겠다는 뜻을 세운 뒤로는 거짓말처럼 마음의 갈등이 사라졌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그때가 공자가 말하는 입지(立志)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 기업가로 ‘입지’하는 꿈을 세우셨군요. 가끔 사람들은 형편이 어려워 자신의 꿈을 포기한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저는 1년에 한 번씩 우리 회사에서 장학금을 주는 대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요. 장학생을 선발할 때는 성적보다 집이 가난한 친구들을 우선해요. 그들과 만나면 ‘지금 가난한 것은 네 탓이 아니지만 30년 후의 가난은 네 탓’이라는 말을 꼭 전합니다.”

 

행복은 덜 상처받기위해 지혜를 모을 때 생긴다

― 30년 후의 가난은 너의 탓이라….

“그리고 꿈을 가지라는 당부도 잊지 않습니다. 꿈에다 30년이라는 세월을 곱하면 아무리 좋은 대학을 나오지 못해도 충분히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윤 회장은 “살다 보면 가끔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덜 상처받기 위해서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온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동한 회장의 어린시절 꿈은 역사선생님

 

― 윤 회장께서는 어릴 때부터 역사 선생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하셨습니다. 대학에 가면 사학을 전공할 거라고 일찌감치 진로를 정해놓았었는지요?

“그렇죠.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집의 지붕 역할을 하던 아버지의 빈자리는 저나 가족보다 주변 어른들에게 더 진하게 남았나 봅니다.

 

고교 담임 선생님이 가정 방문을 오시더니, ‘사학과보다 경영학과에 가라. 아버지도 안 계시고 네 밑으로 동생이 넷이나 된다. 어머니와 외할머니까지 있지 않으냐. 잘살아야 한다’는 말씀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수십 년이 훨씬 지난 일인데도 마치 어제 있었던 일 같습니다.”

윤 회장은 “그때 처음으로 ‘이 집의 가장이 나구나’라는 사실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역사 선생님이 되겠다는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을 두고 삼포 세대(연애·결혼·출산 포기), 오포 세대(3포+집·경력 포기), 칠포 세대(5포+꿈·희망 포기)라고 합니다. 그 시절, 저는 칠포 세대까지는 아니어도, 오포 세대의 조상 정도는 될 것 같습니다.”


포기하는 삶이 불편하거나 억울하지 않았다


윤 회장은 자신의 삶을 잠시 뒤돌아보며 꿈을 포기했던 일들을 하나하나 떠올렸다.

“가장 먼저 역사 선생님이라는 꿈을 포기했고, 학창 시절 또래 친구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대외 활동을 포기했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는 첫 직장이었던 농협을 그만둬 괜찮은 직장을 포기했고, 고액 연봉의 스카우트 제의도 뿌리쳤으니 돈도 포기한 거나 다름없습니다.

화장품 제조 기업으로 사업을 시작했기에 갑(甲)으로 사는 인생도 포기한 지 오래…. 어떻게 저는 남들이 갖고 싶어 하는 순서대로 포기하면서 산 것만 같습니다.”

 

윤 회장은 “그래도 좋았다. 흙수저가 적성에도 잘 맞고, 포기하는 삶이 불편하거나 억울하지도 않았다”고 회상한다.

― 포기하는 삶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돈이 많든 적든, 사회적 지위가 높든 낮든 사람은 일정 부분 ‘가난한 저금통’을 옆에 꿰차고 있어야 삶이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 이 시대 청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늘날 청년들은 참 쉽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어요. 미래는 불확실하고 앞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요. 그럼에도 용기를 내라고 격려하고 싶고 ‘남다르게 살아라’고 주문하고 싶어요. 남과 똑같이 하면서 일등을 기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에요. 또 우리는 늘 비교하는 데 익숙하지만 비교하기 시작하면 늘 불행해집니다.”


준비가 되어 있으면 기회가 옵니다


― 경쟁을 피할 방법이 있을까요?

“물론 경쟁을 피할 수는 없어요. 그럼에도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남들과 비교하지 말며 차별화하는 방향으로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비록 직장은 다를지라도 내가 한평생 몸 바칠 직업을 찾아가야 합니다. 좀 늦어도 됩니다. 서두르면 오히려 실패하기 십상이죠. 스펙을 쌓기보다 평생 직업을 준비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렇게 노력하다 보면 길이 열려요. 준비되어 있으면 기회가 옵니다.”

<월간조선 5월호 수록>

 
<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상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터뷰
이성영 약사출마봉쇄, 법원개입 ‘가능성’

이성영 약사출마봉쇄, 법원개입 ‘가능성’

신상신고는 의무가 아니다약사라면 신상신고를 한다. 신상신고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1...
양덕숙 박사,대법원‘무죄’확정

양덕숙 박사,대법원‘무죄’확정

자유의 몸이 된 양덕숙 박사 팜프렌즈 양덕숙 회장이 11년간의 법적소송에서 자유롭게 되...
가장 많이 본 뉴스
1
28년세월 전방,약국신문 발행인 이관치
2
양덕숙 박사,대법원‘무죄’확정
3
‘약국으로 고객을 몰아오는 약국 건기식의 혁신’
4
이성영 약사출마봉쇄, 법원개입 ‘가능성’
5
만성 피로 회복에 도움,메가트루 633정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7225)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18길 5(당산동 서울시의사회관 2층)  |  대표전화 : 02)2636-5727  |  팩스 : 02)2634-7097
제호 : 파마시뉴스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 00172  |  등록일자 : 2006.2.13  |  발행일자 : 1993.2.22
발행인 : 이관치  |  사장·편집인·주간 : 이상우  |  청소년 보호책임자 : 이상우
Copyright © 2011 약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cw1994@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