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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인생에서 딸들의 탄생은 엄청난 ‘기적’시작도 전에 미리 포기하는 태도는 안타까워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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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3.06  13: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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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미래를 앞에 두고 가장 무서운 것은 북핵일까 아니면 북의 남침일까 진짜 무서운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비혼 저출산이다. 원고를 보내주신 박상헌 팀장께서 태어나신 70년대에는 아이가 100만명이 태어났다. 현재는 20만명대다 80만명의 차이는 이미 한국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지방의 학교들은 중학교.고등학교마저 ‘폐교도미노’ 중이다. 국가의 3요소가 영토.주권.국민임을 감안하면 급격한 저출생은 이미 국가소멸에 신호탄이 쏘아진 셈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화장품회사 코리아나의 박상헌 총무인사팀장에게 두딸의 아버지로 살아가는 수필을 청했다. 학력고사때의 감정부터 두딸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현재 시선까지 담백한 필치로 감동을 선사했다. 이 땅을 사는 40대 50대 아빠들의 공통적인 마음을 박상헌 팀장은 글 마무리에 적었다 “그리고 부탁이 있어. 이 아름다운 인생의 행복과 축복을 너희를 닮은 아이들에게 꼭 물려주었음 좋겠어.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귀한 원고 보내주신 코리아나 화장품 박상헌 팀장님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

   
▲100만명 출생아시대 태어난 코리아나화장품 총무인사팀 박상헌 팀장(사진)

<약국신문 주간 이상우>

사랑하는 딸들에게, 삶이 행복이다

 

딸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

 

안녕. 사랑하는 딸들아. 아빠가 너희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이렇게 펜을 들었다. 오늘도 끊임없는 학업에 지쳐있을 너희에게 잠시 쉬어갈 겸 아빠의 이야기를 들려줄게. 잠깐 엄마한테 양해 구하고 책에서 눈을 돌려 아빠 이야기를 들어봐 주렴

 

89학번 아빠도 치열한 학업경쟁 거쳤다

 

아빠도 어렸을 적 학생 시절에 너희 못지 않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학업을 했단다. 아빠때는 수능이 아닌 학력고사라는 시험제도였는데 그 때는 수험생 수가 한 해 80만명을 넘었단다. 그러니 요즘(50만명 남짓)에 비하면 경쟁자 수는 엄청 많았던 시절이었지. 나도 너희들처럼 끝모를 어둠 속 터널에 갇혀 있는 느낌으로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 같아. 그 날(학력고사일)이 오면 모든 고통이 끝날 수 있을 거란 희미한 기대를 하면서 말야

 

평범한 인생이야말로 가장 아름답다

 

그랬던 아빠의 학창시절을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기적 같은 해피엔딩도 비극적인 세드엔딩도 아니었던 것 같아. 너희도 알다시피 아빠는 대학 수석 합격자도, 요즘 인기있는 의대나 법대 합격자도 아니었으니까 말야. 고생한 것에 비하면 매우 시시한 결말이었지

 

학창시절 이후의 아빠 인생도 사실 별다른 게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평범하게 연애하고, 평범하게 직장에 취직하고 뭐 이런 것들의 연속이었어. 어때? 참 재미없는 인생이지 않니? 그래, 맞아. 아빠도 그렇게 생각해. 인생 뭐 있니, 다 거기서 거기인 것이지

 

평범한 아빠인생에 딸들의 탄생은 엄청난 기적이었단다

 

그런데 말이야. 그냥 그렇고 그런 심심한 아빠의 인생 속에 엄청난 기적이 담겨져 있는 걸 혹시 알고 있니? 그건 바로 너희들이란다

아빠가 지금 껏 살아온 날들을 되돌아 보면, 내가 계획해서 이뤄진 일보다 순리에 맞게 살아 오다 보니 부지불식간에 이뤄진 일들이 더 많은 것 같단다. 소소한 일상이 쌓이다 보니 어느 날 문득 거대한 기적이 되어 있는 거랄까

너희도 아빠에겐 그런 의미야. 엄마랑 연애하면서 너희를 꿈꾸진 않았어. 너희가 태어났을 때에도 무척 기뻤지만 그건 너희 탄생에 대한 축복이었지. 그런데 시간이 흘러 내 앞에 너희가 있는 것을 보면 아빠는 하나님께(기독교를 믿지 않지만, 절대자란 표현으로 씀) 무한한 감동을 느끼며 감사를 드리곤 해. 왜냐하면 너희의 존재가 정말 기적적이라 느껴지거든

 

인생은 원래 불확실하고 막연하다

 

너희 세대들은 수학 문제처럼 확실한 답을 좋아하잖니. 어떤 문제에 직면하면 빨리 해치우기 위해(너희들 말로는 클리어 하기 위해) 촌각을 다투며 파고 들지. 대신 지금 이 순간 이후로는 다시는 너희 인생에서 그 문제에 대해 고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말야

 

하지만 조금 더 살다 보면 인생에는 수학 문제의 정답처럼 확실하고 명확한 것보다 모호하고 애매한 일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거야. 그러니 우리는 불확실하고 막연한 인생을 잘 살아가야 되는 셈이지

 

시작도 전에 미리 포기하는 태도는 어리석다

 

인생은 항상 꽃길만은 아니란다. 그렇다고 가시밭길도 아니야. 적당히 괴롭다 보면 그걸 잊을 듯한 기쁨과 환희가 넘쳐나곤 하지. 의도하였든 의도하지 않았던 간에 말야. 너희 세대들 사이에 회자되는 말 중에 “이‧ 생‧ 망”이란 말이 있더구나. 이번 생은 망했다라는 뜻이라 하지. 아빠는 이 말에 동의할 수 없어. 좀 더 살아봐. 살다보면 분명히 좋은 날도 올테니까 말야. 그러기도 전에 미리부터 포기해 버리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해

 

딸들이 자녀낳아 인생의 기적 누리기를 소망한다

 

50년 이상 살아온 아빠는 인생은 아름답다고 확신해. 모호하고 막연하지만 분명히 우리에게 큰 의미를 가져다 주는 섭리같은 것이 작동하지. 그렇기 때문에 인생은 살만하고 충분히 희망적인 여정(旅程)이란다. 그래서 아빠는 아빠의 인생을 긍정하고 너희들의 존재에서 무한한 행복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

 

자. 그러니 이제 또 아름다운 인생을 잘 살아가 보자꾸나. 아빠도 너희도 말야. 그리고 부탁이 있어. 이 아름다운 인생의 행복과 축복을 너희를 닮은 아이들에게 꼭 물려주었음 좋겠어. 아빠가 그랬던 것처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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