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학의 연합으로 헬스케어 주도적 역할 자처

약국 근무자도 학술 행사...네덜란드 OTC 실전가이드에 눈길

2022년 FIP를 참가하고 나서

백경신 박사(FIP 대표단장.대한약학회 부회장)

감회어린 세비야 FIP총회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지난 만 2년간에 걸쳐 동면아닌 동면에 들어갔던 FIP가 마침내 2022년 9월18일부터 22일까지 104개국에서 230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모인 가운데 모로코 세비야에서 열린 제80회 세계 대회를 통해 오랜 침묵을 깨고 긴 잠에서 깨어났다. 실로 2019년 아부다비 총회 이후 다시 찾은 FIP라 더 감회가 새로웠다.

직역하자면 뜻이 너무 모호한 것 같고 굳이 의역을 하자면, “헬스케어를 주도하는 약학의 연합(Pharmacy united in the recovering of health care)”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총회 개막식은 코로나 19의 미종식과 전쟁의 참화를 겪는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바라보며 약사의 역할에 대해 새롭게 고민하는 모습을 강렬한 플라맹고 공연을 통한 메시지로 전달했다. 플라맹고 공연 중 깜짝 쇼로 중간에 약사 가운을 입은 무희들이 등장,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기도 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큰 흐름

FIP는 ‘건강 증진 캠페인 상(Health promotion campaign award)’과 ‘약국 실무 개선 프로그램 상(Pharmacy Practice improvement Programme Award’이 두가지 부문에서 매년 매년 지역약국 부문 시상을 하는 데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않았던 지난 2년간의 수상작이 발표되었다.

건강 증진을 위한 캠페인 수상은 2020년 나이지리아의 청년약사 그룹인 ‘Young Pharmacist Group의 Mental Awareness Campaign’이 결정되었고 2021년에는 싱가포르 약사회에서 했던 손가락 끝에 당신의 건강이 라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디지털 시대의 헬스케어 진화를 뜻한 ‘Digitalising healthcare : Your health at your fingertips’가 수상되었다. digital healthcare는 전 세계적인 이슈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이 부문의 상은 우리와도 인연이 있다.

환자들을 위한 노력 눈길

2017년 FIP 서울총회에서는 ‘대한약사회의 올바른 약물사용 캠페인 Korean Pharmaceutical Association for their “Education Campaign for Appropriate Drug Use” (Republic of Korea)’으로 한국이 수상을 한 바 있었다.

두 번째 pharmacy Practice improvement Programme Award 는 2020년 스페인과 벨기에, 2021년에는 스페인에서 수상을 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상은 이제 2021년 까지만 시상을 하고 막을 내린다고 한다.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또한 로비에 전시된 부스에서는 고글처럼 생긴 안경을 끼고 입체영상을 감상하는 VR(virtual reality)을 이용한 홍보 또는 교육 영상을 보여 주기도 했다.

포스터 발표도 여러 부문에서 전시되어 있었고 그 중 네덜란드에서 전시한 한 포스터가 눈에 띄었는데 그 내용은 네덜란드 약국에서 가벼운 질병을 낫게 할 수 있는 OTC를 환자들에게 선택해 줄 때의 실전가이드를Who 누가) H( How long: 증상이 얼마나 오래동안 나타났는지) A( Action: 그래서 어떤 행동을 했는지) M( Medication: 어떤 약을 먹었는지)-의 중요성도 강조하면서 마지막에 이 가이드라인은 약사와 약국 근무자에게 환자에 대한 복약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증거에 기반한 추천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되어 있었다. 이 가이드를 보면서 네덜란드에서도 약국 근무자 제도가 있고 환자의 복약 안전도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으며 이를 계기로 또 하나의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이 포스터 발표를 통해 FIP에서 약국 근무자 워크숍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들 근무자들의 포스터 발표가 지난 FIP에서도 보았지만 이번에도 역시 포스터 발표가 있었다. 다소 서툰 면이 있었지만 환자들을 위해 업무 개선을 위한 참신하고 성실한 노력들이 돋보였다.

한국의 밤에 주요인사 관심 가져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환자를 위해 여러 가지 제도를 통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하고 실행한다

는 것을 보면서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은 세계 여러 약사들의 마음도 우리 나라 약사들과 다를 바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면서 ‘나라는 달라도, 약사는 하나다’라는 생각에 흐믓함을 감출 수 없었다.

▲백경신FIP 대표 단장(오른쪽)

80차 세비아 FIP 학회는 ‘한국의 밤(Korean Night)’을 개최하여 2024 FAFA 유치를 대비했다. 한국의 밤은 이번이 두 번째 였는 데 다른 나라들은 ‘00의 날’과 ‘00의 밤’ 이렇게 두 번도 하고 약사회 약학회 등 여러 단체별로 몇 번 씩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만 규모가 작다. 하지만 이번 ‘한국의 밤’에는 생각보다 손님들이 많았다. FIP 전임회장이자 명예회장인 ‘까르멘 페냐(스페인)’와 FAPA회장 당선인인 ‘작센 임’ 등 주요 귀빈들이 다녀갔다.

대표단의 무사귀환 기도해

이번 학회의 주제는 코로나19 시기를 보내며 위기에서 얻은 교훈을 잊지 않고 미래를 위해 배울점들, 특히 코비드19 대응을 통한 과학적 통찰과 증거기반의 문제점 분석 그리고 급속한 약학의 발전에 대비한 윤리적 문제의 대두와 이의 해결 등을 주제로 다루었다.

그동안 무거운 책임으로 긴장에서 벗어나 학회 참가를 겸한 오랜만의 여행길을 갔다 오면서도 대한민국 대표단의 단장이란 중책을 짊어졌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한국측 참가자들이 집단감염에 걸리거나 혹여 이로 인한 귀국 지연 등의 사고라도나면 어쩌나 하는 긴장감을 놓을 수 없었다.

학회 시작전인 9월15일 약학회 교수님들과 우리 21명이 FIP 참가 가족들은 축구의 도시

바르셀로나를 다녀왔다. 세계적인 축구팀이 있어 도시는 더욱 다정하게 다가왔고 몬세랏 수도원에서는 검은 성모상과 손을 맞잡을 기회도 가졌다.

필자는 검은 성모상 뒤쪽방 즉 바르셀로나 축구팀이 경기에 출전하기전 꼭 미사를 드린다는 그곳에 앉아 우리 대표단의 무사귀환을 기도했다. 아직 복원 건축이 완성되지 않은 가우디 성당과 구웰 공원을 ‘주마간산’ 격으로 흝어 보고 다음날 그라나다로가서 우리 드라마의 주제 무대였던 알함브라의 궁전을 보면서 그 무렵의 역사 이야기를 안내원으로부터 들으면서 알함브라궁전의 추억 그리고 그 추억이라는 거슬러 올가가는 생각의 배경인 기타연주를 떠올리며 감미로운 낙수물 소리를 들었다.

강행군이었지만 보람된 시간이었다

이번 여행은 하루 2만보를 걷는 강행군 이었다. 유럽의 길들은 걸어야 했고 또 볼 것이 많아 걸을만 했다. 세비아 학회를 뒤로한 일행들은 모로코로 향하는 페리호를타고 탕헤르에서 세프샤우엔을 이어갔다. 왜 이리 높은 산위에, 그리고 좁은 골목에 모여 살아야만 했을까...

세프사우엔 푸른마을이라 알려진 모로코에서 가장 오래된 미로의도시 페스를 들러 수도 리바트로...

다음 카사블랑카로 이동하여 영화 카사블랑카에 나온 RICKS CAFE에서 영화를 떠올리며 저녁을!!!

내일은 두바이를 경유 인천을 향한 귀국에 오르는 길을 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