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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이 쏘아올린 '성분명조제'약은 의사에게 시대, 살고 있지만 저항하지 않는다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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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6.04  09: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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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호 약사는 인문학 강사로 현직약사로 활동중이다. 송약사가 보내준 원고는 아세트아미노펜이 쏘아올린 성분명조제를 '미래약사'가 갈길로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약사.의사 모두 세상에 태어난 것은 '합목적적'인 존재이유가 있을 터인데, 한국사회는 철저하게 의사중심이다. '약은 약사에게' 슬로건이 무색할 정도로 약사의 전문성은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심지어 대한약사회 총회에서 성분명조제를 사실상 포기했다는 문건을 접하고 큰 우려를 갖게 된다.

성분명조제는 초고령시대(2025년)를 앞두고 약사의 권리면서 의무다. '약사면허증'을 주권자인 국민이 부여한 것은 약전문가로 소리내어 달라는 '기대감'이다. 성분명조제도 할수 없는 약사가 미래에도 존재할 수 있을까? 대한약사회의 결기어린 노력 요청한다. 귀한 원고 주신 송은호 작가님께 감사한 마음 전한다

<약국신문 주간 이상우>

   
▲인문학강사.약사.작가로 미래가 기대되는 인재. 송은호 약사(사진)

타이레놀 찾아헤매는 국민들

“약사님, 타이레놀 500밀리 있나요?”

“죄송합니다. 오늘 20개 구했는데 다 팔렸네요. 혹시 같은 성분의 다른 약은 있는데 드릴까요?”

“타이레놀 500밀리 아니면 안 된다고 하던데, 다른 약국 가볼게요.”

약국에 타이레놀이 동이 났다. 어찌어찌 구해서 10개, 20개를 들여놓아도 한 사람이 4, 5개씩 사가니 약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같은 성분, 같은 함량이 들어있는 복제 약이 버젓이 있는 데도 타이레놀 500밀리만 찾으러 이 약국, 저 약국을 다니다 헛걸음으로 집에 돌아가는 환자들을 보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질병관리청은 상품명을 택했다

약국가에 타이레놀이 동 나버린 이유는 ‘코로나 19 백신 접종’ 때문이었다. 코로나-19의 무서운 전파력과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까지, 국민의 불안감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질병 관리청은 ‘백신 접종 후 발열이나 근육통이 생기면 진통제, 정확히 말하면 이부프로펜(ibuprofen)성분보다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성분을 드시라고 권고했다. 문제는 이 내용이 각종 뉴스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전파되면서 아세트아미노펜, 통칭 AAP 대신 타이레놀이라는 제품명으로 바뀌어 전달되었다. 결국 ’AAP는 타이레놀’이라는 생각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백신 맞기 전에 타이레놀 먹어야 한다더라’라며 약국을 찾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타이레놀 650밀리 서방정도 안된다며 500밀리를 찾아 약국가를 서성이는 분들도 계셨다. 뒤늦게 타이레놀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정부와 전문가 단체는 ’같은 AAP 성분이면 타이레놀이 아니어도 괜찮다. ‘라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었다. ‘약의 상품명보다 중요한 것이 성분명’이라는 사실을 두고 정부도, 언론도, 대중도, 전문가 단체도 무관심했다.

   
▲송은호 약사의 저서' 일상을 바꾼 14가지 약이야기'(사진)

타이레놀 수급불안은 충분히 예상돼

굳이 AAP 성분을 타이레놀로 언급하는 것이 이해는 된다. AAP 성분의 오리지널 약이 바로 타이레놀이기 때문이다. 타이레놀은 다국적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이 출시한 해열진통제로서 약 브랜드로는 손에 꼽을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1953년 미국 맥네일 연구소가 처음 상품으로 판매를 했고, 6년 후 존슨앤존슨이 연구소를 합병하면서 타이레놀은 블록버스터 약으로 거듭났다. 미국에서만 타이레놀은 연간 1조 3000억 원을 벌어들인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타이레놀이라는 상품명을 알고 있다. 당연히 이름이 어려운 ’아세트아미노펜‘보단 ’타이레놀’로 이야기하는 것이 쉽고 간단하다. 문제는 대중들이 같은 성분이라도 상품명이 다르면 다른 효과를 가진 약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국내에 AAP 성분 단일제가 얼마나 있을까? 자그마치 75가지나 되고 복합제까지 포함하면 700가지가 넘는다. 우리가 ’타이레놀‘ 대신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성분명을 평소에 사용했고, 대중들 역시 성분명에 익숙했다면 어땠을까? 타이레놀이라는 1가지 선택지가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75가지 선택지가 될 수 있었을 거다. 지금의 타이레놀 수급 부족 사태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텐데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이 크다.

다른 회사제품이지만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약들이 '부지기수'

’원조‘, ’오리지널‘이란 말은 모든 상품과 서비스에서 선호하는 단어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요식업 분야이다. 오리지널이라는 말은 그만큼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고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보증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식당을 가도 ’원조 부대찌개‘나 ’원조 돈가스집’을 굳이 찾아가서 밥을 먹는다. 이는 처방 약에서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은 자신이 처방받는 약이 ’오리지널 약‘이기를 선호한다. 동시에 약사가 동일성분, 함량의 다른 약을 사용하는 것을 싫어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20년 발표자료에 따르면 약사가 대체조제를 하는 것에 35.7%가 동의, 41.3%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약은 부대찌개가 아니다. 부대찌개는 식당마다 들어가는 재료와 소위 말하는 ’손맛‘의 차이가 있다고 쳐도, 같은 성분과 함량을 사용한 오리지널 약과 복제 약의 차이는 분자 수준의 차이를 가진다. 심지어 다른 회사 제품이지만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는 약들이 부지기수다. 복제 약이 출시되려면 오리지널 약과 인체 내에서 나타나는 효능이 같은지를 판단하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 오리지널 약과 복제 약의 효과가 같다는 증거가 충분함에도 우리나라는 아직도 많은 환자가 대체조제에 거부감을 느끼고, 오리지널 약을 마치 원조 부대찌개처럼 선호하고 이로 인한 수급 불균형 문제가 연달아 일어나고 있다. 이로 인한 해결책은 바로 ’성분명 처방의 도입‘이다.

약은 의사에게 시대 살고 있다

한국에서는 의사가 처방하면 처방전에 특정 회사의 상품명으로 처방이 되는 ’상품명 처방’을 사용한다. 반면 영국,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에서는 약의 성분명으로 처방을 내는 ’성분명 처방‘이 시행되고 있다. 성분명 처방의 장점은 명확하다. 먼저 약제비 절감효과가 크다. 같은 성분의 약이라면 굳이 비싼 약을 쓸 필요가 없다. 작게는 환자 개인의 부담이, 크게는 사회 전체의 약값 부담이 줄어든다. 둘째는 전문가에게 약에 대한 선택권을 맞길 수 있다는 점이다.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고 했다. 약에 대한 전문가는 엄연히 약사이다. 약사가 약에 대한 선택권을 가지고 있어야 복약과정에서 환자의 안전성과 약을 통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약에 대한 인식수준‘과 ’처방 약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선진화될 수 있다.

   
 

미국인들은 복용하는 약성분 외운다

미국에서 일하던 한 약사님이 ’미국인들은 자기가 먹는 약이 어떤 성분인지 다 외우고 있어서 복약지도를 받을 때 약사님과 적극적으로 상담하신다. ‘라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자기가 먹는 약의 상품명을 기억하는 것은 고사하고 약사 역시 환자가 말한 상품명이 무슨 성분의 약인지 몰라서 인터넷을 뒤져야 하는 실정이다. 성분명 처방이 시행된다면 환자와 의료 전문가 간의 의사소통이 성분명을 중심으로 개편된다. 국민은 객관적인 약 정보와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적극적으로 의사와 약사에게 자신의 건강을 상담하고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성분명 처방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서비스와 국민건강이 향상 더욱더 발전할 수 있는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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