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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명조제, 약사참여 ‘환자보호장치’새물결약사회 최방선학술이사의 성분명처방 어드바이스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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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06  09: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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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방선 새물결약사회 학술이사가 쓴 방문약료 '현장일기'는 인상이 깊었다. 그녀가 현장에서 느끼는 현실과 성분명처방(조제)접목은 새로운 통찰을 기대해 원고를 부탁했다. 원고를 다읽고 난 느낌은 성분명처방이 '환자보호장치'라는 점을 인식시켜 주었다. 인구는 이미 감소하기 시작했고,추경으로 국가의 금고는 새고 있다. 약에 대한 '크로스체크' 국민에게 좋다. 상대단체를 의식하기 보다는 노인으로 살아갈 '긴시간'을 파고 들자. 성분명처방(조제)은 '상식'이기에 국민은 받아주실 것이다. 다가오는 상황은 나쁘지 않다.<편집자주>

최방선 새물결약사회 학술이사 약력

한국병원약사회 oncology SIG 소속 활동

한국병원약사회 임상약학 과정 수료

캐나다 약사 자격증 취득

현) Bebap스쿨(bebap.co.kr) 강사

현) 인제대학교 겸임교수

현) 새물결약사회 학술이사

현) 예일약국 대표

   
▲최방선 새물결약사회 학술이사(사진)

방문 약료를 통해 본 환자를 위한 성분명 처방

 

약국밖에서 땀흘린 시간들

2019년도 여름은 에어컨 바람 아래 약국 안에 있었던 기억보다 땀을 흘리며 약국 밖에 있었던 기억들로 가득하다. 국민건강보험 공단에서 주관한 “올바른 약물이용 지원 사업(이하 올약사업)”에 참여한 까닭이다. 내가 방문 하기로 한 환자들의 약물 리스트를 받아 들고 직접 환자의 자택을 방문하는 일종의 방문약료 서비스였었는데, 그 중 유독 기억에 남은 환자가 한 분 계시다.

동일성분으로 다른제품들이 중복처방되는 현실

이 분은 77세의 남성인데 병원 5군데를 정기적으로 다니시며 대략 17가지의 약물을 복용하고 계셨다. 올약사업에 참여하는 환자의 약물 리스트는 방문 며칠 전에 미리 볼 수 있는데 내가 방문전 이 환자의 약물 리스트를 리뷰를 해보니 몇 가지 의아한 점이 있었다. 첫번째 의문점은 같은 성분이 포함된 제품 3가지가 한 의사로부터 동시에 처방이 되어 있었다. 아모잘탄정®5/50(암로디핀/로살탄), 세비카정®5/20(암로디핀/올메살탄), 그리고 로디엔정® 5mg(S-암로디핀니코틴산)이 해당되는 3가지 제품이다. 암로디핀이라는 성분이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통상 암로디핀은 하루 5mg에서 최대 10mg까지 복용하는 약물인데 이 기준에 따르면, 이 환자의 경우는 총 암로디핀을 20mg을 복용하는 셈이 된다. 극히 드믄 경우에 하루20mg까지도 처방이 되는 경우가 있는 사례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굳이 의사가 왜 이렇게 한가지 성분을 서로 다른 제품으로 나누어 냈을까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치료지침에서도 찾기힘든 처방받고 계신 어르신

환자의 치료효과 극대화라는 처방 본연의 목적으로 끼워 맞춰 생각해보려고 해도 완전하게 이해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약사라면 누구나 눈치를 챘을 법한데, 안지오텐신 수용제 차단제 계열의 약들 또한 2가지가 중복되어 처방되어 있다. 방문약료를 하는 약사에게 환자의 약물 리스트는 주어지지만 환자의 상병명이나 정확한 상태에 대한 정보는 주어지지 않기에 올약 사업 자문 약사는 늘 환자의 약물명단을 보고 환자의 상태를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다. 로살탄, 올메살탄처럼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 시스템(RAAS)에 작용하는 약물을 중복해서 사용하는 경우는 치료지침(guidelines) 상으로 찾아보기 힘들다.

다만 예를 들어 당뇨병성 신장병과 연관있는 단백뇨 환자 등과 같은 경우, 안지오텐신 탈출 현상(angiotensin escape phenomenon) 때문에 한가지 약물로 충분치 않다고 판단하여 RAAS계 약물을 병용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런 경우에도 이중차단을 목적으로 하여 작용점이 다른ACE억제제와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 이 2가지를 같이 쓰지, 작용점이 같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2가지를 같이 쓰지는 않는다. 이 마저도 최근에는 이점 보다는 부작용이 더 많다는 지견이 지배적이라 추천되지 않는 병용 방법이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이 어르신의 처방은 현재의 추천되어지는 치료지침과는 현저히 동 떨어진 내용이라 할 수 있다. RAAS계 약물의 병용은 특히 신장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는 조심해야 하는 처방인데 이 어르신은 설상가상으로 신장기능 까지도 GFR 52로 떨어져 있는 상태이니 무척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의문을 제기한 처방에 의사는 반발했다

이 환자의 처방에서 보이는 또다른 문제점은 바로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이 포함된 제산제의 사용이었다. 이분은 10년젼 뇌경색 발병 이후 꾸준히 저용량 아스피린을 포함하여 항혈액응고제들을 복용해 오신 분이었다. 2차 예방을 위해 이중, 삼중으로 혈전을 억제하는 약물을 드시는 분들은 위장관 출혈 예방을 위해 프로톤 펌프 저해제 같은 위산 억제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나, 이미 신장의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 미네랄이 포함된 제산제를 수년간 장복케 한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환자는 변비를 이유로 마그밀까지 복용 중이었다. 고민 끝에 의사에게 알루미늄이 들어있는 미네랄 제산제 처방을 중단할 것을 추천하는 메모를 환자편을 통해 전달했다. 그 결과는 단연코 의사의 노발대발이었다. 환자에게 크게 화를 내면서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지말라 하였다고 한다.

동일성분의 뇌기능개선제를 감수해야하는 환자

그러면서 내가 빼기를 조언했던 제산제는 그대로 처방을 하고 뇌기능에 도움이 되는 좋은 약을 추가로 내 주겠다며 새로운 약을 처방하였다. 내가 마지막으로 그 환자를 방문하는 날, 의사가 새로 처방해 주었다는 뇌기능 개선제를 보여주었다. 약의 모양이 무척 생소하여 약학정보원의 식별 서비스로 찾아본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약의 성분은 “콜린 알포세레이트” 였던 것이다. 환자가 이미 “글리아티린®”이라는 제품명으로 복용하고 있었던 약과 성분이 완전히 똑같은 약이었던 것이다. 의사가 새로 처방한 약은 감쪽같이 기존의 글리아티린과 성상이나 모양이 확연히 판이한 데다가 의사도 다른 약을 처방해 주겠다 하여 환자는 새로 받은 약이 기존 약과 같은 약일 것라는 것은 꿈에라도 상상을 못했다고 했다.

   
▲환자가 새로 처방받은 콜린 알포세레이트 성분의 약(사진)

그리고는 기존의 글리아티린과, 새로 처방받은 캡슐약을 같이 중복된 채로 복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성분명처방은 약사가 관여하는 ‘환자보호장치’

이 사건은 나의 생각을 엉뚱하게도(?) 성분명 처방이라는 화두로 옮겨붙게 만들었다. 그 어르신은 나에게 방문약료 서비스를 받지 않았다면, 그 2가지의 모양과 이름은 다르지만, 실상 성분은 똑같은 동일한 약을 지금까지도 같이 복용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 만약에 현재의 처방 체계가 상품평 처방이 아니라 성분명 처방이었다면 어땠을까? 더 쉽게 이 두 약이 겉모양은 완전히 달라도 실상은 똑같은 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성분명 처방이 하루에 10가지가 넘는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이 더 용이하게 중복되는 약을 피할 수 있는 “환자보호 장치”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약사와 의사의 이권프레임보다는 '다제약물' 환자가 먼저다

성분명 처방이라는 주제를 들고 오면 늘상 우리는 의사와 약사간의 이권 다툼이라는 프레임에 빠져 정작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환자의 이익은 그 논의가 외면당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성분명 처방이 의사의 처방권의 문제냐 약사의 대체조제를 포함한 약 선택권의 문제냐 이런 논쟁보다도 오히려 우리가 가장 중심에 놓고 활발히 논의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은 바로 환자의 이익과 알 권리가 아닐까 한다.

의약분업으로 그 이전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복용약물 정보를 환자들도 쉬이 얻을 수 있다고 하지만, 한가지 성분에 수백개의 복제약이 존재하고 그 개개의 복제약을 마치 별개의 다른 약인냥 처방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 속에서 여전히 “내가 복용하는 약정보”라는 것이 우리 같은 전문가들에게 조차 무척 비효율적으로 다가올 뿐 아니라 일반 환자들에게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도 먼 당신이라는 것이다. 여러 개의 병원과 약국에서 여러 개의 약물을 먹는 다제약물 환자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할 것이 자명하다.

앞서 말한 환자의 경우를 다시 보자. 만약 현재 성분명 처방시스템 아래였다면, 복용중인 순환기 내과 처방약에 똑같은 성분의 약이 들어있는 알약이 3가지가 있었고, 의사가 새로 처방해 주겠다는 약도 실상 성분은 같고 회사만 다른 제품이었다는 것도 쉬이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이중으로 같은 약을 복용하고 있었던 일도 애초에 예방할 수 있었으리라. 만약에 중복으로 복용했던 약이 강한 항콜린 작용이 있는 약물이었거나 낙상의 위험이 높은 약물들이었다면 어땠겠는가? 아마 환자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방문약료차 환자를 방문한 최방선 약사(사진)

성분명처방은 거대담론이 아니다. 그냥 '상식'이다

성분명 처방은 거대한 담론이라 당장 시행이 안될 것이며 까마득히 먼 나라 이야기라고 치부할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의사들의 반대가 너무 심하니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을게다. 그렇지만, 의사들이 시행을 거부한다해도 우리들이 어렵지 않게 “환자들을 위해” 성분명 표기를 먼저 실천하는 방법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약품명을 그대로 찍어서 내 주는 전산봉투에 약품명과 함께 성분명을 병기해서 환자가 쉽게 이 약이 어떤 성분의 약인지 인지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방법은 어떨까? 이런 작은 점같은 시도와 발걸음이 이어지다 보면 성분명 처방이라는 목적지에 어느덧 다다를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약국신문이 2018년 발행한 성분명조제(처방)대국민설명도서, 21대 국회당선자 서영석약사의 글도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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