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정제의 품귀현상이 일선 약국을 비롯 대형 할인마트까지 미치고 있다. 특히 일선약국의 경우 그동안 손세정제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었지만 현재 거의 모든 약국들이 손세정제 수급이 멈춰진 상태다. 2009년과 2015년, 우리나라의 경우 H1N1 일명 신종인플루엔자와 MERS, 메르스로 인해 큰 피해가 나타났다. 사회 일반적으로 보면 경제적 손실을 비롯 많은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다. 특히 이들 질환의 경우 손씻기에 대한 중요성을 매우 느낄 수 있었으며 의협, 대약을 비롯한 모든 보건의료계가 유행처럼 캠페인을 벌일 정도였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사회에서는 전 국민적 생명이 달린 법정 전염병에 대해 손수무책이다. 더구나 보건당국조차도 거의 5년에 한번 꼴로 출몰하고 있는 감염질환에 대해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게 아닌가 의구심마저 든다. 지난 2007년 신종인풀루엔자때와 마찬가지로 현재 신종 콜로나바이러스 출몰에 대해 정부는 확진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비롯 확산방지를 위한 의료기관, 약국 등에 대한 위생실태와 확진 가능성에 대한 대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우리는 메르스 사태때 확진자로 인해 보건의료인이 속무무책으로 당하는 것을 지켜본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확진자가 다녀간 한 의원 의사는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 없이 마치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이를 방비해야 할 일선 보건의료인들에게 대해 주의나 WHO기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더구나 현재는 메르스와 같은 일부 품목에 대한 품귀현상까지 겹치면서 일선 보건의료인들의 마음을 멍들게 하고 있다. 지난 메르스때에는 여론의 물매를 맞으며 떠밀려 오듯 세정제를 구비하고 세정 기기를 들여 왔지만 보건의료계는 정부로부터 어떠한 보상을 받은 적 없었다.

한 의료진에 말에 따르면 지난 메르스때 제대로 된 마스크를 공급받지 못해 전전긍긍하며 사태 수습을 위해 유통업체를 수소문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세정제조차 공급되지 않아 외국의 세정제 가공업체를 통해 세정제를 들여 온 이야기가 떠오른다.

현재 마스크를 비롯 손세정제의 공급이 차질을 빗고 있다. 특히 한 업체의 경우 주문 폭주로 현재 주문량이 생산량의 5000배에 달한다고 30일 밝혔다. 이처럼 세정제와 마스크의 현재 품귀는 매우 심각하다. 29일 만난 한 개설약국 약사는 “현재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틀전에 썼던 마스크를 빨아 쓸 정도”라며 “손세정제의 경우 찾는 사람이 하도 많아 예약제를 통해 전화 접수를 받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 약국의 경우 손 세정제를 취급하지 않는다는 종이를 걸 정도다.

이처럼 품귀현상이 벌어지면서 보건의료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중국 등지의 판로에 전념하면서 정작 국내 공급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이렇게 과열을 넘어 품귀까지 벌어지고 있는 손 세정제는 과연 효과가 있는 걸까. 몇일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는 강남일대를 돌며 식당가를 비롯, 성형외과병원 등 400여 명의 가까운 일반인들을 공포 몰아 놓은 사건이 있었다. 이 환자는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현재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음압병실에서 격리 중이다. 한양대 명지병원 신현영 가정의학과 교수는 현재 손 세정제와 일반비누의 세균 억제력에 대한 WHO기준을 제시하며 “손세정제의 경우 알코올이 60% 이상이 함유될 경우 세균에 대해 억제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H1N1 사태때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웃지 못할 일들을 소개하며 “손세정제 품귀현상이 이 정도까지 왔느냐”며 반문했다. 그는 “현재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편이지만 신종인플루엔자 당시에는 여파가 대단했다”며 “몇 몇 손세정제 업체를 비롯 마스크 업체들의 폭리 수준이 매우 심각할 수준”이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 교수는 “지난 메르스때에는 실제 살균효과가 증명되지도 않은 제품까지 나와 의료진들을 당혹케 한 적도 있었다”며 “실제 미용 비누를 살균효과가 있는 것처럼 속이는 사례를 비롯 알코올 성분 60%에 미치지 못하는 손세정제까지 나와 시장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그동안 의료진에 제시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 2014년 지침과 함께 WHO에서 업데이트된 2019년 기준을 소개했다. 그는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씻는 것은 기존 미용비누가 아닌 세균을 박멸하는 특정 제품에 국한되어 있다”며 “이마저도 제대로 바이러스가 박멸되기는 매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신종 플루사태 당시에도 많은 의료진들에 의해 제기된 문제로 그동안 병원 감염관리실에서는 이에 대한 시범 및 여러 가지 루트로 손씻는 방법론을 개발해 왔다. 하지만 일선 감염관리실에서 한계점이 있고 우선 손을 제대로 3분 이상 씻는 것조차 제대로 씻지 않을 경우 세균 및 바이러스 박멸이 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바이러스에 손 씻는 것만으로는 한계점이 분명하다.

일선 병원에서는 수술실에서의 감염 기준을 염격히 적용한 반면 일상에서 손을 씻는 행위로는 WHO 기준에 도달하기란 매우 어렵다고 전언하고 있다. 한 감염 내과 교수는 “손을 씻는 행위만으로는 세균을 비롯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WHO 기준이라는 게 수술실 및 일선 의료환경에서의 특정한 제제를 이용해 도달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의협을 비롯해 많은 의료계 단체들은 결국 손씻는 행위로는 한계점이 있다는 것을 정부는 알면서도 손 세정제에 대한 품귀현상을 방조했다는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일선 유통업체를 비롯 제조업체들이 대중국 수출 및 정부의 대중국 지원을 이유로 일선 약국가에 혼란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그 책임은 막중하다고 할 수 있다.

대약 이광민 정책실장은 “많은 개국가에서 손세정제에 대한 품귀현상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며 “정부의 차구책을 비롯 손씻는 것에 대한 제대로 된 방법론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WHO기준만을 제시하는 것은 정부의 무책임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계도 일선 약국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 일선 의사들은 한 목소리로 일차 의료기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발생시 이를 대처할 수 있는 지원을 바라고 있다. 한 개원의는 “그동안 많은 감염병이 창궐했지만 아직까지 이를 대처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 정부가 무슨 정부냐”며 “우선 병의원 및 약국에 책임을 돌리고 있는 정부의 무관심이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서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나도 한달 쯤 쉬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한 서울 중구의 개국가. 한 약사가 3일동안 기다리고 있었던 손세정제와 마스크류에 대한 지연 이유를 업체에게서 문자로 받고 있다. 이 업체는 정부차원의 전량 매매로 부득이하게 출하하지 못하게 됐다는 점을 알려왔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점은 본지 기자 찾은 개국가에게 보여 준 문자 한통이었다. 시민들의 폭주가 심해지자 약사는 문자 한통을 보였다. 그는 유통사가 아닌 제조자로부터 손세정제 주문을 3일간이나 기다렸지만 문자 한통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문자의 내용에는 정부의 대정부 지원에 손세정제 마스크 유통이 중단됐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에 한 시민은 "손세정제도 정부 눈치를 봐야 하냐, 무슨 정부가 국민은 나 몰라라 할 수 있냐"고 불평을 늘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