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가 정부의 한방 난임 지원 사업을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최근 김동일 동국대 일산한방병원 교수팀가 밝힌  난임 여성 90명 치료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방 난임 치료 후 임신율이 14% 정도로 인공수정과 유사한 수준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산부인과의사회는 대조군 연구가 아니고 연구 대상자가 적다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향후 의과와 한의과가 공동으로 더 많은 난임 여성을 모집해 대규모 임상 연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복지부 관계자의 한방 난임치료 표준화 검토에 대한 반박을 이어갔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한방난임치료에 쓰이는 침술이나 한약에 대해 우선 검토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한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조만간 표준 임상진료지침 관련 회의를 열 예정”이라며 “지침이 만들어져 비용 추계가 가능하면 국가 지원 여부와 수준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선 산부인과의사들의 반발에 앞서 의사회는 한방 난임 치료 연구와 결과에 △ 대조군 없는 임상연구 유효성 문제 △ 인공수정 1시술 주기당 성공률이 치료 7개월간의 누적 임신 성공률과 비교된 오류 △ 한방치료의 임신 성공에 대한 의문점 △ 산모와 태아의 안정성 등에 대한 의문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한방치료시 산모와 태아의 안정성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를 근거로 13명의 산모 중 무려 5명(38.5%)의 유산율이 인공 수정 유산율에 무려 2배 이상 높다고 밝혔다.

난임치료에 있어 최근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한의사들의 난임치료가 늘어나면서 산부인과의사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일선 산부인과 의사들은 지난1978년 체외수정을 성공한 후 줄어드는 출산율에 산부인과 의사수가 줄어들어 존폐에 대한 위기감이 가중되고 있다.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한의협을 비롯 한방난임치료를 하고 있는 한의사들의 반발도 예상된다. 한 한의협 관계자는 "한의학에서도 안정성을 증명할 근거가 있다"며 "난임치료 분야가 의사로 부터 시작했다고 한의사가 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근거로 한의학에서는 이미 본초강목 등에 있어 양의학보다 앞서 시행했다고 일부 한의사들은 주장했다.

이번 한의사와 산부인과의사들의 난임치료에 대한 대립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 소속 한 의사는 이를 두고 "앞으로 정부가 표준화를 위한 지침상 어떻게 수립할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4년간 6억이라는 정부비용을 들여 고작 90명 중 13명에 대한 임신 성공율이 과연 치료 표준화인지 의문이 든다"며 "모호한 치료행위를 표준화로 둔다면 국민 건강에 지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까지 이러한 난임치료 지원사업은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막대한 예산을 들어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7년에 전국 27개 지자체에서 진행한 한방난임사업의 임신성공률이 난임여성의 자연임신율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자체의 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률은 8개월간 10.6%였고, 39세 이하 난임환자의 6개월 후 자연임신율은 27%였다. 이를 통해 의사회 일각에선 이미 지원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치료 행위에 앞서 한약의 복용에 대한 의문점도 있다.  이번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7년도에 27개 지자체의 한방난임사업에 참여한 대상자는 총 897명였다. 이들 중 난임 부적격 판단을 받은 환자를 제외한 이들이 평균 3.4개월간(3~6개월) 한약을 복용했다. 

특히 지자체마다 한방난임치료에 사용한 한약의 종류를 제각각으로 마련하다 보니 특정 한약으로 고정한 것이 아니라 개별 한의사에게 임의로 한약을 선택하게 한 곳이 대부분으로 사가 어떠한 한약을 처방했는지 전혀 파악되지 못한 지자체가 많았다.  
 

이처럼 지자체의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이 뚜렷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정부의 표준화사업에 대한 어떤 근거가 제시될 지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