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신문
인터뷰약국초대석
사실상 '대법원'판례 개척, 류길수 회장9000장의 동료들 탄원서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9.10.30  10:38:4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창원시약사회장 류길수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창원경상대병원 탈법약국 소송을 사실상 대법원판례로 이끈 창원시약 류길수 회장(사진)

긴장되는 순간, 시계초침 소리까지 멈춰있던 것만 같던 그 순간.

판사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판결문을 듣고 있던 그 때.

"원고 약사 2인의 청구에 기하여 창원경상대병원 남천프라자 약국 개설등록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

머릿속으로 판결문을 반복해서 되새기는 동안 꽉 막힌 듯 답답하고 무거웠던 마음이 한순간에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완전한 마무리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2019년 9월 4일은 그 말이 가진 힘을 보여준 날로써 창원경상대병원 부지 내 약국 개설등록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라는 파격적인 판결이 내려진 아주 뜻깊은 날입니다.

인근약국까지 원고적격 인정, 사법적극주의 선례

처음 우리가 예상했던 그대로 승소를 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남천프라자는 병원 부지 내에 위치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누가 봐도 병원에 속해 있는 편의시설로 보여 집니다. 또한 해당 두 약국의 출입구가 창원경상대병원 본관 건물을 바라보고 병원 단지 내부로 향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것을 서로 구분 짓는 울타리나 구조물조차 없는 점은 누가 보아도 창원경상대병원 부지 내에 개설한 약국이라는 것이 명명백백한 사실인 것입니다.

1심이 병원 이용 환자 2인의 원고 적격만을 인정한 반면, 2심인 고등법원에서는 편법적 약국개설을 그대로 두었을 경우 문전약국 약사의 ‘의료기관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조제업무에 종사할 수 있는 법적 지위’가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판단하여 1심에서는 인정하지 않았던 인근약국의 약사 2인에 대한 원고적격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려 준 것입니다.

다만 대한약사회와 창원시약사회는 관련 법리상 원고적격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인근약국의 약사 원고적격은 뜻밖의 판결이고 ‘약사법상의 장소적 제한을 위반해 개설된 약국이 없는 환경에서 영업을 할 권리’ 또는 ‘의료기관과의 담합 우려가 있는 약국이 없는 환경에서 영업을 할 권리’를 처음으로 인정한 사례인 만큼 큰 의미가 있는 최초의 판결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이는 의약분업제도의 목적과 취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 사법부의 입장을 엿볼 수 있는 판결입니다.

탈법적 창원경상대병원 처사에 참담했다

이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대구계명대병원, 천안단국대병원 등 이번 사건과 유사한 사례가 생겨나고 있는걸 보며, 이 소송의 결과가 위의 사건들의 원고적격 판단에도 당연히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창원경상대학교 부지 내 약국개설 등록 처분 취소의 결과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2017년 의약분업 사수라는 대원칙을 가지고 약국개설반대를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약국개설허가가 났을 때의 그 참담한 심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이 소송의 상대측은 창원시의 개설불가라는 결정에도 불구하고 약국개설을 위해 '행정심판'이라는 제도를 활용해 약국개설반려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청구를 제기했습니다. 이후 2017년 8월 30일 경상남도 행정심판위원회의 개설 인용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 나왔고 행심위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는 반발에도 불구하고 그 기속력에 의해 2017년 10월 16일, 10월 20일 두 군데 약국이 개설되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이는 창원경상대병원이 편의시설 동에 약국을 임대하여 높은 임대료 수익을 얻을 뿐만 아니라 창원경상대병원에 경영상 종속된 약국을 둠으로써 의약분업의 취지를 탈법적인 방법으로 무너뜨리는 것이라 생각하여 더욱더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상 대법원판례 이끈 창원시약사회장 류길수

1심 판결 후 창원시가 항소를 포기하고 유리해진 상황에서 2심이 다시 시작되었을 때 아주 조금은 여유로워져도 되지 않을까 싶었지만 막판에 상대측이 변론재개신청을 하는 등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들이 진행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판사가 상대방의 변론 신청을 불허하였고 예정대로 9월 4일 우리는 승소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이 소송을 시작할 때 대법원까지 가더라도 이번 사건을 꼭 승소로 이끌어 병원의 편법적인 약국 개설에 제동을 걸 수 있는 판례를 남기겠다는 꿈을 가졌는데 그 꿈이 실현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더없이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1인 시위 현장, 탄원서 접수 등 힘들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수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대한약사회와 시도지부, 분회, 시민단체,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약학대학생들, 마산YMCA, 창원YMCA 등 약국 개설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해주셨습니다. 이 큰 산을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수월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9000장의 탄원서 보내준 선후배동료께 감사

또한 2019년 신상신고 당시 투쟁기금 2만원의 추가회비를 단 한분도 불평불만 없이 모아주신 창원시 분회 회원분들의 마음도 더해 더 값진 결과를 이룬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9000여장의 탄원서를 작성해준 전국의 모든 약사님들과 2017년 9월 5일 햇살이 뜨거웠던 계절에 시작하여 11월 27일 싸늘한 바람이 불던 계절에 끝이 났던 많은 선, 후배 약사님들의 1인 시위 현장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기억입니다. 우리 약사들이 앞으로도 계속 지켜나가야 할 의약분업의 역사에서 결코 잊혀져서는 안되는 자세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선후배동료들이 보내준 탄원서는 법원이 사건을 심사숙고 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의약분업정신은 국민건강을 위해 존재해야

창원경상대병원 부지 내에 약국을 개설한 두 약사들을 보며 조금 더 넓게 바라보고 선택할 순 없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듭니다. 하지만 부지 내 약국이 개설된 이후 2년 넘게 고생하고 있는 인근약국의 두 약사의 어려움에 비할 바는 아닙니다.

눈에 띄게 유입 처방 건수가 줄어들었고 매출도 반 이하로 떨어져서 더이상 약국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해 어쩔 수 없이 휴업을 선택하기도 했습니다. 손해가 만만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적극 나서주었으며, 생업을 포기하고 재판이 진행되게끔 도와준 약사의 가족분들도 마음고생이 심하셨을 텐데도 포기하지 않고 도움주신 것에 고마움을 표합니다.

2020년은 의약분업이 20주년을 맞게 되는 해

병원과 약국은 공간, 기능적으로 분리되어야 하며, 안전한 의약품 사용이 가능하도록 상호 견제하고 의사와 약사가 역할을 분담하면서 국민의 건강을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병의원의 약국 개설 같은 유사사례는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런 시도를 원천 차단할 방법이 절실합니다.

최근 국회에서는 사익 추구를 위해 약사법의 모호함을 이용해 불법, 편법 약국 개설을 막기 위해 약국 불법개설 방지법이 발의되었습니다.

그것을 발판삼아 이번 판례가 창원경상대병원 부지 내 약국의 사례와 비슷한 상황을 가진 병원들에 좋은 본보기가 되길 바랍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현재 창원경상대병원 부지 내 약국 약사들의 상고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상고를 예상하고 있었던 만큼 우리는 끝나는 순간까지 약사사회에 의미있는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저작권자 © 약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이상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터뷰
부모만이 느낄 ‘감동’  포기말자

부모만이 느낄 ‘감동’ 포기말자

이웅진 선우 대표이사 약력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한국결혼문화연구소 소장선우 대표이사 ...
빠른고령화속도,약준모에겐 '망원경'

빠른고령화속도,약준모에겐 '망원경'

30대 이영준 약사가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차기 회장선거에 나섰다. 이영준 ...
가장 많이 본 뉴스
1
암종 적용 '차세대 표적 항암물질' 국내 특허 획득
2
'보건의료인' 정신질환...국가도 못막는다!
3
젊은약사리더, 필요한건 '바보정신'
4
중국발 흑사병, 국내 유입 가능성 주목
5
sk바이오팜 수면신약,유럽출시 임박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7225)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18길 5(당산동 서울시의사회관 2층)  |  대표전화 : 02)2636-5727  |  팩스 : 02)2634-7097
제호 : 파마시뉴스  |  정기간행물ㆍ등록번호 : 서울 아 00172  |  등록일자 : 2006.2.13  |  발행일자 : 1993.2.22
발행인 : 이관치  |  사장·편집인·주간 : 이상우  |  청소년 보호책임자 : 이상우
Copyright © 2011 약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cw1994@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