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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약사인식' 도전, 20대 약사 전홍찬약국현장에서 약사가운에 대한 '존중' 부족했다
이상우 기자  |  law07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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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6  12:5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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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처음부터 꿈이 약사는 아니었다.

운동선수, 과학자, 경찰, 연예인,,, 물어볼 때마다 장래희망이 바뀌는 그런 평범한 아이들 중 하나였다. 확고한 꿈이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러던 와중에도 공부는 나름 열심히 했었던 것 같다. 부모님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혹은 선생님들의 칭찬을 듣기위해 시작했던 공부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습관처럼 하고 있었고 뚜렷한 목표나 꿈이 있었던 게 아니었기에 공부하는 게 힘든 시기들도 있었다. 공부로 인해 성취감을 느낄 때도 있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좌절감을 느낄 때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아는 한에서, 그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는 유일한 탈출구는 공부밖에 없었기에 계속해서 공부를 했고 여러 시험들을 치다보니...

나는 약대생이 되어있었다.

   
▲전홍찬약사-대구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 졸업-유튜버 약한형제 채널운영

 

약대에 입학할 때에도, 신약을 개발하고 싶다거나 인류의 보건복지를 위해 이 한몸 불사지르겠다와 같은 거창하고 멋진 면접용 멘트들은 있었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내가 정말 원했다기보다는 흘러 가는대로 흘러온 기분이었다.

2.약사라는 직업에 애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약대 생활은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다.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하는 제2의 대학생활, 그동안 공부하느라 힘들게 보냈던 시간들을 보상받으리라 작정이라도 한 듯 정말 이것저것 많은 활동들을 하면서 대학생활을 즐겼었다. 복싱대회에 나가서 상도 받고 밴드활동을 하면서 여러 공연들도 참여하며 `학업` 보다는 `대학생활`에 더 많은 애정을 쏟았었다.

그러던 와중, 현재까지도 내가 가장 존경하는 교수님의 수업을 통해 나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이하게 된다. 물리약학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말씀하신 ‘약사는 전문가로서의 책임감을 가져야한다.’ 라는 말씀을 듣고 내 인생의 방향성은 크게 바뀐다.

‘책임감’

 

약대에 오고서 처음으로 가슴속에서 뭔가 뜨거운 것이 느껴졌다. 내가 가진 지식, 하는 행동, 내뱉는 말들이 누군가의 생명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이 부담감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나를 고양시켰다. 이때부터 내가 공부하는 학문에 대해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고 내가 배우고 습득하는 지식에 대한 책임감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로서의 책임감을 다하기 위해 한 자라도 더 공부하려고 했고 하나라도 더 알아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약사’ 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대구가톨릭대 약학대학 졸업식장에서 선 전홍찬 약사(3번째 사진)

3.이상과 현실의 괴리감

내 직업에 대한 애정이 만족스러워질 때쯤 약국 실습을 나가게 되었다. (약대에서는 6학년때 실습을 나가게 됩니다.) 내가 처음 약국실습에서 느꼈던 감정은 설렘보다는 두려움이었다. 내가 앞으로 평생을 함께 해야 될 직업인데 나랑 안 맞으면 어떡하지? 내가 기대했던 이상과 실제의 현실이 다르면 어떡하지? 라는 고민이 무색하리만큼 현실은 너무나도 가혹했다.

실습을 하면서 만난 환자분들은 반말로 하대하는 분들은 셀 수 없이 많았고, 무시하거나 욕설을 하는 분들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약을 큰 봉투에 안 담아드렸다고 ‘쪼잔한 놈’, ‘너같은 XX는 약국 차려도 망해’, 음료 뚜껑을 안 따드렸다고 ‘못 배워먹은 놈’ 등...

욕을 들어먹고 하대를 당하는 상황에서도 실습생 입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안 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죄송합니다.` 밖에 없었다. 욕을 먹고 하대를 당하는 그런 상황보다도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든 건 내가 뱉는 첫 마디가 `죄송합니다.` 라는 사실이었다. 곱씹을수록 그게 너무 서글프고 비참하게 느껴졌다. 만약, 내가 약국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저 사람을 만났더라면 나도 할 말 다 했을 테고 강하게 나갔을 텐데, 뭔가 약국이라는 특정한 장소에서 약사라는 특정한 이미지 (항상 바르고 선하고 착해야만 한다는 이미지)가 나를 더 소극적이고 소심하게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내가 열심히 공부를 했고 약사라는 직업을 갖게 된 부분에 대해서 `대접`을 받고 싶었던 게 아니라 최소한의 `존중`은 받고 싶었던 마음이 모두 무너진 날이었다.

 

이 날부터 나는 직업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점점 내 직업에 대한 애정이 조금씩 사라져갔다. 내가 평생을 함께 살아가야 되는 직업인데... 나 자신이 이 직업을 사랑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고 그때부터 약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검색을 엄청 많이 하기 시작했다. 약사는 어떤 일들을 할 수 있고 어떠한 대우를 받으며 사람들은 약사라는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검색을 하면할수록 `아, 우리나라가 약사에 대한 인식이 생각보다... 아니 그냥 별로 좋지 않구나.` 라는 사실을 깨달아갔다. 없어질 직업 1순위로 뽑힌 글들도 봤었고 약사 관련 기사들을 보면 댓글에는 온통 욕이었다. `약싸개`, `꿀 빠는 직업`, ‘AI 대체’ ...

내가 갖고 있던 약사에 대한 이미지와 내가 마주했던 사람들이 갖고 있던 약사에 대한 이미지는 너무나도 달랐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문직이라 하면 의사, 검사, 변호사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약대도 현재는 2+4년제 그리고 곧 6년제로 바뀌게 되는 시점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함양하고 사회로 나가지만 받아들이는 인식 자체가 타 전문직들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당장에 의사나 검사, 변호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영화는 쏟아져 나오고 극중에서도 사회적 지위가 높고 소위 말해 간지(?)나는 역할로 묘사되곤 하는데... 그에 반해 `약사` 는 ??

내가 지금 당장 생각나는 작품은 `솔약국집 아들들`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본 드라마입니다) 뭐, 당연히 타 전문직에 비해 스펙타클한 임팩트가 없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4. 유튜버 [약한형제] 의 탄생

위와 같은 시간들을 보내며 어떻게 하면 내가 이 직업을 좀 더 사랑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이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약사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킬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사로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해봐야 겠다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였고 그 고민의 도착지가 유튜브였다.

내가 갖고 있던 약사에 대한 이미지와 내가 마주했던 사람들이 갖고 있던 약사에 대한 이미지 사이의 이 괴리감을 좁힐 수 있는 방법으로 제도적인 개선을 제외한, 개인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들로는 사람들과의 접점을 늘려야 된다고 생각을 했다.

   
▲처음부터 꿈이 약사는 아니었지만 '대국민약사인식'과 약사가운을 계속 사랑하고 싶어 유튜브채널을 개설한 의지는 감동적이다

일반적으로 약사를 마주할 수 있는 장소는 약국, 병원 같은 한정적인 공간이고 대화하는 내용은 약에 관련된 제한적인 주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이러한 공간적인 한계를 넘어 누구나가 마주할 수 있고 다양한 주제들로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 약사와 대중들이 접할 수 있다면? 이러한 접점들이 모여서 약사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인식이 조금은 더 긍정적으로 변화되리라 기대하는 마음으로 유튜브에 발을 들였다.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내가 뭐라고,.. 굳이 내가 왜?‘, ’나 말고도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누군가는 하겠지.`, `해주겠지.` 근데 생각해보면 누구든 할 수 있는 일인데 나는 왜 안하고 있었던 걸까?

 

그리고 지금의 약한형제가 탄생했다.

 

결론적으로 정리하자면, 나는 나 스스로 내 직업에 대한 애정을 갖고자, 그리고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약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이나마 긍정적으로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약국에서만 혹은 약을 살 때만 만날 수 있는, 접하기 어려운 약사가 아니라 `약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동네 형` 같은 느낌으로 편하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약사가 되고 싶은 게 현재 나의 목표이다.

약한형제 채널에서 내가 올린 영상들을 보다보니까 이 사람이 좋아지고, 자연스레 이 사람의 직업인 약사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자기도 모르게 갖게 되는 것. 그게 현재 내가 추구하는 채널의 방향성이고 그 길을 나아가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즐겁게 노력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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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자세가 훌륭하신 분인것 같네요. 화이팅입니다.
(2019-06-26 23: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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